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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20

: 5부 5권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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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0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56쪽 | 134*194*30mm
ISBN13 9791130699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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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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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야네가 말했고 휘는 밥을 먹다 말고 장모를 바라본다. 안쓰러워하는 눈빛이다. 아무리 괜찮다, 잘됐다 하기는 했으나 영광이 떠나간 일이 마음에 좋을 리는 없었다. 자식에게 버림받은 것 같은 기분이 눈곱만큼도 없다, 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사돈과 사위 보기가 민망한 것만은 사실이다. 영선은 코를 홀짝거리며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꾸역꾸역 입 속으로 밥을 밀어넣는다.
---「산은 말이 없고」중에서

인간을 습관의 동물이라고 한다. 어디 인간만이겠는가. 무릇 모든 생명에는 모두 습성이 있게 마련이다. 제각기 독특한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인간에게는 선악으로 구분 짓고 도덕이라는 균형을 정하는 이성이 있으며 영성에 대한 끝없는 갈증이 있다. 그것이 다른 생명들과 다른 점이다. 그러니 선악의 기준이 없는 다른 생명들은 본성을 감출 필요도, 본성을 간파할 필요도 없다. 있는 그대로, 허위가 없는 것이다.
---「운수불길」중에서

서희 역시 그런 식으로 남에게 말한 적은 없었다. 그는 자기 자신을 털어놓은 일도 없었고 자기가 부리는 아랫사람에게도 간단한 명령뿐 설교 같은 것 삶의 의미 같은 것 말하는 성미가 아니었다. 명희는 역력하게 변해 있는 서희 모습을 본다. 그것은 약화된 모습, 약화된 말의 내용이었다. 자식도 머리가 커지면 부모가 져주어야 한다는 말에서부터 그러했다. 길상의 구속에서부터 양현의 문제, 그리고 윤국은 최서희에게 결정타 같은 것이리란 생각을 명희도 했었다. 모성, 그것은 무엇일까? 명희는 견딜 수 없는 슬픔을 느낀다. 서희의 약화된 모습은 오히려 거대한 산같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동천」중에서

상가는 쓸쓸하지 않았다. 떠들썩하지는 않았으나 자식들이 많아서 아들 며느리, 딸 사위, 그리고 그의 자식들, 많았다. 아들 사위, 큰손자들, 그들이 노는 범위의 안면들도 적잖은 편이었고 이웃들도 많이 왔다. 그러나 애통해하는 사람은 없었다. 호상이기 때문이다. 오래 살아서 노쇠하기는 했으나 노망이 들지도 않았고 중풍이 들어서 똥오줌을 받아내지도 않았다. 여한 없이 살다 간 영팔노인, 부조로 막걸리통이나 들어왔고 독골에서는 팥죽을 쑤어왔으며 상가에서도 조문객 대접할 만큼의 음식을 장만했으니 요즘 같은 시국에는 조촐한 상가 풍경이라 할 수도 있었다.
---「졸업」중에서

그 순간 서희는 자신을 휘감은 쇠사슬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다음 순간 모녀는 부둥켜안았다. 이때 나루터에서는 읍내 갔다가 나룻배에서 내린 장연학이 둑길에서 만세를 부르고 춤을 추며 걷고 있었다.
---「빛 속으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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