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과정에서 수월하게 꽃길만 걸은 개척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끝없이 사용자 경험을 ‘재정의(redefining)’하며 문제를 풀어냈더니, 어느 순간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시장 개척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 p.12
“토스는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가치 활동을 분석했다. 그 결과, “비즈니스의 목적은 고객을 창출하는 것이다”라는 미국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의 격언처럼, 새로울 것이 없어 보였던 송금 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고객을 창출했다. 서비스 플로우를 파악하기 위한 고객 여정 지도(customer journey map)를 그려 보면 토스가 고객의 ‘가치 잠식’되는 부문을 얼마나 줄였는지 더욱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 p.17
“토스의 성장통은 이때부터가 시작이었다. 토스는 간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사용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고 떠안아 사용자들이 증가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였다.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자본금도 그만큼 빨리 고갈되어 가고 있었다. 토스는 이러한 ‘캐시 버닝(Cash burning)’을 어떻게 이겨냈을까? 서현우 CSO는 인터뷰에서 토스가 겪은 성장의 변곡점을 이야기하며 허들을 넘어선 비결로 ‘윈-윈 전략’을 꼽았다.”
--- p.27
“그 과정에 왕도는 없었다. 처음엔 무작정 발로 뛰면서 한두 개 은행들을 설득시켰고, 그 은행들을 가지고 최대한 성장하면서 우리가 문제없다는 걸 증명해 냈고, 그 증명해 낸 결과들로 다시 또 설득하면서 은행을 다 우리 서비스에 붙인 것이다. 간편 송금을 전체 시중 은행에 연결하는 데 3년 걸렸다.”
--- p.31~32
“‘진짜로 고객을 생각하는 것’이다. 가까스로 은행을 연결해 서비스를 출시할 무렵, 우리가 고객에게 그때 선택받지 않았으면 사실 계속해서 혁신을 이어갈 수도 없었고 기업으로서도 생존할 수 없었을 거다. 그래서 고객의 어려움을 우리의 서비스로 해소하고, 고객의 눈높이에서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명확한 이해가 있었다. 아직까지도 모든 토스 팀원이 가지고 있는 DNA다.”
--- p.41
“인터넷 보급 이후 거리 제한 없이 정보가 연결되고 소통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가까이 있는 주민이나 동네의 연결이 의외로 소외되고 잊히는 것 같았다. 동네 주민들을 연결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다. 인터넷이 없던 시대에 이웃 주민과 활발히 이뤄지던 소통을 재건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p.51
“동네 범위 설정에 있어 시행착오도 있고 실패도 있었다. 처음엔 우리도 구 단위처럼 조금 큰 규모로 연결을 하려 했지만 사실 잘 활성화되지도 않았고 구의 경계에 거주하는 이용자는 구가 달라도 바로 길 하나 건너면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 않나. 그런 연결도 있다 보니 좀 더 가까운 동 단위를 설정하고 그 동을 벌집처럼 연결해서 정말 가까운 주민들끼리만 연결될 수 있게끔 기술적으로 구현했다. 그러니 확실히 활성화가 잘 됐다.”
--- p.53~54
“아예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는 이미 시도해 봤다. 그랬더니 갑자기 생긴 이 새로운 공간에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와 사용하는 그림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미 오프라인에서 익숙하게 쓰던 무언가의 매개체를 잡고 그것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게 더 현실성 있는 시도가 아니겠냐는 생각에 도달했다.”
--- p.80
“명함이라는 게 정확하게 인식이 안 되면 전화가 잘못 가고, 이메일이 잘못 가고 하는 문제가 된다. 그래서 엄청나게 정확해야 했다. 기술의 한계가 거기까지라면, 나머지를 정확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를 고민했던 것 같다.”
--- p.82
“일본이나 우리나라는 경제 인구의 단 3퍼센트 정도만 링크드인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문화적 차이에 기인한다. 링크드인을 통해 이직할 의향이 있다는 사실이 공공연하게 드러나는 것 자체를 한국 사회에서는 서로 불편해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최재호 대표는 처음에 왜 한국에서 링크드인은 잘 사용되지 않을까에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폐쇄적인 접근으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커리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다 서로 명함을 주고받는 한국의 비즈니스 문화에 주목하게 됐다.”
