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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3

: 4부 1권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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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0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540쪽 | 134*194*35mm
ISBN13 9791130699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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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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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때문에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으며 한복은 걷기 시작한다. 부산 부둣가에서만 하더라도 목마르게 집이 그리웠다. 군중에 떠밀리며 고함 속에 파묻히면서 가슴은 가족과 집을 향해 일직선이었다. 낮 배였으니까 그렇게 서둘 필요가 없었는데 식전 신새벽부터 여관을 나와 선창가를 서성대며 요기하는 것도 잊은 채 선표 한 장을 보고 또 들여다보곤 했었다. 개찰이 시작되자 한복은 허둥지둥 초행자처럼 윤선에 올랐다.
---「귀향」중에서

놀러 온 친구라는 말 이외 일체 설명이 없었지만 서희가 모를 리 없었다. 그러나 아들 환국을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된 친구냐고 추궁하지 않았다. 의혹을 내색하지도 않았다. 이미 환국은 성인으로서 가장과도 같은 집안의 기둥이었다. 신중하고 책임감이 강하니까 선처하리라, 그 생각과 함께 서희는 아들을 존중했던 것이다. 한 가닥의 불안은 있었다. 이제는 이래라저래라 하기 어려워진 아들, 품 밖에 나가버린 아들에 대한 어미로서의 외로움도 있었다.
---「산사」중에서

노인이 되면 새벽잠이 없어진다. 젊은 사람들이 옅지만 달콤한 잠에 취하는 그런 시간 노인은 답답하고 외롭다. 금슬 좋은 아들 내외에 시샘을 한다는 오해를 받을까 봐 조심을 하면서도 담뱃대를 두드리게 되고 밭은기침을 하게 되고 측간을 들락날락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울컥 설움이 치민다. 늙어서 무력해지는 자신이 서글프고, 모두 잠들었는데 홀로 깨어 있다는 고독감 소외감은 지난 세월이 허망하다, 억울하다, 한스럽다, 그런 감정의 여울로 자신을 몰아넣게 되는 것이다.
---「사당패」중에서

판술네 집에서 나왔을 때 밖은 어두웠다. 인가가 드문드문한 들판 길을 홍이는 천천히 걷는다.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은 싱그럽고 풀 내음을 머금고 있었다. 어둠 속의 대지는 가슴에 와닿는 듯 답답하고 비좁게 느껴지는데 지평선 없는 공간은 한없이 허황하여 자신이 내던져진 듯 외로움을 안겨준다.
---「보상」중에서

효자동 거리를 지나가는 전주의 갑부 전윤경은 십 년 전에 비하여 별로 늙은 것 같지 않았다. 변했다면 금테 안경이 로이드 안경으로 바뀌었다는 것, 차림새가 수수하며 점잖은 신사로 보인다는 그 정도였다. 부친이 세상을 뜨고 명실공히 호주가 된 때문인지, 댄디즘하고는 손을 끊었는가. 대신 동행인 동년배의 좀 작은 듯한 사내는 요란했다.
---「남천택이란 사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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