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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이가든

[ ,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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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292g | 116*186*20mm
ISBN13 9788932041438
ISBN10 893204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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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이가든이 안전할 리 없었다. 아오이가든은 도시에서 처음으로 역병 환자가 발생한 아파트 단지였다. 그래도 우리는 여기밖에 있을 곳이 없었다. 가족 누구와도 손을 잡지 않고 누구와도 마스크를 벗고 수다 떨지 않으며 같은 컵으로 물을 나누어 마시지 않으면, 같은 베개를 베거나 꿈길에서라도 만나 짧은 시간 얘기를 건네지 않는다면 아오이가든에서도 버틸 수 있을 터였다. 집에서도 마스크를 쓰자니 처음에는 다소 불편했다. 조금 지나자 마스크를 쓰고도 밥을 먹을 수 있을 만큼 익숙해졌다.
---「아오이가든」중에서

시체는 왕피천 동쪽 끝자락에서 떠올랐다. 시체를 건져 올린 사람은 젊은 남자였다. 남자는 낚시가 처음이었다. 그래서인지 찌가 조금 굽어져 내려갔을 때 바로 감지하지 못했다. 시체는 얼마 전부터 호수 밑바닥에서 수초처럼 춤을 추고 있었을 것이다. 가스가 차올라 부력으로 떠오르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던 모양이다. 지렁이 미끼를 매단 남자의 낚싯바늘이 시체가 입고 있는 스웨터 앞섶을 건드렸다. 필라멘트실이 목을 휘감아 낚싯대가 아치처럼 깊게 구부러졌다.
---「문득」중에서

그는 시체의 일부인 그것을 덤덤하게 바라보았다. 다리는 가차 없이 썩어가는 것으로 자신의 죽음을 증명했다. 수분과 단백질, 핵산 등의 유기물이 모두 빠져나가면서 이미 삶과는 동떨어진 사물이 되었다. 그것은 그에게 인간의 몸이란 부패하기 쉬운 단백질 덩어리라는 사실을 각인시켜주었다. 다리를 보고 있자니 몸 구석구석을 살피며 썩은 곳이 없는지 찾아보고 싶어졌다. 할 수만 있다면 죽기 전 한 움큼의 방부제를 삼키리라.
---「시체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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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하드고어적 이미지들 속에서 기이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은 현대소설 미학의 낯선 차원을 만나는 두근거리는 모험이 될 것이다. 이는 근대 이후의 소설적 상상력의 어떤 ‘끝’에 해당한다. 이런 ‘끝’은 젊은 작가 편혜영에게는 하나의 눈부신 문학적 시작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것은 한국 소설의 특별한 ‘또 다른 시작’이기도 하다.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웰컴 투 하드고어 원더랜드!
- 이광호 (문학평론가)
세계로부터 주체로 호명받지 못했으므로 그들에게는 당연히 세계에 대한 주체적 욕망을 지닐 자격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들의 정신적, 육체적 불구성 속에 내재해 있는 세계와의 불화라는 삶의 조건들은 그들이 스스로 선택한 조건이기 전에 그들이 세계로부터 부여받은 조건이며, 따라서 그들이 놓인 존재미달의 상태란 곧 세계가 그들에게 강요한 ‘존재박탈’의 상태이다.
- 박혜경 (문학평론가)
현재의 실재와도 미래의 전망과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 폐허의 풍경
- 손정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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