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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의 풍경

: 주한미군이 불러온 파문과 균열에 대한 조감도

메두사의 시선-0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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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48쪽 | 446g | 140*210*18mm
ISBN13 9791187890492
ISBN10 1187890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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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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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07년 9월에 서울로 향했다. 미군에 대한 대중의 상상 그리고 미군과 한국인의 관계를 들여다보고자 이후 21개월간 서울에 머물렀다. 한국의 수도에 머문 가장 큰 이유는 어떤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브루스 커밍스의 말처럼 한국은 오랫동안 “‘양키 고 홈(Yankee go home)’ 구호를 외치지 않은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였다. 이처럼 미국에 매우 호의적이었던 한국인들이 지난 수십 년간 급격하게 태도를 바꾼 이유가 무엇인지 나는 궁금했다.
--- pp.37~38

민족주의적 형태로 주조된 ‘폭력적 상상’은 (……) 군인과 민간인 간의 논쟁적 조우와 관련한 대안적 내러티브나 비전을 말살했다. 폭력과 착취에 들어맞지 않는 것은 무엇이든 걸러졌다. 기지촌과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상상하는 방식에 복합성이 사라진 결과는 오늘날에도 뚜렷이 보인다. 우선 기지촌의 접대부 중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외국인 여성의 목소리는 사실상 침묵당하고 있다. 이들은 기지촌이라는 논쟁적 구역의 의미를 민족주의적으로 이해할 때 부합하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가장 외떨어지고 주변화된 기지촌일지라도 요즘에는 분명 살인, 강간 등의 폭력이 매일같이 벌어지지는 않는다. 미군 클럽에 고용된 (대부분 필리핀인인) 여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고객이 아니었다. 오히려 한국 내 이주노동자로서 서로 다른 국가 및 법체계 사이에서 희생되어 부유하는 상태가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었다. 바로 이것이 내가 현장 조사를 하며 발견한 사실이다.
--- p.53

독재국가에서 민주국가로 서서히 변해가던 1990~2000년대에 주한미군은 한미 간 불평등한 관계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대중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1992년에 동두천의 기지촌에서 성 산업에 종사하던 한 젊은 여성을 미군이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은 전국적으로 이들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매우 격렬하게 불러일으켰다. 이후 몇 달간 정치적 소요가 이어졌고, 사망한 논란의 여성 윤금이는 민족주의 내러티브에서 한국과 민족의 고통에 대한 중요한 상징으로 떠올랐다.
--- pp.105~106

나는 여러 한국인에게 여성에 대한 미군의 폭력 사건에 대해 들었는데, 이들의 내러티브에는 미군의 ‘일반적’ 행동에 대한 다음 세 가지 요소가 있었다. 폭력적 행위자(항상 젊은 남성으로 상상되는 외국 군인), 피해자(주로 젊은 한국 여성), 평판이 좋지 않은 유흥지가 바로 그것이다. 폭력적 행위 주체, 여성 피해자, 폭력이 벌어지는 ‘오염된’ 지역이라는 확고한 담론적 삼위일체는 어떻게 태동되었으며, 어떤 의미인지를 탐구하기 위해 나는 첫 번째 핵심 사건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미군에 대한 이러한 인식을 불러일으킨 윤금이 사건 말이다. 이 사건과 그 여파를 살펴봄으로써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다가설 수 있었다. 살해당한 한 여성의 형상이 어떻게 그리고 왜 억압받는 민족의 그토록 강력한 상징이 되었을까? 또한 이 현상은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주한미군을 바라보는 성공적인 민족주의 프레임을 출현시키고 “개인의 일대기를 사회적 텍스트로 탈바꿈”하게 했을까?
--- pp.117~118

사회가 전에 없이 풍요로워지자 기지촌 공간도 크게 바뀌었다. 이제는 한국 여성 대신 외국인 여성이 미군 클럽에서 일한다. 이는 오늘날 세계 경제에서 한국이 맡은 역할이 급격하게 바뀌었음을 징후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은 자본주의적 착취 영역을 더욱 확장했고, 한국을 매력적 정착지로 여기는 이주민들의 잉여노동을 뽑아내고 있다. 그리하여 기지촌에서는 이제 필리핀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온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다양한 인종과 사회적 배경을 가진 미군과 어울린다.
--- pp.144~145

