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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산다는 것

: 느림의 철학자 피에르 쌍소가 전하는 “서두르지 않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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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8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14g | 128*188*16mm
ISBN13 9791192788111
ISBN10 1192788117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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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삶은 내게 주어진 기회, 두 번 주어지지 않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삶이 우리에게 선물을 주기 때문에, 또 이상적으로 균형이 맞춰질 때 기쁨의 크기가 고통의 크기를 넘어서기 때문에 삶이 행운이라는 것은 아니다. 내가 삶을 행운이라 생각하는 이유는, 내가 지금 살아서 아침이면 햇빛을, 저녁이면 어둠을 만나는 행운을 매번 누리기 때문이고, 모든 사물이 본래의 광채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며, 희미하게 피어오르는 미소와 찡그린 얼굴에서 불만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세상이 나에게 말을 걸기 때문이다.
삶 자체는 파도처럼 일렁이며 넓게 펼쳐진다. 삶은 거친 돌풍이나 강물보다는 작고 섬세한 물방울과 같다. 우리를 구속하는 억센 힘이라기보다는 보드랍게 감싸주는 빛과 같다.
모든 인간에게 주어지는 삶이라는 특권을 핑계로 나는 나만의 공간을 원했고, 원했어야 했다. 아무도 없는 공간, 혹은 영원에 가까운 공간에 은거하거나 피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존재함으로써 발생하는 시간에 시달리고 싶지 않아서였다. 물론, 부정직할 수밖에 없는 온갖 제안을 해오며 내 공간을 차지하려는 사람들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의 제안에 반대하는 이유를 나는 이 짤막한 책에서 밝혔다. 나만의 속도에 맞추어, 더 정확히 말하면 운명의 여신이 나를 위해 미리 정해둔 속도에 맞추어 살아가도록 나를 내버려 두라고 그들에게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다.
--- 「머리말」 중에서

한가로이 걷는다는 것은 시간을 멈추는 게 아니라, 시간에 떼밀리지 않고 그 흐름에 순응한다는 뜻이다. 한가로이 걷기 위해서는 여유로움이 전제되어야 한다. 요컨대 목적지에 이르기 위해 세상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한가로이 거닐 때 우리는 물건들을 그저 구경할 뿐, 그 물건들을 반드시 사겠다는 욕심까지 부리지는 않는다.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조심스레 바라보지만 그들의 관심을 끌려고는 하지 않는다. 나는 분주한 도시에서도 느긋하게 천천히 한 걸음씩 내딛는 것을, 상품화된 사회에서도 순간의 경이로움을 맛보게 해주는 중요한 오브제라 생각하고 싶다. 한가로이 걷는 여인의 모습에서는 당당하면서도 유려한 면마저 엿보이고, 한가로이 걷는 남자의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호기심에 찬 신중한 눈빛은 총기로 번뜩인다. 둘 다 나에게는 즐겁게 관찰해보고 싶은 대상이다.
--- p.43

나에게 권태는 세상을 정직하게 활용하고, 내가 세상에게 다가가거나 반대로 세상에게서 벗어나, 세상을 더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서 세상을 다시 음미하는 수단이다.
앞으로 나는 활기찬 생명력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또 순수한 충동도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충동이 우리가 마땅히 따라야 하고 그러지 않는 것을 평가하는 유일한 기준이 아니라는 것만을 기억할 것이다. 따라서 나는 절제된 권태를 권하며, 일정한 거리를 두고서 어떤 편견도 없이 권태를 즐기라고 말해주고 싶다.
--- p.79-80

나는 포도밭을 보면 태양과 돌과 건조한 기후가 떠오른다. 물론 가뭄도 빼놓을 수 없다. 포도주를 마시면 때때로
목구멍이 불타는 것처럼 화끈거린다. 목구멍 너머까지 화끈거리는 데다 따가운 햇살까지 더해지면서 젊은이들은 그늘의 너그러움을 잊어버렸다. 그들의 얼굴은 처음에는 잉걸불처럼 저물어가는 햇살에, 다음에는 자신들이 들이켠 포도주라는 불덩이로 인해 벌겋게 달아오른다. 겉보기에도 시원하게 보이는 탓에 목구멍에 밀어 넣은 분홍빛 포도주 때문에 그들의 몸은 불꽃처럼 활활 타오른다. 그들은 온몸이 타는 듯한 더위를 느끼고, 그 살아있는 장작 전체를 짓누르는 듯한 고통을 기분 좋게 견딘다. 그렇게 온몸이 다갈색으로 변해서 잠을 잔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새벽까지 그렇게 견딘다.
--- p.141-142

