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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잉글랜드 수녀

미네르바-0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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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723쪽 | 938g | 148*210*40mm
ISBN13 9788949718132
ISBN10 8949718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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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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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자는 그날 밤 철저히 혼자였다. 조금 울기도 했지만, 자신이 왜 울고 있는지 잘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깨어났을 때, 그녀의 마음은 자신의 영토를 빼앗길까 봐 두려워하다가 마침내 소유를 보장받은 여왕 같다고 느꼈다.
--- p.32

그녀에게는 고요함과 작은 평온함이 그녀가 누릴 수 있는 타고난 특권이나 다름없게 느껴졌다. 루이자는 묵주알처럼 이어진 앞으로의 날들을 그려보았다. 그 모든 날이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매끄럽고 흠 없으며 온전했다. 그녀의 마음은 감사로 차올랐다. 밖은 뜨거운 여름 오후였다. 대기는 바삐 수확물을 거두어들이는 남자들과 새들과 벌들의 소리로 가득했다. 커다란 외침 소리와 달카닥거리는 쇳소리, 달콤하게 부르는 소리, 긴 콧노래 소리도 들려왔다. 루이자는 앉아서 그녀의 날들을 기도하듯 헤아려보았다, 수도원에서 갓 벗어난 수녀처럼.
--- p.33

그날 사라 에지워터에게 한 가지 깨달음이 찾아왔다. 고독감에 빠져 앉아 있던 그녀는, 고독의 얼굴을 처음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그녀 내면의 눈이 언니의 발병으로 말미암아 명료해진 듯했다. 이성의 한계를 넘어 그녀를 충격으로 몰고 간 고독은 육체적인 게 아니라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영혼의 문제였던 것이다. 언니의 배신 이후로 사라가 그런 끔찍한 두려움 속에 있었던 것은, 인간의 손으로 지은, 집 안에 있는 텅 빈 방들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존재들에 대한 자신의 사랑과 온화함과 배려로 채워져야 할 인간 영혼에 끔찍한 공허함만이 자리했기 때문이었다.
--- pp.130~131

그녀는 두려움을 느끼게 할 만큼 그들의 눈에는 비정상으로 보였었다. 사실 통상적인 평범함을 벗어난 모든 것은 이 사내들과 마을 사람들을 두렵게 했다. 거기에는 그들의 눈이 꿰뚫어 볼 수 없는 이상한 그림자가 놓여 있었고 그들은 그것을 수상쩍어 했다. 제니 레인에 대한 대중의 정서는 이러한 특성의 결과였고, 이는 마녀에 관한 뉴잉글랜드의 해묵은 미신의 잔재였다. 무엇보다도 제니의 기이함, 평범한 삶의 방식에서 벗어난 그녀의 묘한 일탈이 그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그들 스스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그 12월 오후에 산길을 올라간 것은 사실상 마녀 사냥이나 다름없었다.
--- p.323

마치 관객들이 존재하지 않는 양 그들을 바라보도록 스스로를 훈련한 마거릿은 문득 관객들 사이에서 자신을 이해하는 한 영혼을 발견했다. 그 남자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맑은 수면 위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 같은 깊은 위로를 받았다. 그녀는 그 남자가 보내는 이해의 눈길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그가 가슴 가득 연민을 느끼고 있음을 알았다. 또한 그녀는 시드니 로드도 그녀와 비슷한 사람이었기에 희화화된 비극의 고통을 공유하는 동료를 만났음을 알 수 있었다.
--- p.435

하늘에는 희미하게 초승달이 떠올랐다. 큰 별 하나가 그 가까이에서 서서히 빛을 모으고 있었다. 에멀린은 존 애덤스 씨의 손을 잡고 춤을 추며 걸었다. 아이는 고개를 들었다. 그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작은 개는 앞으로 달려나갔다가 다시 뒤로 달려왔다가, 뛰어오르며 즐겁게 짖어댔다. 그들은 모두 타고난 사랑의 힘으로 승리를 얻어낸 정복자였다. 거기에는 사랑으로 짐승 같은 독기와 악의를 이겨낸 개가 있었고, 사랑으로 자기 아집을 꺾은 남자가 있었다. 그러나 사랑으로, 모든 창조물 가운데 사랑의 가장 큰 적이며, 대립자인 두려움을 정복하였기에, 소녀는 그 셋 가운데 가장 위대한 정복자였다.
--- p.470

캔디스는 누운 채로 알마의 노래를 들었다. 그녀의 얼굴은 성스럽게 빛났다. 알마가 노래를 멈추었을 때에도 그 얼굴의 빛은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그녀는 두 사람을 올려보며 말했다. 그 모습은 마치 연기와 불꽃으로 타오르는 소멸 직전의 나무 한 그루에서 언뜻 보이는 오래전의 온전한 모습 같았다.
--- p.512

그 후 그들은 숲속 조그만 집에서 함께 살면서 젊은 시절에는 무시했겠지만 이제는 지상의 모든 행복의 본질처럼 느껴지는 낯설지만 구체적인 기쁨 속에서 행복을 누렸다. 그리고 언제나 여자는 남편을 이해했고 남자도 아내를 이해했다. 두 사람은 서로가 마침내 함께하게 된 오래된 연인이자 마지막까지 함께할 반려자라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마치 사랑의 가장 내밀한 신성함을 감싸주는 향기 나는 옷처럼 무한한 섬세함과 상냥함의 갈피 속에 그 생각을 살며시 감추어 두었다.
--- p.542

그 아이의 공허한 세계를 가득 채우고 있던 유령 가족들에 대한 측은한 환상과 -만일 그것이 정말 환상이었다면-그리하여 나타나게 된 하얀 드레스를 입고 화관을 쓴 천사 친구는 이제 쉬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 그런 상상은 할 필요가 없었다. 그 아이는 살아 숨 쉬는 이들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았고, 인간들 사이의 ‘사랑’이라는 자연의 양식을 얻고 있었다.
--- pp.568~569

아름다운 일요일이었다. 그들은 묘지를 떠나 길을 따라서 산책을 했다. 짙푸른 초원과 오두막이 있는 울타리들 사이로 길이나 있었다. 장미는 아직 꽃필 때가 아니었고, 라일락은 회색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미나리아재비가 초원에 활짝 피어 있었지만, 민들레꽃들은 노란 왕관을 잃고 이제는 속이 훤히 비치는 두개골들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들은 황금빛 미나리아재비들 사이에서 유령처럼 서 있었다. 그러나 가족 가운데 누구도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의 유령들은 평온하게 영면하고 있었다.
--- p.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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