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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듣고 위로를 연주합니다

마음을 듣고 위로를 연주합니다

: 악기로 마음을 두드리는 음악치료사의 기록

일하는 사람-012이동
리뷰 총점9.6 리뷰 18건 | 판매지수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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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236g | 115*183*20mm
ISBN13 9791192776385
ISBN10 1192776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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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이 끝날 때쯤이면 그들의 눈빛에 조금은 생기가 돈다. 마른 입술을 떼어 노래를 부르고 나면, 내 입가에도 웃음기가 묻어있다. 나도 그들도 따뜻하게 데워져 있다. 내가 왜 음악치료를 할까 생각해 보면, 이때 느꼈던 짧은 시간 동안의 변화를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음악을 매개로 마음에 아름다운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폐쇄 병동으로의 첫 실습」중에서

‘진실을 말할 용기가 없는 자들이 거짓말을 한다’고 했던가. 어른은 아이처럼 단순하지 않고, 경험에 따른 복합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 지나온 세월과 개인의 서사를 단 몇 시간 안에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또 워낙 삶에 치이고 닳은 사람들이 오게 되니까, 한마디로 정답이 없다. 나는 거짓말을 서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 거짓말이 어떤 신호인지 읽어야 했다.
---「켈리의 거짓말」중에서

태교에 좋은 음악은 따로 없다. 태교에 좋은 음악, 심신을 안정시키는 음악은 모차르트의 음악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다 다르다. 태교 음악은 산모가 원래 좋아했던 음악이 최고다. 평생 듣지도 않던 클래식이 갑자기 태교에 도움이 될까? 태교에 좋은 음악이라 해도 그 음악에 부정적인 인식이 있거나 익숙하지 않다면 도리어 화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좋은 음악, 나쁜 음악」중에서

악기들을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해서 사람들을 만물과 연결해 주는 것도 우리 음악치료사의 일이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악기들이 나의 세션에서 소리를 내고 있다. 다양한 소리가 다양한 사연과 만날 때, 그 진동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때 기분이 묘하면서도 뿌듯하다. 내 악기 가방에는 동생 부부가 가나에서 보내준 아프리칸 쉐이커, 아슬라투아가 짤랑거리고 있다. 이제 이 악기는 누구의 마음을 두드릴까.
---「음악치료사의 악기 수집기」중에서

지금 생각해 보면 그들이 아무렇지 않았던 건 아니다. 음악치료를 공부하러 온 사람들은 다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지, 자기 상처가 없는 사람들이 타인의 아픔을 알아채고 공감하기란 쉽지 않지. 교수님은 치료사 스스로가 음악치료로 인한 정화 단계가 없다면 진정한 치유자가 되기 어렵다고 했다. 맞다. 내가 경험해 보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진다는 건 썩 내키지 않는다.
---「자기가 다 치유받고 싶은 사람」중에서

다섯 곡 정도를 연달아 들었을까, 다음 곡을 들으려는 찰나, 묵언 수행을 하던 아이가 말했다.
“재즈는 이제 그만 들어요.”
“왜? 재즈 싫어?”
“재즈는 뭔가 있는 척하는 것 같아 싫어요.”
“그래?”
요것 봐라. 그렇게 음악 이야기로 말꼬가 트였고 내 숨통도 트였다. 그래, 너는 재즈가 이상하고 복잡한 화음이 ‘척’하는 듯 느낄 수 있지.
---「어른들은 말이 안 통해」중에서

어떤 만남이건 처음과 끝은 있는 법. 음악치료사는 늘 건강한 헤어짐을 생각한다. 아이도 어린이집에 갈 때 울고불고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건 불안해서다. 엄마가 영영 사라질까 봐. 이때 헤어지는 건 아이의 뜻이 아니다. 아이의 마음을 다독이듯, 만나고 헤어짐에 대해 훈련하듯 예상치 못한 불안을 떨치고 홀로 선다. 그렇게 우리는 어렵지만 그렇게 날마다, 달마다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마음을 내려놓는 법을 배운다.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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