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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메다의 고양이

안드로메다의 고양이

리뷰 총점9.3 리뷰 26건 | 판매지수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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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396쪽 | 135*195*30mm
ISBN13 9791138479301
ISBN10 113847930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역시 여자 혼자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무조건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또 다른 사람들이 여러 명 건너가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나는 건너지 않는다……라는 자세로 살아가야 한다. 그러니까 내가 먼저 쥐라에게 연락할 마음 따위는 전혀 없었다. 도둑질하는 여자라는 것도 충분히 골치 아픈데, 심지어 여자를 때리는 은 목걸이 아저씨랑 같이 지내다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상종해봤자 이득이라곤 하나도 없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귀찮은 사건에 휘말릴 가능성이 더 높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것과는 별개로 쥐라에게는 관심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다. 상당히 예쁘기도 하고, 너무 어수룩한 점이 귀엽기도 하니까. 한 번쯤은 이야기를 해봐도 좋을지도 모른다.
--- pp.50~51

“절대로 불가능할 테지만…… 딱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까, 내 눈으로 직접 안드로메다은하를 보고 싶어.”
너무나 좋아하는 별 이야기가 나오자 활기가 넘쳐서 무의식중에 그런 말을 해버렸다. 실은 이것이야말로 나의 가장 큰 비밀── 어린 시절부터 쭉 진지하게 빌었던 소원이다. 우주선 창문 너머로 봐도 되고, 우주복의 어항 같은 헬멧 너머로 봐도 된다. 그저 내 눈으로 직접 저 우주 공간에서 빛나는 안드로메다은하를 볼 수만 있다면, 그 직후에 죽어도 나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나와 같은 꿈을 가진 사람은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고성능 망원경을 이용하면 뿌옇게 흐려진 그 모습은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사진으로 알려진 모습과는 전혀 달라서 하나도 아름답지 않다. 지구에서는 그 정도가 한계인 것이다.
--- pp.78~79

‘좋아. 뒷일은 될 대로 돼라.’
나는 운전석으로 이동해서 재빨리 그 안에 올라탔다.
“에르메스 씨! 뭐 하는 거예요? 구레 아저씨가 오면 혼날 텐데.”
“아냐, 안 혼나.”
“구레 아저씨는 이 차를 진짜로 아끼는걸요. 함부로 만지면…….”
“안 혼난다니까. 왜냐하면 그 녀석과 나는 이대로 얼굴도 안 마주칠 거니까.”
나는 안전벨트를 매고 핸들을 붙잡았다.
“이대로 도망치자. 쥐라.”
나는 처음으로 쥐라를 ‘쥐라’라고만 불렀다.
“정말로?”
“응, 정말로. 너를 그 남자에게 다시 보내진 않을 거야.”
자동차를 후진시키면서 핸들을 꺾자, 액셀을 너무 세게 밟았는지 타이어가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에르메스 씨, 운전할 줄 알아?”
“할 줄 아니까 탔지. 뭐, 실제로 운전하는 것은 거의 5년 만이지만.”
--- pp.143~144

“드디어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네. 야자키 루리 씨.”
심장을 세게 후려친 듯한 충격이 느껴졌다.
“시체를 내버려두고 도망치다니, 너도 참 인정머리 없는 녀석이구나.”
그 목소리의 주인은 분명히 고구레였다. 나는 필사적으로 용기를 내어 강한 말투로 물어봤다.
“그 전화를, 어떻게, 댁이 사용하고 있는 거야?”
“글쎄, 어떻게 했을까……? 조금만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을 텐데.”
“엄마한테 무슨 짓을 한 건 아니지?”
“글쎄, 어떻게 했을까……? 조금만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을 텐데.”
농담이라도 하려는 걸까. 똑같은 대사를 두 번 반복했다.
“아무튼 예의 물건을 돌려받지 않으면 우리도 곤란해지거든……. 루리야, 너 지금 어디 있니?”
그 남자가 친근한 말투로 내 이름을 불렀을 때. 좀 전에 먹은 저녁밥을 진짜로 게워낼 뻔했다.
--- p.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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