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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선 | 파란 | 2023년 03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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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94쪽 | 156g | 128*208*15mm
ISBN13 9791191897494
ISBN10 1191897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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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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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가 뛴다 촛농을 떨어뜨리며 수백 마리 새우가 뛴다 나뭇가지에서 솟구치는 파도를 움켜쥐고 뛴다 죽은 나무에서 미로가 왜 돋아나는지 손에 쥐고 있던 지도를 찢어 버리고 뛴다 빈 가지 끝에 매달려 사라지는 새우 사라지지 않은 새우가 뛴다 굽은 등을 밀어 올리며 폭풍을 폭동이라고 중얼거리며, 촛불 속에서 껍질이 살을 붙잡고 뛴다 공중을 매달고 있는 수많은 방 수많은 꿈이 뛴다
---「새우」중에서

사과가 간다 두 귀가 달린 병적인 사과가 간다 깊은 저수지 언덕길을 오르는 버스를 타고 물 위에 비치는 얼굴을 보고 간다 이마를 창에 붙이고 물속에서 출렁이는 눈동자와 마주친다 들여다볼수록 눈동자가 없는 텅 빈 공간에서 두 귀를 세우고 두리번거린다 짖어 대는 이웃집 개보다 더 난폭하게 소리 지르는 사과 밤이 오면 창문에 스치는 그림자가 무서워 벽에 붙어 있는 사과가 보인다 혼자 가둬 둘까 봐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사과 나뭇잎 구르는 소리에도 귀를 막는다 빙빙 도는 저수지 수문 속으로 휘말려 가는 강박에 사로잡힌 사과 사라지는 버스에서 내리지 못한다 보이지 않는 물거품에도 움찔거린다 길 없는 길에서 꼭지부터 썩어 가는 내일
---「시고 덜 익은 푸른 사과」중에서

손등이 가렵다 부풀어 오른다 순간 목과 등이 가려워진다 부푼 피부 안에서 불안의 씨앗이 터져 나오는지 손끝이 스치기만 해도 사방이 가렵다 세포들이 씨앗을 날린다 싱싱해진다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운전할 때 친구를 만날 때에도 날갯죽지나 옆구리에서 불쑥 솟아난다 어깨를 들썩이게 하고 여기저기 슬쩍 꼬집게 한다 그것은 깊은 잠 속으로 내려가 개미들처럼 여러 개의 방을 만든다 천장과 바닥이 없는 방을 지나 비상구 불빛이 보이는 방문을 열게 한다 얼굴 없는 가족사진이 걸려 있다 모두 아이 같기도 하고 거친 사막에서 사는 사람들 같다 발끝에서 머리까지 몸을 가리고 불안을 먹고 사는 걸까 텅 빈 목구멍들이 움직인다 불가능하고 자유로운 방을 찾아 빈 구멍들이 긁기 시작한다 모두 흘러내리며 긁는다 가려움의 뿌리가 무엇인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방에서 죽어 가며 긁는다
---「한 조각 빵에 얹혀 있는 치즈처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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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선 시인의 ‘해적’은 그에게 뱃머리를 대며 출격해 온다. 그를 보면 출몰하는 ‘해적’을 만나고 오느라 “나의 살과 피”를 다 주고,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촛불과 파도와 미로’ 속을 휘젓고 온 시와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하였다. 우리는 만나면 시를 쓰는 일에 대해 마음을 나눈다. 그때마다 “고요하고 격렬한 배회”로 “이쪽과 저쪽을 잇”고 있는 김해선 시인의 쉼 없는 순례를 목격한다. “언제부터 존재했는지 잃어버린 질문”이 “왼쪽 가슴속에 살고 있”다는 감각으로 ‘오지 않는(을) 시간’을 기다리는 자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폭격처럼 쏟아지는 감각을 시가 아니면 덜어 낼 수 없어, “불타는 머리카락이 미친 듯이 오그라”드는 날들을 숙명으로 맞닥뜨린 채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해적’의 언어로 기다림을 구사한다. 기다림의 자세가 곧 중간 지대라고 역설한다. 폭풍 같은 ‘해적’의 언어를 받아 적으면서 동시에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으로만 알 수 있는 이상한 세계가 생활의 생김새라고 말한다. 이 기다림은 특정 사람이나 때에 있지 않고 도처에서 시작돼 사방으로 흘러가는 것에 집중하는 기다림이다. 바로 그 흘러가는 길목에 김해선 시인이 앉아 있다. 그 흔적들을 위해 자신을 다 쓰기로 작정한다. 그러므로 김해선 시인은 생활인으로서의 걸음을 선명하게 반복한다. 분명한 자리에서는 감지할 수 없는 뒷면을 적는다. 감각적인 이미지의 홍수 세례가 “나의 얼굴에 여덟 개의 발목을 붙이”지만 정작 도달할 곳은 없고, 단지 “다시 세어 가고 던지기를 반복”하는 연거푸의 시간이 방점이라는 진실을 시로 증명하려 한다. 나는 그가 오늘도 걷고 있거나 권태로운 마음을 바깥 풍경에 던지고 있다고 느낀다. 시가 하는 감지는 삶을 관통해 간(갈) 되풀이의 무한 속에 있으므로, 기다림의 자세로만 붙잡을 수 있다는 말을 되뇌면서. 이쪽에서 기다리는 자에게 필시 기다림이 만드는 기도의 자세가 저쪽의 “보이지 않는 소리”를 가져오리라. 마침내 그것이 우리에게 “새로운 몸”을 입힐 것이기에 아주 오래 잘 기다려 왔다는 것을 친구에게 전하고 싶다.
- 김기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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