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_심장이 하는 말 : 인정
나를 진심으로 대해 주는 것.
이것이 바로 비움의 미학으로 단순한 사람이 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되겠네요. 그래서 나를 인정해 주는 글을 써 보았습니다. 생존 전략과 방어 기제로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된 내 성격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고, 지금까지 잘 살아낸 나의 시간을 인정해 주었습니다. 나를 인정해 줄 수 있어야 내가 만나는 소중한 사람들도 인정해 줄 수 있는 리더가 될 수 있겠지요. 삶으로 잘 살아내어 삶으로 가르치기 위한 리더의 일기, 출발합니다.
--- p.13
뭔가를 하나씩 알아가고 실행하면서 함께 한다는 것이 쉽거나 간단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늘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며 삶의 기술들을 배워나가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런 나에게 말해 주고 싶다.
‘그래 잘 해 왔어. 충분히 수고하였네.’
올해 결혼한 아들 며느리가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버님, 어머님처럼 잘 살게요.”
내 인생, 잘 살아 왔음을 인정할 수 있었다.
개척가 정신의 소유자, 정숙에게 박수를 보낸다.
--- p.18
‘버겁다면 조금은 내려놓아도 좋아. 지금까지 잘했고 앞으로도 잘할 거야!’
내가 나에게 많이 해주고 싶은 말이다.
지친 친구, 동료, 가족들에게도 같은 말을 해주고 싶다.
‘나’를 위해 이루려는 목표가 생기면 열정적으로, 그러다 지치면 또 ‘나’를 위해 쉴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말이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를 위해 살 수 있도록 두 모습의 나를 받아들일 것이다.
--- p.46
Chapter 2_ 자신의 생을 받아들인 : 엄마
흑백 사진을 통해 본 젊었을 때의 엄마 모습은 키도 크고 날씬했다. 꿈 많은 소녀처럼 보였다. 엄마가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는 게 있다. 학교 다닐 때 받은 성적표이다. 엄마는 공부를 잘했지만 계속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무엇을 늘 배우러 다니시는 엄마다. 나는 이것도 엄마를 닮았다. 나, 엄마 딸 맞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수영은 20년 이상 하고 계신다. 한강 건너기, 울산 태화강 건너기 등등 온갖 대회를 나가다보니, 안방에 메달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하지만 지금은 허리 수술, 어깨 수술로 인하여 갑자기 할머니가 되어 버린 듯하다.
--- p.75
시간은 상처를 치유하는 묘약이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자, 누구를 사랑한다 한들 온전할 수 있겠는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와 음악이 위로되었다. 나도 모르게 끌리던 도서관의 책들이 머릿속을 정리해 주고 유튜브 속 이야기들이 마음을 달래주었다.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주는 남편과 아이는 내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마음속, 머릿속이 정리되고 다시 돌아온 일상에는 평화의 기운이 감돈다.
“사랑한다, 우리 딸.”
“나도.”
--- p.100
엄마, 엄마를 위해 살지 그랬어. 좀 더 이기적으로 살지 그랬어. 하지만 엄마의 그 헌신적인 사랑 덕분에 나도 결혼해서 아들, 딸 낳고 잘살고 있음에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이혼하지 않고 가정을 지켜줘서 정말 고마워요. 우리 다섯 남매를 위해 희생하며 살았던 엄마의 그 사랑을 기억하고 나도 잘 살게요. 이젠 전화할 때 빨리 전화 끊자고 얘기하지 말고 오래오래 통화해요. 엄마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인 거 아세요? 엄마가 내 엄마라 정말 감사하고 고마워요. 사랑해요.
--- p.124
Chapter 3_ 지금 이 순간, 나는 나에게 : 경청
가만히 눈을 감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 여행을 떠나봅니다.
나는 나를 만나는 모든 인연에게
‘사랑’을 흘려보내고 싶습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랑을 주고
사람들이 잠시나마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나에게 경청하는 이 순간,
나는 편안함과 만족감을 느낍니다.
