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인터뷰 촬영을 위해 김지수 기자를 처음 만났다. 카메라 앞이 불편하고 어색하던 내게 최대한 편하게 하라고 말하며 머리매무새를 고쳐 주는 그의 가벼운 손길에서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꼈다. 동시에 짧은 시간 촬영 현장을 장악하는 모습에서 ‘진정 프로구나’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당시 경험했던 기자로서의 프로다움과 함께 공존하는 섬세함과 배려가 나만의 주관적 느낌이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타고난 것이리라 생각했던 예상이 상당히 빗나간 것 또한 알 수 있었다. 그런 모습 이면에는 수없이 반복했던 훈련과 연습이 있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그리도 지독히 자신을 단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에, 우리는 그 모습을 보고 쉽게 타고난 것이라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어찌 보면 그런 성실과 노력도 재능이 아닐까 싶기는 하다. 그러나 저자는 힘든 상황에 놓였을 때 성실과 노력이 어떻게 발현되고 성장했는지를 보여 준다. 씨앗을 틔우고 무럭무럭 자라게 하는 자양분이 바로 꿈과 희망이었다는 것을…
보건의료 전문기자로서 만나는 많은 이에게 비추어지는 저자의 시선은 현실적이지만 다정하고 따뜻하다.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어찌 이리 한결같은 마음을 가질 수 있는지 놀랍지만, 곧 그것이 세상을 향한 저자의 시선이리라. 대학생 시절 이후 현재까지 한결같이 이어져 온 저자의 치열한 삶은 기자로서 능력과 성취를 가져왔으나, 그 과정 중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탓에 방전의 시간을 초래한다. 저자는 그 시간을 다시 이기고 일상으로 회복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 낸다. 그리고 독자인 우리도 함께 변화를 경험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항상 전력 질주해야 할 것 같고, 그렇게 하지 못하면 스스로 게으르고 무능하다고 자책하는 많은 이에게 말한다. 중간중간 쉼이 필요하다고. 또한 쉼이 있는 시간이 실패의 시간은 아니라고. 그러면서 열심히 치열하게 사는 삶뿐 아니라 언제, 어디서, 어떻게 쉼을 가져야 할지 질문을 던져 준다. 이는 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적용되겠지만, 누구에게든 공통적인 점은 충분하고 적절한 쉼은 이후 우리를 한 단계 더 발전하게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세상천지에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도 어느새 다양한 인연을 친구 또는 조력자로 만드는 모습을 보여 줬다. 진정성을 가지고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자신에게 무심했던 사람들도 변화해 힘을 보태 준다는 걸 확인시켜 줬다.
이 책은 세상을 좌충우돌 돌직구로 살아온 한 사람의 이야기다. 좌충우돌의 목표가 나를 더 발전시키고 주변을 따뜻하게 비추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면, 그런 좌충우돌은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자발적 쉼이 아니라 넘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과정보다는 결과로 답을 내는 세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하는 과정 자체가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은, 언제나 사람들과 세상에 다정한 시선을 보내는 저자의 마음이 전달됐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저자가 한 말을 인용한다.
“온 힘을 다해 사랑할 대상은 자기 자신입니다.”
- 정유숙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전 대한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
저자는 특유의 적극성으로 복지부에서 존재감이 매우 큰 기자였다. 그런 저자가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병을 극복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려는 자세에 한 번 더 놀랐다. 마음의 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저자의 이야기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
마음이 산산조각 나는 경험을 하신 적이 있나요? 저자는 안다. 겪어냈다. 거기에 멈추지 않고 기자라는 직업을 통해 아픈 사람들을 구하려 애썼다. 아픔이 또 찾아왔을 때 글을 쓰는 기쁨을 선물로 받았다고 한다. 산산조각 난 마음을 겪어본 사람만 줄 수 있는 생생한 위로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 백종우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회장, 경희의대 정신건강의학과)
보도국에서 함께 했던 저자는 늘 심연에서 진액을 퍼 올리듯 뉴스를 전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제3자의 시선으로 자신을 관조하며 내밀한 상처와 고통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원고를 읽고 난 후 햇빛 가득한 해변을 활개 치며 걷는 그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 용기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
- 맹찬형 (前 연합뉴스TV 보도국장)
저자는 ‘삶은 괴로움의 바다’라는 문장에서 위안을 얻는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쓴 책이 이렇게 재밌어도 되는 걸까. 화창한 봄과 혹독한 겨울을 오가는 문장을 읽다 보면, 가만히 이런 위로가 피어난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다들 그렇구나. 나도 살면 되는구나.’
- 조건희 (동아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