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전문 영역이 변화를 경험하고 있으며, 게임 개발분야 또한 예외는 아니다. 게임 개발도구, 하드웨어 및 노하우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비디오 게임을 극심한 경쟁 상황에 놓이게 한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게임은 개발단계에서 우수한 수준의 품질을 갖추도록 요구된다. 게임 개발은 항상 변화의 중심에 놓여있는 것 같다. 이 책이 출간될 때쯤이면 우리는 스마트폰의 확산 도입과 가상현실(VR)의 창조적인 가능성으로 인해 새로운 콘솔 기기 세대에 접어들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새로운 장르 및 기술이 대화형 미디어의 판도를 바꾸는 모습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게임은 궁금증과 기술을 통해 새로운 스토리와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기 때문에 게임 개발은 변화에 의해 정의된다. 이 책을 보고 있는 당신은 리서처로서 게임 개발의 중심에서 게임의 변화를 만들어갈 것이다. 게임 유저 리서치 프로세스에서 활용하는 우리의 방법론은 실무에서 40년 이상 활용돼 왔다. 미래의 신기술 도입이나 지속적인 성숙, 그리고 미래가 필연적으로 가져올 예측할 수 없는 모든 변화를 통해 게임 유저 리서치는 또 다른 40년 넘게 지속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게임 개발자들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구현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플레이어를 만족시킬 수 있게 더 많은 재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면서 말이다.
- 세바스찬 롱(Sebastian Long) (플레이어 리서치 책임자(Director of Player Research))
앱은 사용한다고 하지만 게임은 플레이한다고 합니다. 이 미묘한 차이를 다루는 책이 나왔다는 것에 너무 반가웠고, 한편으로 “게임산업이 여기까지 발전했구나.”라는 생각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게임 유저 리서치’가 꼭 필요할 거라는 막연한 생각 하나만으로 다짜고짜 부딪혀보던 과거가 떠올랐습니다.
세상의 모든 산업이 공급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바뀌어 가는 시기에 게임산업도 예외일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유저는 작은 차이에 민감해지고, 그 차이를 파악하는 회사의 눈과 귀가 더욱 더 예민해져야 하는 건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실리적인 측면을 떠나서 철학적인 측면에서도 게임 유저 리서치에 관심을 갖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사가 게임 유저 리서치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투자한다는 사실은 결국 회사가 유저의 심연의 무의식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궁극적으로 유저의 즐거움을 위한 서비스를 하겠다는 정체성 선언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목표 의식은 있지만 그 어떤 지식과 경험도 없는 채로 게임 유저 리서치의 황무지에서 직접 시행착오를 겪으며 얻어낸 여러 지식과 경험이 이 책에 그대로 녹아 있는 모습을 보며 놀라움과 함께 훌륭한 리서처가 양성될 수 있는 좋은 토양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쁜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 그와 동시에 이렇게 간단히 양질의 지식을 얻게 될 독자들에 대한 엉뚱한 부러움이 동시에 들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책이 선사하는 간접경험의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책이 특히 감명 깊었던 이유는 다루고 있는 내용이 이론에서만 머무는 지식이 아닌 실무 경험에서 우러난 실용적인 지식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크런치와 일정 변경을 대하는 방법부터 게임을 쉽게 만들려는 유혹에 대한 가이드, 게임 리서치의 특성상 통제된 환경이 아닌 여러 명이 동시에 플레이하는 통제 불가능한 환경이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가 등 다른 직군과 시너지를 내는 법, 리서처는 기획하는 사람이 아닌 기획의도와 실제와의 간극을 파악하는 사람인 점을 잘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모든 사항을 강조하고 있는 것을 보며 실무를 깊게 경험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내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게임에서는 더 빨리 완수할 수 있는 것을 일부러 더 느리게 완수하도록 만들기도 하고, 유저는 이를 귀찮으면서도 재미있어하는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끼기도 하는데, 그것을 해석하는 주관과 객관의 영역에 대한 각자의 역할을 정의했다는 점에서 통찰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책이 좁다면 좁은 게임 리서치라는 주제를 담고 있지만, 그럼에도 되도록 다양한 산업 종사자들이 읽어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결국 게임 유저 리서치는 필요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과 즐기기 위해 플레이하는 것의 미묘한 관점 차이, 어떤 서비스나 상품을 대하는 고객들의 감성적 접근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인사이트는 단지 게임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래에는 분야를 막론하고 이러한 인사이트가 중요해지리라 생각합니다. 즉 게임 유저 리서치는 어쩌면 게임이라는 산업을 넘어선, 아직은 충분히 연구돼 있지 않은 영역인 즐기는 인간, 호모 루덴스Homo Ludens의 관점에서 인간을 통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겨우 셋이서 “우리도 게임 유저 리서치라는 걸 해볼까요?”라며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일을 시작했을 때가 엊그제 같습니다. 어느덧 게임산업의 선봉에서 훌륭한 지식을 찾아내고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인텔리전스랩스 UX실의 성장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 강대현 (넥슨코리아 최고운영책임자(C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