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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게이먼 베스트 컬렉션

[ 양장 ]
리뷰 총점9.3 리뷰 3건 | 판매지수 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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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908쪽 | 1426g | 152*225*40mm
ISBN13 9791169794565
ISBN10 1169794564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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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특가 제안도 있습니다.” 켐블이 능숙하게 말을 끝맺었다. 피터의 눈이 반짝였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그는 흥정을 좋아해서 도무지 필요 없는 물건이라도 세일이나 특가라면 혹해서 살 때가 많았다. 이 단 한 가지 흠만 빼면(보통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특징이기도 하고) 그는 지극히 평범한 청년이었다. “특가 제안요?”
“한 명 값으로 두 명을 처리해 드립니다, 고객님.”
---「할인가에 싹 없애 드립니다」중에서

시체는, 아니, 피해자의 유해는 바닥에 그대로였다. 나는 시체를 바라보았지만 처음에는 제대로 보지 못했다. 내가 먼저 본 것은 피해자의 목과 가슴에서 솟구치고 흩뿌려진 것이었다. 색깔은 담즙 같은 녹색에서 잔디 같은 녹색까지 다양했다. 그것이 군데군데 헤어진 카펫을 흠뻑 적셨고 벽지에도 튀었다. 순간 에메랄드색에 관한 어느 화가의 섬뜩한 습작품인가 싶었다.
(중략) 친구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는 시체로 돌아가 손가락을 하나씩 들었다. 손끝에는 액체가 묻어 있지 않았다. “아무래도 그 단어는 이 왕족 분께서 쓴 게 아닌 것 같군요.”
“아니, 그게 지금 무슨 말……”
“레스트레이드 경감. 부디 나에게 뇌가 달렸다는 사실을 인정해 주길 바랍니다. 이 시체는 인간이 아닌 게 분명합니다. 그리고 피 색깔이나 팔다리의 개수, 눈, 얼굴의 위치, 이 모든 게 왕족이란 걸 나타냅니다.”
---「에메랄드색 연구」중에서

“전 학생인데 금속공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벤은 쇼거스 올드 피큐리어 첫 잔을 어느새 다 비웠다. 놀랍게도 태어나 처음으로 술을 마셔 보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두 분은 무슨 일을 하시나요?”
“우린 시종이야.” 윌프가 말했다.
“위대한 크툴루 님의 시종.” 세스도 자랑스럽게 덧붙였다.
“아, 그러시군요. 혹시 그게 정확히 무슨 일인가요?”
“이번엔 내가 한 잔 사지. 잠깐 기다려.” 윌프는 바텐더에게 가서 맥주 석 잔을 또 들고 왔다. “그게 무슨 일이냐 하면, 솔직히 지금은 하는 일이 별로 없어. 시종이라는 직업은 한창 성수기일 때도 그렇게 힘든 직업은 아니거든. 물론 그분이 지금 잠들어 계시기 때문이지. 정확히 말하자면 잠든 건 아니야. 툭 까놓고 말하자면 죽은 거지.”
---「쇼거스 올드 피큐리어」중에서

그러다가 스칼리가 말했다. “참, 며칠 전에 카산드라한테 연락이 왔더라.”
“카산드라?”
“네 여자친구였잖아. 카산드라. 기억 안 나?”
“안 나는데.”
“라이게이트에 살았던 앤데, 네 공책에 걔 이름까지 적어 놨었잖아.” 아무래도 내가 멍하거나 많이 취했거나 졸려 보였는지 스칼리가 덧붙였다. “스키 여행 갔다가 만났잖아. 맙소사, 총각 딱지 떼 준 네 여친, 카산드라 말이야.”
“아. 카산드라.” 순간 전부 다 기억났다.
정말로 기억이 났다.
“그래. 페이스북으로 메시지가 왔더라고. 이스트 런던에서 지역 극단을 운영한다던데. 한번 연락해 봐.”
(중략) 온라인으로 스칼리에게 연락한 게 누구인지, 도대체 그가 누굴 카산드라로 착각한 건지 의아했다. 그게 누구든 카산드라가 아니란 건 100퍼센트 확실하니까. 그녀는 내가 만들어 낸 인물이었다.
---「카산드라에 대하여」중에서

에이미는 잠깐 생각했다. “너희들은 지금 킨의 공간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 세계는 킨의 영역이다, 라고 했어.”
“그것만 가지고는 모르겠네. 킨이라니……그건 그냥 우린 무슨 족이다, 라고 말하는 거 아닌가. 모든 부족의 이름에 들어가는 거잖아. 달렉만 빼고. 달렉은 스카로니안어로 ‘금속으로 싼 증오 가득한 살인 기계’라는 뜻이니까.” 그가 계기판으로 달려갔다. “이런 거랑 똑같지. 아무튼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일 리가 없어. 인류가 한꺼번에 멸종했다니 말이 안 되지. 그리고 지금은 2010년이야. 그 말은…….”
“그들이 로리에게 무슨 짓을 했다는 뜻이야.”
“모든 인류에게 무슨 짓을 했다는 뜻이지.” 닥터가 고대 타자기 키보드를 몇 개 누르자 타디스의 제어판 위에 걸린 화면에 패턴이 흘렀다. “나도 그들 목소리가 안 들렸고 그들도 내 목소리를 못 들었어. 서로의 소리를 듣지 못해. 아하! 1984년 여름! 그게 분기점이야.”
---「낫띵 어클락」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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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소설은 그 세계로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게 아니라, 이미 우리가 그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믿게 만든다. 허구의 세계가 사실은 ‘진짜’ 세계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닐 게이먼의 세계다.
- 말런 제임스 (부커상 수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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