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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눈이 되고 눈사람이 되고 지나친 사람이 되고

파란시선-0125이동
이미화 | 파란 | 2023년 04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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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55쪽 | 128*208*20mm
ISBN13 9791191897531
ISBN10 1191897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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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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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나는 나를 몰랐을 거예요

내가 나를 처음 알게 된 때는 아마도 울음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 울음이 바깥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 안쪽을 흔든다는 것을 알았을 거예요

반대로 웃음은 타인으로부터 배웠을 것이고요
울음을 울 때는 내가 내 옆에 있는 것 같고
웃을 때는 타인이 내 옆에 있는 것 같으니까요

이런, 내 울음은 버릇이 없군요
웃음은 늘 가리는 방법이 있었지만
돌아서서 웃을 수 있지만
울음은 돌아서서 울어도 감춰지지가 않아요

나는 다른 사람보다도
나를 몰라요
계속 타인의 질문을 돌고 있으니까요

그럴 땐,
그네를 밀어 줘요
민 거리만큼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까요
갈 때도 올 때도 뒷모습이지만
그네에서 내리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고요한 정점이 될 테니까요

나는 나에게 외면받은 적이 있어요
그럴 땐,
자두를 먹고
살구의 맛을 이야기해요

그날은 비행기가 나비가 물고기가
점점 작아지며
나를 모르는 체했어요
말하지 않는 건 아무것도 아닌 걸까요
아무리 말을 되삼켜도 나는 점점 뚱뚱해지지 않고
겉모습이 말라 가는 사람이 됩니다

나는 내가 아는 사람이라고
여전히 믿어요
---「나는, 내가 아는 사람」중에서

굿바이, 안녕? 너는 아프리카에서 인사하고 나는 아시아에서 인사를 한다 너는 뺨에 침을 뱉어 인사를 하고 나는 코를 두 번 부딪쳐 인사를 한다

벌새는 공중을 모아 인사를 하고 바람은 강물의 손을 빌려 와 인사를 한다 새들은 계절로 안녕의 부리를 잰다

우리는 모두 다른 모양의 단추, 너는 단추를 보고 인사하고 나는 단추를 만진다 세상의 단추들은 섞이는 걸 좋아한다 인사는 나보다 먼저 와서 이름을 푼다 잠긴 이름들이 수챗구멍으로 흘러간다

썩은 이빨로 안녕? 이불을 덮고 안녕?

난 아직 너의 인사를 몰라 웁살라, 떠도는 종족의 인사를 빌려 와 우리는 얼굴을 섞는다 소름이 돋을 때까지

미끄러지는 것만 상상하면 인사가 나왔다 안녕안녕안녕 너는 단추를 본다 인사인지 이별인지 몰라 안녕안녕안녕 목구멍이 무거웠다 깃털만 한 날들이었다 그런 날은 빈 수화기를 들고 수신음에 자꾸 인사를 했다

미지의 고개 쪽을 향해 안녕? 우리의 인사들은 군조(群鳥)를 이뤘다

숲으로 들어가는 날에는 낮게 엎드려 눈을 반짝이는 인사법을 사용했다 우린 어두운 인사법을 몰랐다 바람은 그런 의도의 안쪽에만 불었다

안녕, 인사가 동난 몸으로
활짝 열려진 이름으로, 붉은 혀로 인사를 하자
---「세상의 인사들」중에서

비탈진 곳에 서 있었다
그때 나의 절반에서 딱 한 눈금 더한 무게로 서 있었다

나는 비스듬했지만
비스듬한 사람이 아니었다

딱 한 눈금 벋어 난 절반의 바깥을 견디고 있다
절반의 나뭇잎을 먹어 치우고 추워지는 벌레들처럼
나뭇가지에 앉은 새들이
공중으로 후드득 떨어지듯

절반은 늘 자유롭고
언제든 이쪽이나 저쪽이 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우리는 딱 한 눈금에 시달린다
한 눈금은 절반보다 더 자유롭거나
뚜렷한 자의식을 도려낼 생각을 한다

기다렸던 기척이
절반의 기억을 뒤집어 놓듯
잠을 뒤척이는 일도
서 있다 발을 바꾸는 일도
절반을 넘나드는 눈금의 자의적 일탈,
절반이 흔들릴 때마다
깨어나는 절반

비탈길은 이미 알고 있다
언제나 극복할 수 있는 경사도가
주변 어디에나 있다는 것을

가파른 눈물, 평평한 한숨
이미 내 편을 떠난 웃음,
켜를 일으키는 물결의 무늬로 서 있는

누가 나의 무게를 묻는다면
갸웃하는 방향이라고 대답한다
---「나의 비탈진 중력」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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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화 시인의 복안(複眼)을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자연적인 재료로 구성된 오브제가 설치된 미술관에 들어선 듯하다. “창틀에 눈동자를 얹어 놓고 발성 연습”을 하는 작품이 있는 입구를 지나 천장을 올려다보면 어딘가에서 바람의 장송곡이 울려 퍼진다(「바람을 품다」). 과거의 ‘당신’은 지금 ‘나’의 ‘손’과 ‘입’을 움직이게 하는 사람이다. ‘당신’은 어둠을 재료 삼아 ‘나’의 현재의 삶에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연기를 피운다. “시차를 건너오는 몸의 귀환들이 똑딱거”리는 소리가 들리며(「어디로도 가닿지 않는 길」) “죽은 자의 혀를 잔등에 태우고” 오는 ‘낙타’는 ‘나’의 주변을 맴돈다(「하마다」). 이미지의 현재완료. 이미화 시인의 매혹적인 문법이다. 그녀가 설치한 작품은 자연주의와 초현실주의의 경계 어딘가에 놓인 듯 보인다. 아니 시다. 선과 색이 아닌 신체와 사유로 곡진하게 빚어진 시다. “세상의 등대들을 따라 선을 그으면/고래의 귀 모양”이 되는 것도(「고래의 환유」) “설레던 방을 잊는다는 건 너의 얼굴에서 내 눈을 빼는 것”도(「바람의 안쪽」) “바람의 주물을 떠 놓고 꽃의 형상”을 보는 것도 시다(「잠기는 표정들」). 이 미술관의 출구는 잘 보이지 않는다. 다만 지구처럼 종말을 향해 끊임없이 변형을 거듭하는 공간으로 우리는 던져질 뿐이다.

그런데 그녀가 ‘기다리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연속적인 망각. 이 시집에 전시된 ‘손’과 ‘입’은 어린 시절의 기억과 내면에 잠재된 기억들을 시적 언어로 환원시키는 동시에 사랑으로 진입시켜 주는 도구이다. “산종하는 기억들”을 가지고(「기흉」) “얼굴을 던져 몌별을” 하며(「얼굴의 체위」) ‘나’의 모습을 의연하게 복원시키는 모습에서 이 시집의 ‘방향’과 ‘모서리’가 무한으로 열리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결국 한 시절을 통과한 화자는 “가시를 뱉는 애인의 입에서 어린 내가 걸어” 나와(「발자국의 산란」) ‘열매들 속에 갑각류가 자라고’ 있는 것을 본다(「가로의 개념」).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엔’ 우리는 사랑하는(했던) 사람의 오브제가 될지도 모른다. “모든 빗소리는 두개골에 고여 있기 때문”이다(「분류법」).
- 정우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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