미지의 세계와 같은 나란 존재에게
한 걸음씩 더 다가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p.165
Chapter 4_ 詩 : 경외감
빛이 강물에 닿아 잘게 부서지고 또 한 번 부서지면
어느새 해는 강물에 녹아내리고 어둠이 찾아오겠지.
한낮의 햇빛을 받아 푸르름을 간직한 강물은
어둠을 머금으면 새까만 밤이 되고
바람을 얻어 굽이치던 강물은
고요한 날에는 그저 작은 숨만 내쉰다.
흐르는 강물은 커다란 거울이었다.
맑고 투명한 강물처럼
나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는,
너는 나의 거울이었다.
--- p.196
내 마음이 슬플 때 하늘을 본다.
내 마음이 기쁠 때 하늘을 본다.
그렇다.
하늘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를 넓은 마음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다.
나는 하늘을 닮고 싶다.
그렇구나.
온 세상을 품고 있는 하늘은 내 마음이었구나.
이제 하늘처럼 자유롭게 온 세상을 다녀보자.
오늘도 내 인생은 맑음.
하늘아,
내가 가는 모든 곳에 함께 하는 네가 있어서 참 좋다.
--- p.220
Chapter 5_모든 순간 : 글쓰기
표현하지 않는 감사는 감사가 아니듯, 표현하지 않는 사랑도 사랑이 아닙니다. 세상에서 제일 귀한 내 아이에게 미처 말하지 못했던 부모의 마음을 글로 남겨 주세요. 그리고 인생의 지혜를 가르쳐 주세요. 부모가 이 세상에 온 목적, 내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잘 떠나보내기 위함이잖아요. 그것이 사명 중 일부이기도 하고요. 사명을 이룰 수 있는 최적의 도구, 글쓰기입니다.
여러분의 모든 순간이 글쓰기입니다.
우리 이제, 글 써요.
--- p.229
와우!
거대한 캠핑카를 처음 보고 놀랐던 날. 가족들과 타고 갈 생각에 너무 들떠서 쿠션에 이리저리 얼굴을 비벼 보았다. 세상을 다 가진 듯했던 날.
이 모든 순간이 ‘글쓰기’였다.텀블러에 담긴 은은한 커피 향, 노트북 타자 소리 위를 지나가는 도로 위 차들 소리. 나를 알게 해 주고 나의 삶을 위로해 주는 피로회복제 같은 글쓰기와 함께 오늘도 난, 내 삶의 희로애락을 잘 받아들여 본다.
--- p.242
‘동네방네 빨간 머리 앤 2’ 이름으로 모인 공저 마지막 수업이 있는 날, 1시간의 수업이 10분처럼 느껴지는 짧은 순간에도 자유로운 나의 영혼과 잠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심장을 가진 몸과 나의 정신은 글쓰기를 통해 기적처럼 만났다. 나에게 집중하는 순간, 새롭게 태어나는 것 같았다. 나의 소중한 아기가 태어나던 그때 느꼈던 감정과 비슷했다. 세상이 나를 위해 잠깐 멈춘 그 순간, 새벽공기를 가르고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나에게 온 아기와의 만남에 평온함이 함께 했다. 새 생명체와 평온함은 나를 살게 하고 나를 성장시키고 완성하였다.
--- p.255
이것은 휴식에 관한 이야기다.
몸은 고달프지만, 끊을 수 없는 캠핑이 주는 선물이 있다. 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며 아침을 맞이한다. 기지개를 켜면 내 몸 안으로 들어오는 공기가 청량하다. 파란 하늘을 벗 삼아 막힘없이 흐르는 구름을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풍요롭다. 타타탁. 이글거리는 불을 보고 있으면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고 오직 그 시간에 집중하게 된다. 문득 바라본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들은 경외감을 불러온다.
--- p.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