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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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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73g | 128*188*20mm
ISBN13 9791169794077
ISBN10 1169794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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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장벽도 무너졌고 소련도 이제 없어졌잖아. 지난번에 텔레비전에 나오던데 소련이 붕괴한 것은 추위가 원인이라네? 추위라는 게 사람 마음을 얼어붙게 하는 거야. 사상이고 뭐고 꽁꽁 얼려버린다니까.”
애절한 여운의 말투였다. 가만두면 〈도나도나〉 노래라도 부르고 나설 기세였다.
--- p.7

“복싱은 자신의 원을 자신의 주먹으로 찢어버리고 원 밖에서 뭔가를 빼앗아오려는 행위야. 원 밖에는 강한 놈들이 우글거려. 빼앗아오기는커녕 상대가 너의 원 안으로 들어와 소중한 것을 빼앗아갈 수도 있어. 게다가 당연한 일이지만, 얻어맞으면 아프고 상대를 때리는 것 역시 아파. 무엇보다 서로 치고받는 건 무서워. 그래도 복싱을 배우고 싶어? 원 안에 가만히 들어 앉아있는 게 훨씬 더 편하고 좋을 텐데?”
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배울래.”
--- p.62

“대학에 안 가면 어떻게 할 생각이야?”
정일이가 물었다.
“아직 생각 안 해봤어. 하지만 취직할 생각은 없어.”
“그러면 일단 대학에 가서 4년 동안 뭘 하고 싶은지 정하면 되잖아.”
“내 처지에 그건 과분하지.”
정일이는 식어가는 커피를 입에 옮기며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또라이 너는 과분한 걸 누리며 살아도 괜찮아. 이미 대폭 빗나간 방식으로 살고 있으니까. 나는 또라이 네가 이대로 계속 빗나가줬으면 좋겠어, 어디까지든. 또라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 거고. 뭐, 그냥 나 혼자 멋대로 해본 생각이야.”
--- pp.87~88

어느 날은 하루를 들여 〈대부〉 3부작을 보았다. 〈대부〉 시리즈는 나에게는 소중한 작품이었다. 이를테면 〈대부 PARTⅡ〉의 첫 부분에서 아메리카에 막 상륙한 어린 비토 콜레오네(나중의 갓파더)가 엘리스 섬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바라보는 장면은 내가 지금까지 봤던 영화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대부〉 시리즈는 모든 이민(난민)과 그 후예를 위한 작품이었다. 이 세계에서 이민(난민)이 없어지지 않는 한, 〈대부〉 시리즈는 영원한 가치를 갖는다, 라는 얘기를 사쿠라이에게 역설하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어려운 건 잘 모르겠지만, 스기하라가 〈대부〉를 정말 좋아한다는 건 아주 잘 알았어.”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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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무겁고 어두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상쾌하고 환한, 능숙한 솜씨의 유머가 있었다. 작자의 필력과 젊음 덕분이리라.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안타깝고 슬픈 감성을 불러일으켰다. (나오키상 심사평 중에서)
- 히라이와 유미에 (각본가,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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