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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140*210*30mm
ISBN13 9788954694100
ISBN10 895469410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집주인이 어두운 목소리로 이제 막 태어난 새끼 말을 저 들판에서 뛰게 해줄 수가 없습니다, 방사능비로 오염되었으니까요, 라고 말했을 때, 끊임없이 가랑비가 내리고 있음을 실감했다.

이 방사성물질로 인해 오염된 땅을 (최소한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은……실제로는 그런 느긋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긴 기간 동안) 인간은 원래 모습으로 되돌릴 수가 없다. 그렇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표정이, 불충분한 조명 아래 드러난 집주인의 상반신과 카메라를 받친 PD의 어깨를 바라보는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온다. 우리로 묶을 수 있다면, 그런 일을 우리가, 동시대의 인간들이 해버렸다.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복구할 수 없다……이런 생각에 충격을 받고 나는 노인의 울음소리를 냈던 것이다.
--- p.18

이제 우리의 ‘미래의 문’은 닫혔다, 그리고 우리의 지식은(특히 나의 지식 같은 건 별것 아니었지만 아무튼) 전부 죽고 만 것이다……
--- p.21

“그리운 시간으로부터 답장은 왔나요?/ 답장은 왔나요?/ 왔나요? 왔나요?/ 그리운 시간으로부터 답장은 왔나요?”
갑자기 가슴속에, 그때까지 소녀들의 노랫소리를 부드럽게 따라 움직이던 기억을 뒤엎는 듯한, 일흔을 넘은 늙은 여자의(그러니까 나의) 분노에 떠는 목소리가 끓어올랐다.
“그리운 시간으로부터 답장은 안 와!”
그 짜증은 바로 오빠를 향한 것이었다. (…) 죽은(살해당한?) 기 오빠를 이거 잘됐다는 듯 ‘그리운 시간의 섬’으로 보내버린 이후 오빠는 최소한 자기 소설에서는 단 한 번도 진심을 담은 진실한 편지를 쓰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상 ‘그리운 시간의 섬’에서 답장이 오지 않는 건 당연하지 않은가?
--- p.33

아빠는 아카리 오빠와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일이 없어진 것 같아요. 그건 아빠가 자기 자신과도 진지하게 이야기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 아닐까요? 아구이가 마음의 병이 있는 사람의 환상이라고 하더라도, 그 이야기를 아빠 자신이 소설에 썼으면서도 아카리 오빠를 향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겠다는 거니까. 아빠는 아카리 오빠가 태어났을 때도 그로 인해 자신이 어떻게 될지 생각하는 방식으로밖에 받아들이지 않은 건 아닐까요.
--- p.77

당신은 나라의 미래가 닫힌다 해도 자신은 나이가 들어 얼마 못 살 테니, 책의 지식만은 어떻게든 지닌 채로 죽자, 라고 말할 사람 아닌가요? 하지만 어떻게 그렇게까지 절망적인 모습을 보이게 됐을까. 나는 아사한테 그렇게 말해봤어요. 그런데 마키가 곧바로 답변을 했는데 아사도 나도 그렇겠다고, 네 말이 맞겠다고 맞장구를 치게 되었죠. 마키는 이렇게 말했어요.
‘저는 아빠 머릿속에 아카리 오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 p.80

할머니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사건은 아카리 오빠가 작곡한 피아노곡 카세트가 도착해 재생해봤더니 귓가에 남아 있던 ‘숲의 신비’의 음악이었던 일이다, 라고도 말씀하셨죠…… 그래서 저는 아카리 오빠와 둘이 시코쿠 숲에 살게 되면 우선 ‘숲의 신비’ 음악이 아카리 오빠의 몸에 전해지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어요. 그것이 다시 한번 아카리 오빠의 음악으로 표현되지 않을까요? 음악은 언어 가운데서도 가장 순수한 아카리 오빠 내면의 언어니까, 그 음악을 작곡하고 릿짱이 연주하게 되는 시간이 우리에게 온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 p.88

나는 어떤 후회의 감정과 함께 깨달았다. 그렇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아들에게 죽음이라는 숙제를 계속 내밀어왔던 것이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반복해서…… 그런데 이날 아들은 우리가 반복해온 뻔한 말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응답을 했다.
‘괜찮습니다! 저는 죽을 거니까요! 저는 곧 죽을 거니까 괜찮습니다!’
--- p.104

아빠는 자신의 가정을 기반으로 해서 개인적인 것부터 사회적인 것까지 소설로 써왔지요. 오랫동안 그렇게 하다보니 가끔 그 방식 자체를 변명하고 싶어지는 것으로 보여요. 예컨대 소설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라는 식, 즉 소설이라는 형식에 책임을 지우는 식으로 (…) 분명 소설가에게는 소설론적으로 살고 죽을 자유가 있겠지요. 하지만 아카리 오빠와 저는 지금 각자에게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삶’을 실감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희는 원칙적으로 아빠가 죽은 다음에도 살아남을 각오가 되어 있답니다.
--- pp.124~125

