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 판매지수 36
정가
16,800
판매가
15,12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무료 ?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564쪽 | 738g | 148*210*35mm
ISBN13 9788949718156
ISBN10 894971815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로라는 정원 문을 나섰다. 밖은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커다란 개 한 마리가 그림자처럼 앞을 스쳐 지나갔다. 길은 하얗게 빛나고 움푹 들어간 아래쪽에는 작은 집들이 짙은 그늘에 잠겨 있었다. 소란스러운 오후를 보낸 뒤인지라 더욱 조용해 보였다. 이제 이 언덕을 내려가 한 남자가 죽어 누워 있는 어느 집으로 가려 하고 있는데도 그녀는 그것이 실감나지 않았다. 왜 느끼지 못할까? 그녀는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자 조금 전의 입맞춤, 이야기 소리, 스푼 부딪히는 소리, 웃음소리, 그리고 짓밟힌 잔디 냄새 등이 아직도 몸에 배어 있는 것 같았다. 다른 무엇을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 이상하기도 하다. 저물어 가는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그녀는 오직 ‘그래, 정말 더할 나위 없는 파티였어.’라는 생각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 p.34

거기에는 한 젊은이가 잠들어 누워 있었다…… 너무나 곤히 깊이 잠들어서 그들 두 사람과는 아주 멀리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아, 어쩌면 이다지도 평화롭기 그지없이 멀리 있는 걸까. 꿈을 꾸고 있었다. 그의 잠을 깨워서는 안 되겠다. 머리는 베개에 묻히고 눈은 감겨 있었다. 감긴 눈꺼풀 밑에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꿈에 취해 있었다. 파티고, 바구니고, 레이스 달린 드레스가 그에게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이 모든 것으로부터 아득히 떨어져 있었다. 그는 훌륭하고 아름다웠다. 자기들이 웃고 있을 때, 악단이 연주하고 있을 때, 이 놀라운 기적이 골목길에 일어난 것이다. 행복하고…… 행복한…… 나무랄 것이 없다고, 잠든 얼굴은 말하고 있었다. 이건 당연한 일이다. 나는 만족스럽다.
--- pp.37~38

꽃송이 하나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찬찬히 살펴보았다. 뭐라 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꽃잎이었다. 옅은 노랑 꽃잎 하나하나가 공들여 만든 작품처럼 빛을 내고 있다. 한가운데에 작은 혀 같은 꽃술이 있는 모양새가 꽃 전체가 작은 종처럼 보이게 했다. 꽃을 돌려보면 바깥쪽은 짙은 청동색이었다. 그러나 꽃은 피자마자 곧 떨어져 버린다. 사람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윗옷에서 꽃을 털어 낸다. 잘 떨어지지 않는 작은 것들은 털어도 머리카락에 붙는다. 도대체 이럴 거면 애초에 꽃은 왜 피는 것일까? 누가 일부러 고생스럽게, 아니면 기뻐하면서까지 이런 짓을 한 것일까. 덧없이, 덧없이 가 버릴 것을? 참 이상도 했다.
--- p.83

이런 꽃들을 여유롭게 바라볼 시간이 있다면, 신기하고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때까지 천천히 알아갈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하지만 멈춰 서서 꽃잎을 펼쳐 보고 이파리 뒷면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있노라면 어느 새 ‘인생’이라는 파도가 밀려와 그녀를 삼켜 버린다.
--- p.84

그렇다고는 해도, 병적으로 되거나 추억이나 그런 것 때문에 비탄에 빠지지는 않아도, 어쩐지 인생에는 무슨 슬픔이 있는 것만 같이 느껴진다는 걸 고백하지 않을 수 없어요. 무엇이라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어요.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슬픔이라거나, 질병, 가난, 죽음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니에요. 아니, 다른 무엇이에요. 가슴 깊이, 가슴 깊이 있어서 존재의 한 부분이고 마치 숨을 쉬는 것과도 같아요. 아무리 피곤하도록 일을 하고 몸이 지쳐도 잠깐 멈추기만 하면 그것이 거기, 거기 있음을 알게 되지요. 어떤 때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까, 생각도 해보지요. 그야 알 수 없는 노릇이지요. 그렇지만 그 아름답고 즐거운 노랫소리에서 내가 들은 게 이것- 슬픔 -아, 뭐라고 해야 할까? -이라는 게 놀랍지 않아요?
--- pp.167~168

로사벨은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거리는 뿌옇게 안개가 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부옇게 된 창문에 불빛이 비치자 거리 풍경은 우윳빛과 은빛으로 변해 창문으로 보이는 보석가게는 동화 속 궁전 같았다. 로사벨의 발은 젖어있었다. 치맛자락에는 기름 섞인 진흙이 시커멓게 묻어 있으리라. 버스 안은 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뿜어낸 뜨거운 열기로 꽉 찬 듯했다. 모두가 똑같은 표정으로 앉아 앞을 보며 하나같이 같은 광고를 쳐다보고 있었다.
--- p.357

햇살이 푸르른 금빛 선을 그리면서 역사驛舍의 유리 천장을 지나 승강장 위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한 남자아이가 앵초꽃을 담은 커다란 바구니를 든 채 돌아다니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은 나른하면서도 한편으로 들떠 보였다. 특히 여자들이 그랬다. 바야흐로 1년 중 가장 설레는 계절, 봄으로 접어드는 이 따뜻하고 달콤하고 아름다운 날이 런던에서도 막을 연 것이다. 이 계절에는 색깔이란 색깔은 모두 반짝반짝 빛나고, 목소리에는 하나같이 새로운 음조가 깃든다. 느릿느릿 흐르던 혈액을 힘차게 밀어내는 진정 살아 있는 심장을 지닌 이 도시 사람들이, 진정 살아 있는 몸을 옷으로 감싼 채 거리를 걸었다.
--- p.409

제이니는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너무나 가볍고, 너무나 부드러우면서도 차가운 그녀의 말들이 공기 중에 맴돌다 눈이 내리듯 그의 가슴 위로 쏟아져 내렸다.
불길이 붉게 변했다. 불길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아래로 떨어졌고 방은 점점 싸늘해졌다. 그의 팔 위로 추위가 엄습했다. 방은 크고 거대하고 빛이 났다. 방이 그의 세계를 가득 채웠다. 커다란 눈 먼 침대가 있고 그의 외투는 어느 머리 없는 남자가 기도하듯이 침대 위에 걸쳐 있다. 다시 기차에 던져지거나 배에 실리거나 해서 어딘가로 옮겨질 짐들이 보인다.
--- pp.539~540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무료배송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5,12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