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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라이, 줄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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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502g | 140*210*30mm
ISBN13 9791198042002
ISBN10 1198042001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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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회 무도회가 시작된 건 불과 한 시간 전이었지만 제법 많은 춤꾼이 벌써들 취해서 비틀거리는 데다 다른 대다수도 흥이 올라 이제 다턴 홀 칼리지 체육관에 걸린 보드지 별들 밑에서는 뒷말도 나오고 고백도 진행되면서 지난날의 불꽃들이 꺼졌다 되살아났다 하고 있었다. (…) 두 사람은 다턴 홀 보드카 한 병을 저녁 일찌감치 해방시켜 지금은 거의 비운 참이었고 그 때문에 둘 다 강렬한 기분과 괜한 감상에 젖어 있었다. 그들은 쉰세 살이었다. 그들은 취해 있었다. 그들은 이혼녀였다. 세월과 비탄이 삯을 거두어들인 상태였다. 에이미 로빈슨은 들창코와 주근깨로 여전히 소년 같은 모습이었지만 대학 시절의 풋풋함은 초췌하고 날 선 무언가로 바뀌어 있었다. 잔 휴브너는 한 번도 풋풋했던 적이 없었다. 그녀는 예뻤던 적도 귀여웠던 적도 심지어 그저 그랬던 적도 없었고, 이 순간 그녀의 탈색 머리와 정리한 눈썹과 미드나이트 플럼 립스틱은 개선해야 할 가장 탐탁잖은 점을 일러줄 뿐이었다.
--- pp.17~18

다른 사람들은 아직 죽어가는 중이었다. 데이비드는 강기슭이며 뒤쪽 덤불 속에서 흘러나오는 그들의 짐승 같은 소리를 들었다. 그는 어떡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양발에 관통상을 당한 상태였다. 그는 데굴데굴 풀밭을 굴러 강 쪽으로 간 다음 머리를 감쌌다. 그가 내륙에 떨어진 지 열아흐레째 되는 날이었다. 그는 반은 겁에 질리고 반은 크게 놀란 채였다. 총에 맞는 건, 혹은 그렇게 빨리 총에 맞는 건, 혹은 양발이 총에 맞는 건 말도 안 되는 일 같던 참이었다. 그는 소음 때문에도 놀랐고 닥 팔라디노가 죽어서 풀밭에 흡수되는 모습에도, 제 발이 아픈 것에도, 그리고 오르티스의 조그만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내내 멈추지 않고 방송을 내보내는 데에도 놀랐다. 아폴로호의 착륙은 그리니치표준시로 7월 20일 오후 8시 27분, 고요의 바다라 불리는 우주 어느 지점에 예정되어 있었다.
--- p.41

“사실대로 말해, 기집애야, 그 사람 정말 사랑했니” 잔이 말하고 있었다. “왜 있잖아, 전남편.”
에이미는 말했다. “뭐가 사랑인데?”
잔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정하자. 그거 사랑이니?”
“그렇다고 믿어,” 에이미는 말했다. “하지만 의문이 드는 건 이거야. 오래전으로 돌아가 보자-이를테면 영겁 전으로-그땐 의심 따위 하나도 없었어. 사랑은 그냥 사랑이었어. 얘기 끝.” 에이미는 숫자가 점점 줄어가는 인파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날씬했지만 더는 귀엽지 않았고 지금은 보드카의 무게로 자음들도 뭉개져서 나왔다. “그래, 뭐,” 그녀는 말했다. “세상은 돌고 도니까. 한 잔만 더 해, 그러고 가서 미식축구팀이랑 한판 뜨자.”
--- p.66

1969년 6월에 다턴 홀 칼리지를 졸업한 잔 휴브너는 그 뒤 몇 달간 쌍둥이 도시 권역에서 가두연극단 공연을 하며 베트남에서 진행 중인 민족 말살(genocide), 아니 제 눈에 민족 말살로 보이는 것의 공포를 산만한 시민들에게 환기했다-그것은 헤게모니와 위선과 무차별폭격과 인종주의와 오만한 론 레인저식 지정학 전쟁이었다. 보기만 해도 웃긴 타고난 광대 잔 휴브너는 사약 앞의 버드 여사를 연기했다. 그녀는 사투리를 잘 썼다. 그녀는 스피로 애그뉴의 덜떨어진 깡패 행위, 번디 형제의 건조해빠진 변명문에도 소질이 있었다. 그녀는 무시무시한 닉슨, 올백 머리의 깔끔이 로버트 맥나마라도 연기했다. 코미디는 잔 휴브너의 특별한 재능이었다. “거 우리 딸내미는,” 그녀의 어머니는 허풍을 떨곤 했다. “나기는 노스다코타만큼 못났어도, 내 맹세하는데 침례교도한테서도 웃음을 쥐어짜낼 인물이지.”
--- p.84