--- p.85
“오늘의집의 성공이 흥미로운 이유는 기술이 아니라 일상적인 것에서 가치를 창출해 종국에는 기존 서비스보다 높은 혁신을 이루어 냈다는 데 있다. 미국의 경영학자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Clayton M. Christensen)은 전자를 ‘존속적 혁신’ 후자를 ‘파괴적 혁신’이라고 지칭했다.”
--- p.112
“지금도 ‘모든 건 이용자로부터 시작하자’ 이런 말들을 많이 한다. 결국에는 오늘의집이라는 아이디어도 이용자 경험으로부터 시작이 됐다. 사실 나 자신이 첫 번째 이용자다.”
--- p.116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하는 것의 장점은 실제로 내가 그 문제에 대해서 어려움을 느끼고 그걸 이용자로서 굉장히 잘 알고 있기에 문제를 어떻게 풀면 좋을지에 대해서 고민만 잘하면 된다는 점이다.”
--- p.119
“결국 우리가 확인했던 건, 맨 처음 ‘나는 어떤 공간에서 살고 싶지?’, ‘내가 집을 어떻게 바꿔야 하지?’라고 생각했을 때, 그걸 미리 생각해 놓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시작부터 막힐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봤을 때 이 영역의 가장 첫 순서이기도 하고, 또 가장 많은 사람이 고민하는 영역이었다.”
--- p.125
“이용자가 실제로 온라인에서 어떤 물건을 구매한다는 건 사실 굉장히 많은 고민의 과정과 요소가 들어가 있다. 뭐라도 하나 되게 안 좋은 경험이 있으면 소비가 잘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수많은 의사 결정 포인트들에서 발생하는 고민을 잘 덜어주는 게 답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나름의 답이 찾아진 형태가 아닌가 싶다.”
--- p.134
“지금의 나 자신에게도 그렇고, 오늘의집 팀에서도 제일 많이, 여전히 이야기하는 문장이 있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라는 영화 〈인터스텔라〉 속 대사다. 우리 팀과 지난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오늘의집을 키워오면서 느낀 건, 정말 풀리지 않을 것 같던 문제들도 결국 하나둘씩 풀리고, 이게 정말 될까? 우리가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도전들이 결국엔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우리 팀도, 주변 업계에서도 공통적으로 경험한 일들이다.”
--- p.143
“왜 도둑이 빨래는 훔쳐 가지 않았을지 고민하다 보니 예전에 창업을 시도했던 모바일과 딜리버리, 여기에 서비스와 세탁을 잘 겸비하면 새로운 비즈니스가 나올 것 같았다. 그 생각으로 세탁 산업을 들여다보니 페인 포인트가 너무 많고 누구나 다 불편함을 갖고 있고, 수십 년 동안 너무 변화도 없는 산업이었다. 운명과 같이 끌림이 왔다.”
--- p.152
“세탁물마다 필요한 최적의 세탁 코스를 짜고, 세탁 이후 정갈하게 정리된 상태로 문 앞까지 세탁물을 배달하는 빨래 서비스는 고객 인식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이전에는 귀찮음으로 귀결되던 빨래가 어느덧 ‘정갈한 빨래와 마주하는 즐거운 경험’으로 바뀐 것이다. 이는 세탁 서비스라는 업을 단지 ‘더러워진 빨래의 세탁’으로 보던 관점에서 탈피했기에 가능했다.”
--- p.154
“즉, 이 모든 고객 경험이 너무나 공급자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고객의 경험에는 누구도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이 고객 경험을 맨 앞단인 ‘세탁물 맡기기’부터 끝단인 ‘찾는 것’까지 펼쳐보니 자연스럽게 이 세탁 과정 자체를 바꾸지 않고는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 p.157
“그동안 고객은 드라이와 빨래, 이 두 가지 중요한 주제를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야 했는데, 우리는 이걸 동시에 해소할 수 있어야 진짜 세탁 문제의 해결이라고 봤다.”
--- p.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