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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520g | 152*210*21mm
ISBN13 978895224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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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침,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침대 안에서 흉측한 벌레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갑옷처럼 딱딱한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있었으며 고개를 조금 들자 활 모양의 각질의 선들에 의해 나누어진 약간 불룩한 배가 보였다. 이불은 언제고 흘러내릴 것처럼 간신히 걸쳐져 있었다. 몸뚱이에 비해 형편없이 가느다란 수많은 다리가 그의 눈앞에서 하릴없이 물결치고 있었다.
--- p.10

그는 갑자기 눈을 뜨고 “도대체 산다는 게 뭔지! 다 늙어서 얻은 평화가 겨우 이런 거라니!”라고 말했다.
--- p.80

그녀는 소파 위, 그의 옆에 앉아 그를 향해 고개를 숙인 채, 그가 늘 그녀를 음악 학교에 보내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는, 이런 불행한 일만 벌어지지 않았다면 지난 크리스마스에 모두에게 그 이야기를 할 참이었다는,-그런데 정말 크리스마스는 벌써 지나간 건가?-그 어떤 반대도 무릅쓸 생각이었다는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그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나면 누이동생은 감동해서 눈물을 쏟으리라. 그러면 그레고르는 그녀의 어깨까지 몸을 일으켜 그녀의 목덜미, 그녀가 가게에 나가고부터 목걸이나 칼라를 하지 않은 그 맨 목덜미에 입을 맞추리라.
--- p.93

“내보내야 해요! 그게 유일한 방법이에요, 아버지! 저게 오빠라는 생각은 버리셔야 해요. 저게 오빠라고 너무 오래 믿었기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된 거예요. 저게 어떻게 오빠일 수 있어요? 만일 저게 오빠라면 사람이 저런 짐승과 살 수 없다는 걸 벌써 알고 자기 발로 집을 나갔을 거예요. 그렇게 되면 우리에게 더 이상 오빠는 없었겠지요. 그래도 우리는 우리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을 거고 오빠에 대한 존경심은 간직할 수 있었겠지요. 그런데 이 짐승은 우리를 못살게 굴고 하숙인들도 쫓아내고 온 집을 독차지한 다음, 우리를 길바닥에서 지내게 만들려는 거예요.”
--- p.98

누군가 요제프 K를 모함한 것이 틀림없었다. 그는 자신이 그 어떤 나쁜 짓도 저지르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어느 날 아침 체포된 것이다.
--- p.112

“제게 일어났던 일은 제 개인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만일 그랬다면 이 사건 자체가 제게 별로 대단한 일이 아니므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일은 수많은 사람들을 향해 소송이 어떤 식으로 행해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징표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은 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그들을 위해서입니다.”
--- p.155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상식을 지키는 것이고 끝까지 필요한 것을 제대로 해내는 거야. 나는 늘 세상에 뛰어들려 했고 많은 것을 이루려 했으며 그러기 위해 결코 헐하지 않은 값을 치렀어. 그건 잘못된 것이었어. 이제 1년간 소송과 맞서면서 내가 아무것도 배운 게 없다는 걸 그들에게 보여줘야 하나? 정말 아둔한 한 인간으로서 사라져야 하나? 내가 사라진 뒤, 내가 소송이 시작됐을 때는 그것을 끝내려 했으며 이렇게 끝이 나는 마당에는 다시 그것을 시작하려 했던 자라고 사람들이 입방아를 찧게 만들어야만 하나? 나는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는 걸 원치 않아. 이 여행길에 이토록 과묵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작자들을 동반자로 붙여준 것, 내가 필요로 하는 말을 스스로에게 할 수 있게 해준 것은 고마운 일이야.’
--- p.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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