다턴 홀에서 잔 휴브너는 영문학을 전공하는 B 학점짜리 학생이자 기숙사 지도부원, 예쁜 여자애들의 절친, 토요일 밤마다 브리지에 매달리는 노름꾼, 골초, 광대였다. 4학년이 될 때까지 그녀는 누구와도 잔 적이 없었다. 그녀는 남자들을 웃겨 그들을 친구로 만들었다. 그녀는 제 비참함을 농담으로 승화했다. 화장품에 아낀 돈으로 부자가 됐다느니 자기를 찬 사람은 아무도 없다느니 제 최고의 연인은 저 자신이라서 매우 은밀한 구석까지 보살핀다느니 하는 단타의 농담을 그녀는 스스로를 속여가며 능숙하게 던졌다. 그녀는 멜빵바지와 헐렁한 스웨트셔츠를 입었다. 그녀는 [코스모폴리탄]지를 매트리스 밑에 숨겼다. 토요일 밤 브리지가 끝난 뒤면 그녀는 피자 한 판을 사다가 방문을 걸어 잠그곤 유방 확대에 관한 기사, 당신의 특별한 남자를 사로잡는 열 가지 확실한 방법에 관한 기사에 푹 빠져들었다.
--- p.89

스푸크 스피넬리는 쌍둥이 도시 근교인 미네소타주 화이트베어레이크시(市) 파인힐스 드라이브 1202번지에 자리한 비싼 벽돌집에서 살았다. 또한 그녀는 같은 근교 스프링 스트리트 540번지에 자리한 좀 더 검소한 집에서도 살았다. 그녀는 변호사 링컨 하우드와 부부였다. 그녀는 철학과 부교수 제임스 윈십과도 부부였다. 두 남편 다 협약을 알고 있었고 어느 정도는 그것을 받아들였다. 스푸크가 링컨과 결혼한 건 1985년, 제임스와는 그 이듬해였다. “난 당신들 둘 다 끔찍이 사랑해,” 그녀는 말했었다. “그래서 우리만의 규칙을 만들지 못할 이유가 뭔지 모르겠어. 둘 다한테 충실히 할게.”

