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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염의 방 (큰글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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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염의 방
[도서] 푸른 수염의 방
홍선주 저 나비클럽
10% 13,500
푸른 수염의 방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210*290*20mm
ISBN13 9791191029758
ISBN10 119102975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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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는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잠시 고민해봤다. 하지만 그건 너무 가벼운 응징이었다. 이 정도 재력과 능력을 갖춘 놈이라면 어쩌면 비싼 변호사 하나 사서 빠져나갈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쉽게 끝내게 할 순 없었다. 놈에게도 똑같이 되갚아줘야 했다. 연수는 은수와 다른 여성들이 겪었던 죽음에 대한 공포를 놈도 맛보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더 지독하게 느끼도록 만들고 싶었다.
---「푸른 수염의 방」중에서

약을 먹게 된 건 조현병(調絃病) 때문이다.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만 해도 정신분열증이란 이름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명칭이 바뀌어서 요즘은 저렇게 부른다. 현악기의 줄을 조절해 음의 높이를 맞추는 것처럼 사람들은 정신의 줄을 연주하는데, 나는 그게 잘 안 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아프다고, 병에 걸렸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모르겠다. 난 아픈 곳이 없다. 내 정신이 여러 갈래로 갈라졌고 내가 그 줄을 제대로 연주하지 못한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나는 키가 작고 몸이 좀 왜소한 것 말고는 다른 사람들보다 똑똑하고 이해도 빠른 편이다.
---「G선상의 아리아」중에서

하지만 여학생은 거기에 더해 서늘한 무언가도 가지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은 알아채지 못했겠지만, 나에겐 보였다. 숙명과도 같은 외로움. 특별한 존재이기에 벗어날 수도, 떼어버릴 수도 없는 고독감이. 여학생은 무심하게 손을 뻗어 창가에 놓인 생수병을 집어들었다. 그대로 뚜껑을 열고 입을 대지 않은 채 물을 흘려 넣었다.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던 햇살이 여학생의 얼굴에 쏟아졌다. 입술에 남은 물기에 빛이 닿았다. 반짝. 그 순간, 묵직한 무언가가 내 명치를 때렸다.
---「연모」중에서

잔소리 많은 꼰대들의 말은 귀에 담지도 않고 흘려보낸다. 지금 내 직속 상사라 해도 회사를 그만두면 끝인 인연. 그러니 철저히 이익과 필요에 의해 관계를 맺고 끊는다. 도움 될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관계를 위해 노력하지도 않는다. 투여한 노력과 시간, 비용에 대비하여 최대한 뽑아내는 것이 곧 효율. 선웅에게 그것은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매력적인 가치였고, 워라밸이 중요한 직장에선 더더욱 사수해야 할 인생 모토였다.
---「최고의 인생 모토」중에서

작은 아이 하나가 어린이집 선생님 다리 뒤에 숨어서 여자를 바라봤다. 호기심이 가득한 눈망울이었다. 수줍게 모습을 드러낸 아이의 얼굴을 확인했을 때 여자는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자신이 살아오면서 본 아이 중 가장 예뻤다.
---「자라지 않는 아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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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미로 같은 인간의 내면을 밀도 있게 직조해내는 감각적인 이야기꾼
- 서미애 (추리소설가)
사이코패스 범죄자에게 복수하는 연극적 연출은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가해자의 시선까지 재구성하는 전이적인 상황극이 된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을 뒤바꾸고 피해자가 겪은 극한의 공포에 대한 심리적 전이는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치유를 수행한다.
- 박인성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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