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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190쪽 | 172g | 100*182*20mm
ISBN13 9791191193756
ISBN10 119119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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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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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 속해 있는 동호회 사람들은 혼자 바다 수영을 장시간 유려하게 해내는 진을 바라보며 ‘타고났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뭐 하나 특출나게 잘하는 거 없이 살아온 진에게, 그 말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내가 저런 말을 들을 수 있다니. 사람들이 종종 내뱉는 그 말에, 진은 온몸에서 오스스 올라오는 소름을 느꼈다.
--- p.32

“아, 그거요. 네. 뭐… 지지난 주엔가 그때 한번 신고 왔죠. 그때 이렇게 쭈와악-”
설은 발로 반원을 그리며 미끄러지는 시늉을 했다. 말 그대로 ‘쭈와아악’ 소리를 내며 길 위에서 잠깐 굴러야 했던, 열흘 전의 출근길. 우중 런을 경험해 본 설이 자신 있게 집을 나선 참이었다. 매일 왕복 10km를 뛰느라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길이었는데, 하필이면 예상외의 물웅덩이가 나타날 줄이야. 갈색 우레탄 바닥 위로 철푸덕 엎어진 설은 그 자리에서 헛웃음을 지었다. 뛰다가 넘어지는 게 도대체 얼마 만인가. 이 망할 놈의 비.
--- p.37

‘애초에 저렇게 태어난 것 같아. 그리고 저 사람은 뭘 해도 잘할 거야.’
진의 수영 기록 따위,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진의 존재 따위를 설이 신경 쓸 리 없다. 설은 진과는 다른 세계에 속한 사람이니까. 진은 저도 모르게 ‘부럽다’고 생각했다. 인정하기 싫지만, 이미 설의 SNS를 보며 수도 없이 한 생각이다.
--- p.63

“그때 이후 다시는 물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물에 들어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주저앉은 설의 신발 안쪽으로 흙물이 쏟아져 들어가고 있었다.
“… 수가 없어요.”
설의 웅얼거리는 목소리는 바닥에서 찰랑거리는 물소리 때문에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진은 설 쪽으로 더 몸을 기울이며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뭐라고요?”
“움직일 수가 없다고요.”
설이 핏기 하나 없이 사색이 된 얼굴로 진을 올려다봤다. 설의 비닐 백을 들고 있던 진의 오른손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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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의 취미는 바다 수영이다. 그러나 열흘째 폭우가 이어지는 통에 해수욕장에 가는 것은 고사하고 서울을 벗어나지조차 못한다. 하는 수 없이 실내 수영장을 찾아 나선 진은 국내 최대 규모의 스포츠센터로 이름난 ‘송도 트라이센터’에 가 보기로 한다. 비슷한 시각에 달리기를 좋아하는 설 또한 트라이센터로 향하는데, 그곳에 만족스러운 수준의 실내 트랙이 갖추어져 있다는 정보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센터 지하의 각기 다른 층에서 몸을 움직이던 두 사람은 원인 모를 굉음이 들려오고 바닥에 흙탕물이 차오르자 지상으로 나가려다 서로를 마주친다. 아마추어 스포츠인으로서 얼굴만 아는 사이였던 둘은 그 순간부터 생존을 건 탈출에 나선 동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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