공원에서 덤불 숲을 사이에 두고 기분 좋게 잠깐만이라도 대화를 나눠보라. 자갈길에서도 똑같은 매력을 맛볼 수 있다.
자갈길 덕분에 우리는 누군가 가까이 다가온다는 걸 예측할 수 있다. 그가 자갈을 밟으며 본의 아니게 소리를 내니까. 그런데 요즘 시청에서는 이런 자갈길을 아스팔트 길로 바꾸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발자국 소리가 존재감을 상실해가는 실정이다.
내가 부자여서 스위스에서 삶을 마칠 수 있다면 좋겠다. 바라건대, 나는 고통스럽게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순간적으로 꺼지는 불빛이었으면 좋겠다. 헌신적인 간호사가 매일 나를 휠체어에 태우고 산책을 시켜주면 좋겠다. 그리고 어느 날 저녁, 내가 저 호수와 맞은편 강변의 희미한 빛을 마지막으로 보는 것이라 확신할 수 있다면 좋겠다.
--- p.232

솔직히 말해서, 나도 하루에게 내 약속을 어기는 때가 있다. 밤에서, 꿈에서 벗어나기가 힘들 때가 그렇다. 시작이 어그러지면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시작하는 게 부끄럽다. 하지만 내일이면 또 다른 새벽이 어김없이 내게 찾아올 것이다.
내일 또 다른 하루가 태어날 것이다. 내일 나는 다시 견자(見者)가 될 것이다. 만물을 향해 손을 뻗고 계절의 바퀴를 돌릴 것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떤 계절이든 나에게는 마음에 들 것이다. 빛이 저물 때까지 나는 그 빛과 함께할 것이고, 밤이 새벽에 의해 찢겨나갈 때까지 밤과 함께할 것이다. 누더기를 걸친 이 세상에 왕의 옷을 입혀줄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내 내면에서 들끓는 진정한 충동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나는 세상에서 누더기를 벗겨낼 것이다.
내일 또다시 나는 아직 살아있는 존재라는 행운을 헤아려볼 것이다.
--- p.259∼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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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결혼 30주년을 맞아 아내와 함께 일주일간 프랑스 프로방스에 머물렀다. 매일 아침 길 건너 빵 굽는 냄새에 눈을 떴다. 작은 마을에 있는 장에 들러서 주전부리로 점심을 때우고, 파스타 면과 포도주를 사 들고 돌아와 함께 저녁을 지어 먹었다. 위스키나 소주를 단번에 입안으로 털어 넣는 게 아니라, ‘포도주잔을 얼굴 높이까지 치켜들어 전등불에 비추며 가만히 응시하다가 조심스레 마셨다.’ 이렇듯 프로방스에서는 시간과 삶을 불빛에 버무려 음미하는 느림이 가능했다.
피에르 쌍소는 도시에도 때론 마음껏 머물 수 있고 근심에 싸여 혼란스러워도 활기차게 걸을 수 있는 공간, 즉 ‘용도가 결정되지 않은 공간’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버트런드 러셀은 우리 모두 조금씩 게으르게 살면, 보다 많은 사람이 일할 기회를 얻는다고 주장했다. 러셀의 ‘게으름’과 쌍소의 ‘느림’은 모두 우리가 느긋하게 있을 때 가장 인간답다고 가르친다. 느림은 성격이 아니라 선택의 영역이란다. 고상하고 형이상학적인 권태나 무기력한 나태가 아니라 행복감에 젖어 한껏 하품할 수 있는 느림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즐겁게 권태로운 삶은 과연 어떤 삶일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쌍소의 답을 빌리자면,
“모데라토 칸타빌레, 절제를 넘어서 느리고 우아하게!”
-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왜 뜬금없이 이 책에서는 ‘느림’을 예찬하는 것일까? 무섭도록 빨리 변하는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그저 위로하려고 느림을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속도에 맞춰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서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사람들, 특히 SNS에 올라온 글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며 상대에게 아픔을 주는 사람들에 대한 따끔한 충고일 수 있다. 이런 성급한 반응에는 실수가 따르기 마련이다. 자칫하면 이른바 가짜뉴스에 휘둘리는 꼭두각시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실수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바로 ‘느림(lentuer)’이 필요하다. 느림의 어원인 letus에는 지금의 느림을 연상하는 ‘나태함’이란 뜻 이외에 ‘탄력적이고 유연함’이란 뜻이 있었다. 도형으로 말하면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다.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직선은 천편일률적이다. 하지만 곡선은 우아하고 다양하다. 곡선적인 삶은 여유로운 삶이며, 곧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삶이다.
- 강주헌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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