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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뇌

제2의 뇌

: 당신의 위장이 스스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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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1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410쪽 | 153*224*30mm
ISBN13 9791130411729
ISBN10 113041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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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데카르트는 그의 소화 기관이 그렇게 시켰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뱃속에 있는 뇌가 정상적으로 일을 하고 있으면, 누구도 그것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그의 마음이 온통 화장실에 집중되어 있다면, 제대로 사고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여기에 새로운 분야, 새로운 지평, 새로운 과학이 있다.
--- p. xvi

사실 우리는 텅 빈 존재들이다. 소화계 내부의 공간, 즉 내강(lumen)은 우리 몸의 바깥쪽이다. 이 열린 관은 입에서 시작해서 항문에서 끝난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소화기는 외부의 것이 우리 몸을 관통해 나가는 터널이다. 그 터널 안에 무엇이 들어 있든 그것은 외부의 것임이 틀림없다. 우리 고유의 몸은 소화 기관 벽에서 끝난다. 소화기 내벽을 통과해 흡수되기 전까지 우리 몸의 진정한 내부에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다.
--- p. 103

최근 휴가차 여행을 갔다가 만난 의사와 제2의 뇌에 대해 토론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감염성 질병을 주로 치료하는 캐나다 의사였으며, 왜 자신이 소화기 내과 의사가 되기를 포기했는지 얘기해 주었다. 그가 의과대학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만났던 수많은 소화 기관 이상 환자들에게 넌더리가 났다고 했다. 왜냐하면 그 환자들이 너무 위장관에 집착해 있어서였다. 보기에 멀쩡한 환자들이 배가 아프다고 끊임없이 투덜댔다고 그는 회상했다. 따라서 그는 소화기 내과 의사들이란 신경질적인 사람들에게나 어울리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에게 내가 그 환자들이 전혀 아프지 않다는 사실을 어떻게 판단했느냐고 묻자 그는 아무 말을 하지 못했다. 대신 그의 얼굴에는 놀라는 빛이 잠시 스쳤다. 아무 증거도 없이 환자의 통증이 꾀병이라든가 신경성이라는 식의 판단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하지 못하고 치료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 p.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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