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분산 투자가 주식 투자의 정석이라고 생각한다. 주식의 전문가라는 분들도 모두 다 분산 투자를 강조한다. 한정된 몇몇 종목에 집중 투자를 할 경우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제임스 토빈(James Tobin) 예일대 교수의 말이 반박할 수 없는 진리처럼 여겨진다. 분산 투자를 해야 한다는 논리는 언뜻 보면 옳은 것 같지만, 바구니가 부실하다거나 또는 너무 많은 바구니에 달걀을 담다 보면 모든 바구니를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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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상장한 박셀바이오는 단기간에 10배 이상 상승하는 텐베거 종목이 되었다. 상승의 트리거는 간암 관련 치료제였다. 박셀바이오는 국내에서 간암이 완전 관해(寬解)되는 놀라운 결과를 모멘텀으로 해서 주가가 큰 상승을 했다. 즉, 암세 포가 완전히 사라지는 환자가 여럿 나왔던 것이다. 암세포의 완전 관해는 굉장히 파괴력이 있는 재료다. 박셀바이오의 간암치료제가 매출로 연결될 경우 놀라운 수준의 실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겨우 국내에서 임상 1상 정도가 진행 중이라면 앞으로 빨라도 최소한 몇 년이 지나야 매출로 연결될 수 있다. 주가를 끌어올렸던 재료가 현실화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면, 재료가 아무리 좋아도 그 주식은 매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주식은 재료가 엉터리는 아니어서 주가가 원위치까지 떨어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상당한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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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가 주식 펀드에 투자한다면, 나는 이전의 실적은 참고하지 않을 것이다. ‘평균에의 회귀’ 법칙을 믿기 때문이다. 대신에 수수료와 펀드 규모를 참조할 것이다. 어떤 한 분야에 특화된 펀드도 마찬가지다. 만약 인터넷 업종에 특화된 펀드를 찾는다면, 인터넷 관련 펀드 중에서 수수료와 펀드 규모를 비교할 것이고, 2차 전지 업종에 특화된 펀드를 찾는다면, 역시 2차 전지 관련 펀드 내에서 수수료와 펀드 규모를 비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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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플랫폼스(과거 페이스북)를 생각해보자. 인도나 아프리카 사람들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메타플랫폼스의 플랫폼을 많이 사용한다. 만약 메타플랫폼스가 산하 플랫폼 기업들을 통해 달러에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을 유통하면,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지역에까지 미국의 달러가 유통되는 효과가 있어서 달러의 저변이 더욱 확대되고, 달러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즉, 미국 정부는 연준에서 CBDC를 직접 만들어 유통하는 것보다는 스테이블코인을 유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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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달러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항상 곤란을 겪는 나라는 미국이 아니라 신흥국들이었다. 1970년대 빠르게 성장하던 남미의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는 급작스러운 미국의 금리 인상 때문에 국가 부도 사태를 맞았다. 1990년대에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자 아시아 국가들에서 달러가 빠져나갔고 우리도 IMF 외환위기를 맞았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나라들은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이었다. 미국 경제가 금리를 올리고 달러를 회수할 때마다 신흥국들은 항상 경제위기를 겪어왔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다를까? 다르기를 바라지만, 동시에 대비도 해야 한다. 신흥국들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빚을 늘려왔기 때문에 재정이 취약해진 상태다. 물론 선진국들도 대규모 양적 완화를 통해 재정이 취약해지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선진국들은 신흥국들보다는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많다. 더구나 동남아 국가들은 델타변이에 의한 감염 때문에 2021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생산 활동을 중단했었고, 수출의 중단에 따른 외환 사정의 악화를 염려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결론은 개인적으로 일정 수준의 달러를 보유하자는 것이다. 달러를 직접 보유할 수도 있고, 사실상 달러라고 할 수 있는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시가총액 1~5위 종목을 보유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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