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우유, 피, 열

리뷰 총점9.5 리뷰 79건 | 판매지수 786
베스트
영미소설 top100 6주
정가
15,000
판매가
13,5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48쪽 | 390g | 128*188*30mm
ISBN13 9791192579368
ISBN10 119257936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같이 일어서며 느릿느릿 말하는 키라가 혼란스러워 보인다. 듬성듬성 흩어져 있는 옥상들을 바라보더니 마치 무언가를 봤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이다. 그러더니 들고 있던 종이접시를 난간 밖으로 날린다. 에바도 따라 접시를 날린다. 둘은 접시들이 둥실둥실 느리고도 아름답게 땅으로 내려앉는 모습을 지켜본다. 에바가 다시 내려가려고 돌아선다. 그때 등 뒤에서 키라가 말한다.
“옥상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에바의 머릿속에 이미지가 스쳐간다. 공기가 거세게 밀려나고, 뼈가 부러지고, 덩어리들이 시뻘겋게 철퍼덕. 끔찍해. 키라에게 이 말을 하려고 몸을 돌리는데 눈앞에는 그 흉측한 건물들 뒤로 파랗게 펼쳐진 하늘뿐이다. 진정한 신의 파랑.
아래에서 누군가가 비명을 지른다.
---「우유, 피, 열」중에서

나는 마치 몸의 열기와 샤워기의 수증기에 데워진 아기가 날것인 생명의 색으로 떨어져 나왔던 바로 그때처럼 애원한다. 간처럼 검붉은 색깔의 줄무늬가 있고 샴페인을 만드는 포도알 크기로 응어리진 붉은 핏덩어리들. 다음으로 나온 건 미끈한 은빛의 동전만 한 주머니. 조각조각 난 내 아가, 검붉은 무화과 빛으로 반짝이는 내 아가. 텅 비어버린 채 샤워기 아래 웅크리고 앉아서 물이 차가워지게 내버려두기 전에, 그 주머니를 지퍼백 안으로 미끄러뜨리기 전에, 히스가 나를 병원에 데려가기 전에, 내가 내 아기를 집어 들고 흔들어 어르며 내 안에 있던 그 이질적 풍경 속에서 얼굴이나 아주 작은 무릎을 알아볼 수 있는지 확인해보려 애썼던 그때. 나는 손 안의 아기를 흔들며 다 괜찮아질 거라고 말해 주었다. 엄마가 해야 하는 일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향연」중에서

제이는 목사가 하는 말을 듣고 그 이면에 감춰진 뜻을 이해한다. 자신은 머리에는 털이 있어도 되지만 겨드랑이에 있어서는 안 되고, 팔에는 털이 있어도 되지만 다리에 있어서는 안 되며, 다리 사이의 털은…… 남자 취향에 달려 있다는 것. 구경당할 수는 있어도 구경할 수는 없다는 것. 그의 굴을 쳐다보려니, 제이의 눈에 눈물이 점점 차오르고 심장은 목구멍에서 쿵쿵거린다. 제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목사가 움직이기 전까지는 움직일 수도 없고, 면전에서 는 울지 않을 생각이다. 결국 제이는 시선을 떨구었고 목사는 뒤로 기대어 앉으며 무릎을 놓아준다. 그러고는 제이가 나갈 수 있게 문을 연다. 하느님은 너를 축복한단다, 꼬마야, 목사가 말한다.
---「혀들」중에서

드디어 더크가 입을 연다. 그만할 수는 없는 거야? 제이는 그 말뜻을 짐작해본다. 내가 달라진 것, 못되게 구는 것 말이겠지. 제이는 동생의 보드랍고 덥수룩한 머리에 손을 넣고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꼰다. 동생을 이해시킬, 마음이 놓이게 할 만한 그 어떤 말도 찾을 수가 없다. 환히 비추는 것이 빛의 속성이며, 많은 이들이 그랬듯 제이는 이미 본 것을 잊을 수는 없으니까. 제이는 이 정도 유대의 순간으로 충분하기를 바라지만 더크가 아직 기다리고 있으니 뭐라도 대답하기는 해야 한다. 진실은 아름다운 거야, 에머슨의 말을 인용하여 동생에게 답을 해본다. 하지만 거짓말 역시 아름다운 것.
---「혀들」중에서

프레드는 글로리아가 자신을 벌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글로리아가 말하지 않는 모든 것들, 자신의 모든 질문에 “괜찮다”라고 대답하며 자신이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게 막는 그 모든 것들을 떠올리기만 해도 프레드는 위장이 콱 옥죄어드는 느낌이었다. 프레드는 어쩐지 글로리아가 자신의 모든 것을 꿰뚫어보고 있다고 확신했다. 암 덩어리가 글로리아의 몸을 끊임없이 갉아먹으며 무언가를 빼앗아가는 대가로 글로리아에게 일종의 신성한 앎을 선사한 것이 틀림없었다.
---「천국을 잃다」중에서

