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주년 행사를 위하여 제작한 이 마차는 온통 역사와 이야기, 상징으로 채운 영국 역사의 타임캡슐이었다. 내부 장식으로 패칭 처리한 나무 리스트를 살펴보니 영국에서 발견한 청동기 시대 페리바이 보트, 범선 커티 사크, 제임스 쿡 선장의 인데버호, 존 해리슨이 시계를 위해 제조한 목재 기어, 뉴턴 경 집에 있던 사과나무, 셰익스피어의 뽕나무, 로버트 스콧 경의 1912년 남극 탐험 썰매 등 그야말로 영국 역사 속 나무의 총집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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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의 삼나무Lebanese Cedar는 우리말 구약 성경에서 ‘레바논의 백향목’이라고 번역되었다. 삼나무는 지중해 연안 페니키아 문명의 근거지 레바논의 최대 자원이었다. 이 자원 부국 페니키아가 서구 문명의 요람인 지중해 연안을 제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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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는 프랑스의 가로수 아래서 시를 쓰고, 슈베르트는 라임나무 아래서 위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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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집의 새 주인이 들이닥치는 순례객들을 감당치 못하여 뽕나무를 잘라 재목으로 팔아버렸다고 한다. 셰익스피어가 직접 심었다는 뽕나무의 가지를 꺾어 가는 여행객들에게 지쳐 아예 나무를 잘라버린 것이다. 1750년경, 얼추 셰익스피어 사후 150년이 지나서 일어난 사건이다. 그 재목을 인근 가구 제조업자가 구매하여 지금도 유명한 ‘셰익스피어 뽕나무 가구’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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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재에 실제 나무를 쓰는 브랜드가 있다. 롤스로이스, 벤틀리, 레인지로버를 비롯한 영국의 제조사들이다. 이탈리아의 마세라티도 그러하다. 롤스로이스와 마세라티는 마호가니, 로즈우드 등 열대 지역의 나무에다 북반구의 호두나무, 느릅나무까지 사용하고 있는데 임학 전공자들이나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롤스로이스에서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산 나무를 공부해도 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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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취향의 표현이 모든 시대의 예술이라 생각한다. 박경리 선생의 모습은 그의 느티나무 책상에서, 그 방을 돌아 나오며 눈에 뜨이던 원목 맞춤 책장에서, 직접 지휘하셨다는 손주 물놀이 공간과 돌담을 쌓은 데서 어른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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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를 꺾어 주는 것은 중국에서도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이별의 표현이다. ‘절류(折柳)’, 즉 버드나무를 꺾는 것은 사랑하는 이와 헤어진다는 한자말이다. 버드나무의 서정은 동서양이 다르지 않은데,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의 여주인공 데스데모나도 본인의 죽음을 예감하고 ‘버드나무’라는 옛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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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니의 그림 ‘큰 나무’는 고향 요크 셔의 나무다. 영국에서 유달리 큰 나무가 많은 지역, 호크니를 통 해 요크셔의 큰 나무를 보았다. 나무를 제대로 보는 법도 호크니에게 배웠다. 요크셔 영감님은 잎이 전부 떨어진 겨울에야 나무 의 제 모습이 보인다고 한다. 겨우내 ‘호크니의 시각’으로 잔가 지, 줄기까지 드러나는 벌거벗은 나무를 하나하나 보았다. 나무 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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