사기당해 한국으로 인신매매된 라켈과 에밀리 이야기는 여성이 한국에 머물면서 미군에게 접대하도록 만드는 복합적 상황과 사회적 압력을 돌아보게 한다. 가족으로서의 의무(고향에 돈을 송금해야 한다는 압박), 인천공항으로 오는 길에 진 많은 빚, 승산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벌고 싶다는 욕망은 모두 수많은 필리핀인이 미군 클럽에 있게 만드는 요인이다. 여성들이 클럽 사장과 맺은 계약 의무를 다하려 클럽에 남게 되면, 얼마 안 가 밀실 공포증을 불러일으키는 환경을 맞닥뜨리게 된다. 이들은 기지촌을 거의 떠나지 않는다. 일주일에 6~7일을 클럽에서 일하다 보니 다른 곳을 둘러볼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클럽 사장과 클럽에서 사람을 관리하는 나이 든 여성 외에 다른 한국인은 거의 만날 수 없다. 이들이 주로 사회적 관계를 맺는 대상은 미군 관계자나 다른 이주노동자이며, 더 나은 삶을 위한 이들의 비전과 희망은 클럽 근무시간에 만나는 미군에 달린 경우가 많다.
--- pp.172~173

나는 이태원을 장소 형성(place-making)이 계속 이뤄지는 곳으로 이해하고자 했다. 이곳에서는 현지인과 외지인 행위자들이 항해할 새로운 영역이 만들어진다. (……) 이태원의 상징성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면, 이태원을 상상된 지형으로 유지해주는 유일한 요소는 모든 행위자가 공통으로 가진 ‘좋은 시간’이라는 모호한 개념일 것이다. 이태원 서스펜스는 사람들이 일상적 삶에서 떨어져 부유하게 하는 지형을 만들고, 남성성을 겨룰 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형제애가 움트는 여지도 마련한다. (……) 때로는 장난스럽게, 때로는 진지하게 정체성이 은폐되고, 충돌하고, 섞이면서 일시적으로 차이가 지워지는 이태원은 일상에서 절대 만날 수 없는 이들과 관계 맺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대치 못한 입구이자 출구가 된다. 또한 방문객들은 미군과 함께 파티를 즐기고 싶다는 기대를 안고 이태원에 오지만, 대신 콜롬비아인 이주노동자, 한국인 트랜스젠더 성노동자, 나이지리아인 상인과 어울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에서도 이태원 서스펜스가 발생한다. 오늘날 이태원은 먼 곳에서 위세를 떨치는 미국으로 희망과 욕망을 이관하기보다, 찰나와 같은 현재 서울의 특정 지형 내에서 성애적 소비와 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약속한다.
--- pp.220~221

민호가 내게 말했다. “저것 좀 봐요. 여기 오는 한국 여자들은 그저 외국 남자랑 섹스하려는 생각뿐이에요. 수치스럽네요.” 그는 자신의 말에서 아무런 모순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민호의 말은 내가 현장 조사에서 나눈 많은 비슷한 대화의 핵심을 겨냥했다. 내가 만난 많은 한국인들은 홍대에서 시작된 한국 여성과 서양 남성 간의 정사에 눈살을 찌푸렸다. 젊은 한국 남성들은 ‘망신’이나 ‘수치’ 같은 센 단어를 쓰곤 했다.
--- p.241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의 군인들에 대해 태도를 바꾸었다. 이를 다층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민족, 지역, 세계 질서의 변화를 폭넓게 살피면서 동시에 서구의 행위자와 다른 행위자의 일상적 접촉이 어떤 파장을 일으켰는지 알아야 한다. 한미관계와 주한미군의 앞날에 어떤 어려움이 놓여 있는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비교적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한국에서 미국의 패권이 난공불락이던 시절은 갔다는 점이다. 미군이 한국 땅에 불러일으킨 폭력적 유산, 위험한 상상, 애증이 엇갈리는 만남은 앞으로도 수년간 이와 관련한 모든 이들을 따라다니리라고 감히 예측해본다.
--- pp.281~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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