어른들은 주지 않을 답을 찾는 기분으로. 나는 묻고 싶었다. 자기 전에 트위트가 두 손을 모을 때면 부모님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는지 아니면 그들이 죽인 남자를 위해 기도하는지. 그리고 무엇에게 기도했는지. 트위트가 믿는 하느님은 트위트를 닮은 두 얼굴에다 청바지 허리춤에 권총을 숨기고 있었을까? 샤일라의 하느님은 전당포의 금붙이와 2달러 위조범들의 하느님이었을까? 금방 돌아올게, 약속해놓고는 영영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그자들의 하느님? 그렇다 해도 나는 트위트가 찬송가를 부르듯 내 귀에 그 답을 들려주었으면 했다. 하지만 이 주제는 “어른들 이야기”였고 우리끼리도 금지된 것이어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또다시 돌을 던졌지만 여전히 빗나갔다.
---「배의 바깥에서」중에서

빌리는 어쩌면 그 어떤 것이든, 어떤 블랙홀, 어떤 몸, 어떤 선택 모두 하나의 관문이 될 수도 있으며, 관측되지 않는 다른 어디에서든 택하지 않은 모든 길이 이어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 대신 노래를 만드는 빌리가 있고, 서울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혼자 사는 빌리도 있고, 지금에 있는 빌리와는 평행으로 존재하는 또 다른 빌리는 악몽이 손짓하는 어둠 속에서 엄마의 그 직감으로 손에 따뜻한 우유 잔을 들고 있다. 무수한 또 다른 빌리들은 잃어버린 존재가 아니라 단지 닿지 않는 다른 세상에 있다. 어딘가에서는 어떤 아이가 그를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빌리가 그들을 볼 수는 없어도 그 잉어들은 아직 헤엄을 치고 있지 않을까? 빌리는 눈을 감았다. 자신을 둘러싼 밤의 맥박을, 빌리라는 물질에게 다시 말을 거는 암흑 물질을 느꼈다.
---「필요한 몸들」중에서

12월의 마지막 정찬의 밤에 우리는 식탁 위에 크리스털 잔을 올려놓고 아치형 입구 위를 겨우살이로 장식하다가 문득 부엌에서 들려오는 졸음 섞인 칭얼거림과 요리사들의 쉿! 쉿! 하는 소리를 들었다. 자장가 소리도 들었다. 우리가 옛날에 들었고 지금은 우리가 부르는 그 자장가들, 그 선율이 우리의 뼛속으로 파고들었다. 우리는 분노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우리는 이런 걸 바란 게 아니었다고. 도저히 용납할 수 없어. 그런데 우리가 뭘 할 수 있지? 우리는 접시들을 식탁으로, 관능에 가까운 기대감으로 헐떡이는 숨소리들 앞으로 가져다주고는 뒤로 물러나 시선을 떨구었다. 보지 않으면 계속 못 본 척할 수 있었다. 그들의 은식기가 방 안을 음악으로 채웠다.

하느님 맙소사, 카나리아가 양손으로 입을 가리며 양에게 말하는 걸 우리는 들었다. 우리는 알았다. 그들은 먹을 수만 있다면 그분까지 먹어치울 사람들이라는 것을.
---「색다른 것들」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마침내 탄생했다. 얼음 같은 이성과 활화산 같은 감성을 동시에 갖춘 매혹적인 신인 작가가 마침내 우리 곁에 나타난 것이다. 데뷔작 《우유, 피, 열》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에베레스트를 쾌속 질주하는 듯한 스릴로 가득하다. 냉정한 관찰자의 시선과 경이로운 공감 능력을 모두 갖춘 모니즈의 이야기에는 날카로운 아픔과 뜨거운 열정이 동시에 살아 숨 쉰다. 소설 속 인물이 상처 입고, 다치고, 죽고, 눈물 흘릴 때마다 내 가슴도 함께 무너지고, 피 흘리고, 고꾸라진다. 정말 신예 작가가 맞나 싶을 정도로 능수능란한 스토리텔링과 아직 세상의 풍파에 닳지 않은 싱그러운 문체가 독자의 가슴을 고동치게 한다. 단시엘 W. 모니즈, 이 이름을 가슴 깊이 새겨두자. 온 세상을 놀라게 할 무궁무진한 이야기의 보물창고가 이제 막 독자를 향해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으니.
- 정여울 (『문학을 사랑한 시간』 『우리가 사랑한 유럽 top10』 저자)

회원리뷰 (77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2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9.0점 9.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3,5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