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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752쪽 | 770g | 137*203*34mm
ISBN13 9788954692106
ISBN10 895469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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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게시판이 있어요.” 홀리가 말했다. “맨 위층 미술실 맞은편에요. 게시판 이름은 ‘시크릿 플레이스’예요. 비밀이 있으면, 그러니까 부모님이 밉다거나 좋아하는 남자애가 있다거나 하면 그 내용을 카드에 적어서 붙여요.”
--- p.18

노란 단풍을 배경으로 뒤를 돌아보며 환하게 웃는 잘생긴 소년. 반짝이는 갈색 머리를 보이밴드 스타일로 내려 빗었고 숱 많은 눈썹은 바깥쪽이 처져서 강아지 같은 느낌을 주었다. 깨끗한 피부, 장밋빛 뺨, 광대뼈 위에 있는 약간의 주근깨. 죽지 않았다면 강인한 형태로 자랐을 턱. 눈과 코에 주름을 일으킨 밝은 미소. 조금은 건방지고 약간 사랑스럽고 풋풋한 모습. ‘젊다’는 말에서 떠오르는 모든 싱그러움이 거기 있었다. 여름의 낭만, 꼬마 동생의 영웅, 총알받이. 얼굴 아래, 소년이 입은 청색 티셔츠 위에는 책에서 오린 글자들을 붙여서 만든 문장이 있었다. 인질범의 몸값 요구 편지처럼 글자가 띄엄띄엄 배치되어 있었는데, 글자 자체는 여백 없이 바짝 아주 깔끔하게 오렸다.
난 누가 그 애를 죽였는지 알아.
--- pp.19~20

“크리스는 절대로 살인을 당할 것 같지 않은 아이였어요.”
“그래? 어째서?”
“모두가 그 애를 좋아했거든요. 우리 학교 학생 전부 다요. 아니라는 애들도 있었지만 그냥 특별해 보이고 싶거나 어쨌든 크리스하고 친해질 가능성이 없어서였어요. 컬름 학생들도 전부 크리스하고 친구가 되고 싶어 했어요. 제가 어쩌다 마주친 사람의 소행일 거라고 말한 게 그래서예요. 누구도 일부러 크리스를 노리지는 않았을 거예요.”
--- p.138

“사람들은 여자들이 바보처럼 떠들다가 비밀을 누설한다고 생각하지만 헛소리예요. 여자는 비밀을 잘 지켜요. 남자야말로 입을 못 다물어요.”
“시크릿 플레이스에는 누설된 비밀이 가득한데.”
“맞아요. 하지만 거기가 아니면 떠들지 않아요. 게시판의 목적이 바로 그거, 속을 털어놓는 거니까요.” 훌리한에게 다정한 시선. “게시판은 다양한 방식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크리스에 대해서 한마디만 해준다면? 중요한 걸로.”
홀리는 각오를 하듯 숨을 들이마시고 가슴을 부풀리더니 또렷하고 침착하게 말했다. “크리스는 못된 애였어요.”
--- p.201

작은 언덕 위 사이프러스나무 빈터에 달빛이 무엇에도 걸리는 일 없이 가득 쏟아졌다. 그들 셋이 서로 어깨를 대고 기대앉아서 까딱이는 이삭들 틈에 다리를 뻗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언뜻 머리 셋 달린 동물 같아서 나는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그들은 오래된 동상처럼 조용하고 매끈하고 하얗고 무표정했다. 우리를 바라보는 심연 같은 세 쌍의 눈. 우리는 웃음을 멈추었다.
--- p.642

“크리스라는 걸 알고도 흔들리지 않았어?”
“알고 나니까 더 그랬어요. 그때 비로소 저는 이해했어요. 그때까지는 잘못 알았어요. 멍청한 찌질이들, 제임스 길렌, 마커스 와일리, 그런 애들일 리 없었어요. 그 애들은 허접해요. 쓰레기예요. 허접한 건 희생물이 될 수 없어요. 좋은 거여야 해요.”
--- p.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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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매혹적인 이야기
- 길리언 플린 (평론가, 작가)
대단하다. 섬뜩하고, 놀랍고, 문장은 하얗게 타오른다.
- 스티븐 킹 (소설가)
프렌치는 인물 한 명 한 명을 잔인하도록 정확하게 묘사한다. 단검을 던져서 풍선을 터뜨리는 사람 같다. 그것이 〈시크릿 플레이스〉의 세계를 명료하고 다채롭게 한다.
- 레브 그로스먼
영악함, 미숙함, 저속함, 사악함이 다음 순간 깊고 심오한 비극으로 이어진다.
- 매릴린 스타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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