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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조각사 애장판 4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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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0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648쪽 | 128*188*35mm
ISBN13 9791103326906
ISBN10 1103326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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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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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잉!
금 조각상이 눈을 뜨고 깨어났다. 조각상은 본능적으로 위드를 보았다. 아버지를 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기분이 좋기도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재질이 금이었고, 대작으로 생명이 부여되었으니 기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금 조각상이 황금으로 번쩍이는 누런 이를 드러내며 말했다.
“골골골골! 이름을, 저의 이름을 정해 주십시오.”
위드는 즉시 그의 이름을 지어 주었다.
“금인으로 하자.”
“금인. 금인. 골골골!”
금인이는 자신의 이름을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했다.
“어떤 적과도 함께 싸우겠습니다, 주인!”
위드는 절대적인 충복을 하나 얻은 것이다. 비록 파괴되면 생명을 잃어버린다는 조건이 달려 있지만, 죽지만 않는다면 최후의 순간까지도 충성심을 바치는 것이 조각품이었다.
--- p.70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동굴 안에서 식사를 마치고, 위드는 평소처럼 그릇을 챙기려고 했다.
달그락.
그런데 서윤이 갑자기 그릇을 먼저 채 가듯이 잡는 것이었다. 위드가 직접 제작하여 특별히 베르사 대륙에서 통용되는 돈의 그림이 새겨져 있는 나무 그릇을! 밥을 먹을 때에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서 특별히 파 놓은 그림이었다. 위드는 퍼뜩 고개를 들었다. 서윤의 투명한 눈동자가 그를 보고 있었다.
“…….”
위드는 가슴이 아파 왔다.
‘이런 식으로 내 소중한 그릇을 강탈해 가는구나. 역시 보는 눈은 있어 가지고.’
(……) 하지만 그것은 위드의 착각이었다. 서윤은 그릇을 자신의 것으로 챙기지 않았다. 말없이 들고 동굴 밖으로 나가서 눈으로 슥슥 문질렀다. 웅크리고 앉아 설거지를 하는 서윤! 매번 얻어먹기만 하였으니 나름대로 성의를 보이는 것이었다.
--- pp.318~319

“우리는 지금 중요한 전투를 앞두고 있다. 와일이, 와둘이, 와삼이, 와오이, 와육이, 와칠이, 금인이, 빙룡이에게 축복을 걸어 주도록 해.”
“예, 알겠습니다.”
위드는 조각품 생명체들의 이름을 일부러 하나하나 불러 주었다.
이 세심한 배려!
그러나 실제로는 이기심 많고 질투가 심한 생명체들이 삐치기 때문이었다.
‘어쩌자고 저런 것들을 만들어 놓아서.’
위드는 자신이 만든 조각품들을 볼 때마다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덜떨어진 지능! 음식에 대한 탐욕! 돈과 아이템에 대한 욕심!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부하들이었다. 하지만 조각품들도 어쩔 수 없었다. 자식은 부모를 닮는 법이다. 예술 스탯이 높아서 레벨은 비교적 높게 나오지만, 위드의 지혜나 지식은 현저하게 낮은 편이다. 그 덕분에 무식하고 단순한 놈들밖에 나오지 않았다.
--- pp.336~337

서윤은 하염없이 조각상을 바라보았다.
‘정말 잘 만든 조각상이다.’
표현이나 세밀함이, 돌로 만든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은은한 빛까지 발산하고 있는 조각상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얼굴은 웃고 있지만 조금이라도 서로를 더욱 깊이 안기 위해 애쓰는 모습. 가슴 깊이 정이 흐르게 만드는 조각상이었던 것이다.
‘이런 조각상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밖에 만들 수 없을 거야.’
서윤은 부러운 시선으로 조각상 옆에 잠들어 있는 위드를 보았다. 굉장히 다재다능한 사람이었다. 요리도 잘하고, 생존법도 뛰어나다. 한 푼이라도 더 벌고 아끼기 위해서 애쓰는 짠돌이.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쉽게 갖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었다.
따뜻한 마음.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위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동안 고생했더니 깜박 잠이 든 모양이군. 그녀는 아직 안 왔겠지? 커억!”
그러고는 서윤을 발견하고 귀신을 보기라도 한 듯이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는 것이었다. 몸까지 부들부들 떨었다.
--- pp.421~422

― 게임을 하다 보면 잠은 극복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요?”
― 게임에 완전히 몰입해서, 사냥을 하고 중요한 퀘스트를 완수하다 보면 졸리지 않습니다.
“예?”
― 처음에는 조금 졸릴 수도 있겠지만, 50시간이 넘으면 이때부터는 잠이 잘 안 옵니다. 그러다가 100시간을 넘으면 눈을 떴는지 감았는지도 모르지만, 분명히 사냥은 계속하고 있죠.
“…….”
― 잠을 자는 건지 게임을 하는 건지 구분도 안 되는 상황! 하지만 졸리거나 피곤하지도 않고 계속 이 상태를 이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204시간이나 게임을 하실 수 있었군요. 그게 플레이하실 수 있는 최대치인가 보죠?”
― 아니요. 그때 하필이면 마우스가 고장 나서…….
신혜민과 오주완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우리는 정상이야.’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피어났다. 이현 앞에서는 하루나 이틀 꼬박 날밤을 새우는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셈이다. 신혜민이 걱정을 가득 담아 물었다.
“그렇게 게임을 하실 때에 밥은 제대로 챙겨 드셨어요?”
― 아뇨. 집에 먹을 게 없어서…….
--- pp.5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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