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이 년의 세월이 사람들의 물결을 타고 한꺼번에 뒤로 밀린다. 이십 이년 전, 캄보디아의 전 지역을 해방하고 마지막으로 프놈펜을 점령한 크메르 루즈는 프놈펜의 모든 시민을 소개疏開시켰다. 그렇게 해서 이 땅에 유토피아의 건설이 시작되었다고 타는 믿었다. 그런데 그 유토피아의 본 모습이 바로 이것, 절망이었다는 말인가. 그 평화는 잠시동안의 거짓된 평화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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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찍이 불교를 받아들였소 스스로를 정화하지 않으면 다음 세상에서 벌을 받게 된다고 배웠지요. 절대로 복수 같은 건 용납되지 않았소. 내가 받는 부당한 대우는 다 내 업의 결과이니까요. 주변의 여러 나라들, 특히 베트남이나 태국의 침략으로 괴로움을 겪으면서도 우리는 스스로를 정화해야 한다고, 그래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었던 거요. 불란서인들이 들어와 우리의 것을 빼앗아가고, 우리의 혼을 망쳐도 우리는 법어만을 외우고 있었고. 그런데 누군가가 그렇지 않다고 가르친 거요. 마음 속에 짓눌려 있는 진실을 말하라고, 우리의 미래를 우리가 책임질 수 있다고 말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