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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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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포옹 (큰글자도서)
[도서] 고요한 포옹 (큰글자도서)
박연준 저 마음산책
0% 27,000
고요한 포옹 (큰글자도서)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356g | 133*201*20mm
ISBN13 9788960908086
ISBN10 8960908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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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당신의 틈새까지 안아주는 마음으로] 박연준 시인의 신작 산문집. 제목처럼 가만히 타인과 나의 실패를 품으려는 다정한 문장들이 조금씩 다가와 쓰다듬으며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자꾸만 먹게 만든다. 그 마음이 서로에게 깃들어 사랑으로 물들어 포옹을 건넬 상상으로 행복해지는 책. - 에세이 PD 이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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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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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태어나기도 전에 세상을 지나치게 의식한다. 태어난 후에도 스스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친다. 내 앞의 나, 그 앞의 나…… 수많은 자신이 일렬로 서 있어도 알아보지 못한다. 남의 몸을 빌려 사는 듯, 그렇게 산다. 방법은 없다. 본인이 스스로를 알아봐야 한다. 이게 나구나, 이렇게 태어난 게 나구나, 받아들여야 한다.
--- pp.43~44

냇물이 흘러 강으로 가려는 속성, 강물이 흘러 바다로 가려는 속성에는 치우침이나 비틀린 노력이 없다. 무얼 하고 싶은 마음, 어떻게 살고 싶다는 마음은 자연스레 태어나도록 이끄는 게 좋다.
--- pp.69~70

만개하기 전 꽃망울이 맺힌 벚나무를 열 걸음 떨어져서 본 적 있는가? 그때 벚나무는 간질간질, 분홍 재채기를 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저기서 벚나무들이 본격적으로 재채기를 하기 시작한다면! 분홍을 밀어낸 흰빛이 화사하게 터져 나올 게다.
--- p.90

세상을 향해 답을 구하지 말아야 한다. 오직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쉽게 답을 찾고 싶지 않다. 세상에 숙련되고 싶지 않다. 단련할 수 있을 뿐. 더듬더듬 쓰고 천천히 생각해보겠다.
--- p.99

그땐 우리의 찬란함을 몰랐다. 술과의 거래에서 매일 살아 돌아오며, 읽고 쓰고 사랑하고 이별하는 우리의 싱그러움을 몰랐다. 우리는 스스로를 ‘창피함과 괴로움으로 일그러진 괴물’이라고 생각했다. 자주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 부끄러움을 느끼는 괴물이라니, 그런 건 이미 괴물일 리 없는데 자책으로 낮과 밤을 보냈다.
--- p.147

밤에 혼자 깨어 있다는 건 세상에 혼자 남아 있는 일과 비슷하다. 오롯이 혼자가 되는 이 순간을 좋아한다. 어딘가에는 이렇게 혼자 남아, 밤을 지키는 자가 많을 테다. 옆에 식구들의 평온한 잠이 있기에 안도할 수 있는 밤. 밤의 문지기를 자처하여, 고독과 고요를 곁에 앉히는 시간이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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