그들은 지성 있고 트인 1960년대의 아이들이었다. 다툼은 거의 없었다. 처음엔 링컨도 남편 둘을 두려는 스푸크의 욕망에 불만을 드러냈지만 그는 그녀를 흠모했던 데다 대안이라곤 자기가 마음 깊이 아끼는 아내를 잃는 것뿐임을 깨달았다. 그에 질세라 링컨마저 매우 기특하게도 관계란 섬세한 전환점을 필요로 한다고, 나에 대한 스푸크의 사랑은 틀림없다고, 나는 아내를 잃는 게 아니라 또 하나의 가족을 얻는 거라고 이해했다. 1986년 7월 3일 세인트폴 시내의 한 커피숍에 모인 세 사람은 고심고심하여 비공식 합의를 이끌어냈다. 철학자 제임스는 윤리적 쟁점들을 재검토했다. 변호사 링컨은 법적 문제들을 심의했다. 스푸크의 두 번째 결혼, 그러니까 제임스와의 결혼은 엄밀한 법률적 의미에서 비인가로 이루어져야만 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것은 가족이란 사실과 영혼을 위한 결혼이 될 터였다. 스푸크는 두 가구를 오가며 시간을 쪼개어 쓰기로 했다. 이름도 처녀 적 이름을 되찾기로 했다.
--- pp.12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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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주목 도서(Notable Book).
- 뉴욕 타임스
대단한 책.
- 에스콰이어
그의 세대 최고의 작가.
-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
눈을 못 뗄 만큼 팽팽한 소설.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북 리뷰
미국산 소규모 걸작. 팀 오브라이언은 돈 드릴로와 토머스 핀천을 포함하는 세대의 작가들 중에서 가장 완성된 작가다.
-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
오브라이언은 이 시대를 정의하는 미국 소설가 중 하나고 이 작품은 그의 명작이다.
- 텍사스 먼슬리
방심할 사이도 없이 마냥 읽게 되는 소설.
- MSNBC
깊은 만족을 주는 이야기. 오브라이언은 총명하고 대담하면서도 접근성이 너무나 좋다. 그는 우리가 알 법한 사람들을 선명하고 우아한 문장으로 그린다.
- 오프라 매거진
선명한 캐릭터, 전율이 있고 허를 찌르는 내러티브, 어렵게 얻은 지혜와 유머로 그린 개개인의 초상이 믿기 힘들 정도다. 독자가 『줄라이, 줄라이』를 기릴 이유는 많다.
- 시카고 선타임스
베트남전쟁 세대를 이보다 잘 그릴 작가는 없다. 증거가 필요하다고? 『줄라이, 줄라이』를 읽으라.
- 멘스 저널(Men’s Journal)
최상의 정밀도로 세공한 작품. 그는 감상에 빠지지 않는 팽팽한 글로 감정을 강타한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예리한 통찰과 애정이 있으며 툭하면 크게 웃기는 작품.
- 보스턴 헤럴드
사랑, 약속, 배신과 자기 배신을 깊은 진심으로 목청껏 노래하는 저마다의 목소리-미국의 삶이 배어나는 교향곡.
- NPR
오브라이언은 『줄라이, 줄라이』로써 베이비 붐 세대의 포물선에 어둡게 벼린 곡선 하나를 더하되 그것도 능숙한 사실주의로 감정의 격앙을 불러일으키며 해낸다. 세대를 막론하고 당신은 갈수록 애타지 않을 도리가 없다.
- 보스턴 매거진
전쟁과 그 여파를 오브라이언처럼 쓸 줄 아는 작가는 없다. 정확한 디테일과 다정함, 연민과 유머와 심도 있는 감정을 갖추었다.
- 시카고 트리뷴
오브라이언은 독자를 각 등장인물의 핵심으로 인도하는데 거기서 초래된 이야기는 인생과 마찬가지로 달콤쌉싸름하다.
- 덴버 프레스
오브라이언이 관대함과 정확함으로 새 영토를 건넌다. 그는 자기만의 언어로 우리를 포착한다.
- 클리블랜드 플레인 딜러
날카로운 관찰이 빛나는 특유의 산문에서 오브라이언은 긴 세월을 잊히지 않는 몇 순간으로 압축해낸다.
- 올랜도 센티널
강렬하다.
- 시애틀 포스트 인텔리전서
오브라이언은 60년대 포크가 일군 신화를 아프고 계몽적인 진실로 대체한다.
- 마이애미 헤럴드
오브라이언의 글은 하여간 다부지고 간결하며 잔인할 정도로 웃겨 눈이 안 떨어지는 가독성을 지녔다.
- 시애틀 타임스
아름답게 각성하며 가슴 아프도록 정직하다.
- 프로비던스 저널 불레틴
여기엔 한 세대의 불안과 잃어버린 꿈과 계속되는 희망이 담겼다.
- 밀워키 저널 센티널
책을 내려놓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풍성한 뉘앙스를 지닌 오브라이언의 우아한 글쓰기는 단적으로 말하자면 너무나 매혹적이다.
- 오스틴 아메리칸 스테이츠맨
거장답게 발휘한 연출. 오브라이언은 여러 인물과 삶, 그 과거와 현재를 영리하게 뒤섞어 병치와 생략이 돋보이는 시를 써낸다.
- 오리거니언(Oregonian)
어느 모로 보나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들만큼 잊히지 않는다.
- 라이브러리 저널
매우 감동적이고 매우매우 재미있는 아름다운 작품. 이 소설에는 내가 오랜만에 발견한 최고의 등장인물 몇 명이 들어 있기도 하다. 미국의 최고로 대단한 작가 중 한 사람이 내놓은 대단한 책.
- 로디 도일 (Roddy Doyle. 아일랜드 작가)
이 소설은 가슴 아프고 강렬한 페이지터너이자 한 세대의 물증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몰입이 되는 아름다운 글. 오브라이언은 우리의 더없이 빛나는 최고의 작가 중 하나가 될 자격이 있음을 또 한 번 입증했다.
- 커커스 리뷰
빌어먹을 희망에 대한 애가요, 청구서요, 연대기인 『줄라이, 줄라이』는 팀 오브라이언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대단히 감동적인 이 장편소설은 젊음으로써 스스로를 정의했던 세대가 성숙에 접어드는 모습을 그린다. 그러므로 이 소설은 마음 아프고 풍자적이며 한편으론 비극적이다. 그 세대의 기여가 집계되고 나면 팀 오브라이언의 소설은 그중에서도 더없이 위대한 성취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 제임스 캐럴 (James Carroll. 미국 작가)
유머, 실연의 아픔, 추억, 에로티시즘?현실의 눈부신 조각 모두가 『줄라이, 줄라이』로 수렴한다. 우리 시대의 거장인 이 기록자는 마음과 영혼을 얻기 위한 전투에서 또 한 번 승리했다.
- 제인 앤 필립스 (Jayne Anne Phillips. 미국 작가)
『줄라이, 줄라이』는 사계절 모두를 위한 책이다. 재미있고 가슴 아픈 이 책은 우리 꿈의 본질은 무엇이며 그 실현은 우리를 어떻게 피해 가는지 들여다본다.
- 에드나 오브라이언 (Edna O’Brien. 아일랜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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