“저는 자신만은 파국을 혼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인식하지 않고 그 파국을 받아들일 각오중인 선생님의 작품과, 기 형과 하나와 고로 씨가 실제로 살고 죽은 파국을 검토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선생님 스스로가 자신이 앞으로 향하게 될 파국을 아마 보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저의 ‘파국 위원회’에 대한 보고가 성립되겠지요.”
--- pp.136~137

오빠, 지금은 우리 후기고령자야말로 우리 나름대로 기민한 삶의 방식을 취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더이상 시간이 없고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 점에서 기 오빠를 필두로 죽은 사람들이야말로 더 서둘렀을 것이고 (죽은 그 사람들이 살아 있는 동안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다고 하면) 그걸 받아들이는 태세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pp.196~197

기 주니어는 화를 냈다. 게다가 아카리도 비슷한 말을 이어갔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녹아내린 연료가 땅속에서 어떤 상태인지는 고사하고 그 위치조차 알려져 있지 않고, 오염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카타 원전은 재가동할 것 같고, 내셔널리즘은 아시아를 총체적으로 좀먹고 있어 헌법 수호도 위험하지요. 조코 선생님이 젊다 한들 어떻게 될 일이 아닙니다……”
“아빠는 곧 여든 살입니다. 저는 쉰 살이고 자립하지 못합니다. 마키는 우울증입니다.”
--- p.312

상처투성이인 나를 벌거벗기고,/ 당신이 따온 약초/ 기름을 발라주면서/ 어머니는 탄식했다./ 아이들이 듣고 있는 자리에서,/ 우리는 다시 살 수 없다고/ 말해도 되나?/ 그리고 어머니는 나에게/ 오랫동안 수수께끼가 될 말을 이어갔다./ 나는 다시 살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살 수 있다.

나라를 빼앗긴 동포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 마음을 공유하며 싸웠고/ 백혈병과도 싸웠던 친구가/ 만년에 연구 주제로 삼은 건/ 어떤 유의 예술가가 죽음을 앞에 두고 선택하는/ 표현과 삶의 방식의 스타일./ 그들은 평화로운 원숙함에 도달하지 못한다./ 전통을 거부하고 사회와의 조화를 거부하고/ 부정성의 한가운데에/ 홀로 꼿꼿이 선다. 그리고,/ 일찍이 없었던 독창성에 도달하는 이들이 있다……
--- pp.337~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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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 소설의 핵심은 그가 말했듯이 ‘다시 쓰기’에 있다. 자신의 소설과 인생 모두를 총체적으로 돌아보고 새롭게 해석하는 다시 쓰기의 과정을 통해 그의 소설은 폭력과 억압에 대해, 핵 공포의 시대에 대해, 그리고 대재난의 시대에 대해 성찰하고, 세계 전체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도달한다. 이 과정을 통해 그의 소설은 놀라운 갱신을 거듭해왔다. 그 장구한 작업이 마침내 『만년양식집』이라는 형태로 최후의 다시 쓰기에 도달했다. 이 마지막 순간을 나는 정말 오래도록 기다려왔다. 문학을 한다는 것은 단지 하나의 뛰어난 작품을 쓰는 데서 그치지 않으며, 결국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이전 작품을 포함한 작가 자신의 과거를 계승하고 또 배반하며 한 작가로서 완성되어나가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사실을 나는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을 읽으며 배웠다. 작가가 평생에 걸쳐 탐구한 주제가 새롭게 갱신되고, 그것을 통해 그의 지난 작업 전체가 새로운 가능성을 얻게 되는 이 경이로운 작업은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이 아니라면 만나기 쉽지 않은 종류의 것이다.
- 황인찬 (시인)
작품 전체에 감도는 이상한 박력은, 자신의 생애를 걸고 원전 사고나 그 후 일본의 상황에 대해 묻고 있는 데 있을 것이다.
- 시게사토 데츠야 (마이니치신문 논설위원)
고통스러운 가시투성이인 이 소설은 그저 깊이 감동할 수밖에 없는, 마음에 스며드는 매력을 담고 있다.
- 노자키 칸 (프랑스문학자)
오에만큼 절실하게 ‘3·11’에 대치한 문학인은 내가 아는 한 아무도 없다.
- 오사와 노부아키 (문예평론가)
재앙과 고뇌의 그림자에 뒤덮인 와중에도 생명을 이어갈 인류의 희망이 느껴진다.
- 요시무라 치아키 (아사히신문 기자)
여성들의 목소리를 빌려 표현되곤 하는 오에의 국가 비판은 남성 중심의 근대 국민국가 비판이기도 하다. 크고 작은 폭력이 자행되기 이전의 원초적 공간을 향한 지향성이 그 너머에 엿보인다. 오에의 소설들은 개인의 내면에 집착했던 근대소설을 넘어서려 하는 메타픽션이자 공동체 회복을 지향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 박유하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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