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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죽지 마세요

: 현직 교사인 《바보엄마》 최문정 작가의 리얼 교단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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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96g | 148*210*20mm
ISBN13 9791191215847
ISBN10 1191215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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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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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업무분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불공정성이다. 교사의 행정업무는 다양하고 복잡하다. 모든 업무를 다 겪어본 교사는 아무도 없다. 대충 업무강도를 짐작할 수는 있지만 정확히 모르니 공정한 분배가 힘들다. 언제나 업무가 심각하게 과다한 자리가 생겨버린다. 공정한 업무분장을 하려면 교장 · 교감이 학교 업무 전반에 대해 완벽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런 경우는 드물다.
*
학교에서 가장 바쁜 시기는 당연히 3월이다. 전입교사에게는 끔찍하게 힘든 한 달이기도 하다. 낯선 학교 분위기와 행정절차에 적응하기도 전에 해야 할 업무가 밀려든다. 기존에 근무하던 학교와는 행정절차가 달라 고경력 교사들도 전입하면 버벅거리기 일쑤다.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지만 이제 겨우 얼굴만 간신히 익힌 상태인 데다 온갖 잡무에 바쁜 기존 근무 교사에게 자꾸 질문하는 게 미안하기만 하다. 그래서 일의 진행이 느리니 퇴근도 늦다.
*
담임이 병가나 휴직을 사용하면 비담임 정교사 중 한 명이 담임을 떠안아야 한다. 비담임이었는데 담임을 맡으라고 하니 당연히 다들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교사의 거부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미혼의 건강한 교사는 그렇게 또다시 담임이 된다. 애 없고 아픈 데 없어 휴직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교사는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요즘에는 워낙 1학기 휴직 교사가 많아서인지 기간제 교사에게 담임을 맡기는 경우도 많다. 교육청에서 규정을 만들어서라도 교사들이 번갈아 담임 업무를 하게 해야만 한다. 그래야 이런저런 꼼수를 쓰는 사람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과 문제가 없어질 것이다. 강제로라도 번갈아 담임을 하게 만들지 않으면 학교 현장이 갈등으로 점점 더 엉망이 될 것이다.
*
외국 사립학교에 다녔던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정말 부러웠던 적이 있다. 우리나라 학교에 당장 들여와야 한다고 생각한 그 학교의 최대 장점은 바로 경찰과 정신과 의사가 학교에 상주한다는 점이다. 폭력 사건을 왜 교사에게 떠넘기는가? 학부모들이 원하는 대로 공정하게 처리하려면 경찰이 조사하고 판단하는 게 옳다. 학교폭력 사건은 하루도 빠짐없이 일어난다. 그러니 학교 전담 경찰이 학교에 상주하며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문제가 있는 학생 가운데는 정신과 치료가 시급한 학생이 많다. 즉, 교육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이 많다는 말이다.
*
교실에서 엎드려 하루 종일 잠만 자는 학생이 있었다. 상담을 하면서 ‘하루 한 시간만이라도 수업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권유했더니, 당장 다음 날 어머니가 학교로 찾아왔다.
“선생님, 한 달에 얼마나 버세요?”
의자에 앉자마자 다리를 꼬고 어머니가 내게 던진 첫 질문이었다. 나는 당황해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우리 동훈이는 한 달에 천 넘게 벌어요. 걔 앞으로 건물이 한 채 있거든요.”
나는 한마디도 끼어들지 않고 어머니가 말을 마치기만을 기다렸다. 눈빛이나 앉은 자세, 말투에 공격성이 가득했다. 흥분한 학부모를 상대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니까 앞으로 우리 동훈이한테 수업 시간에 잠을 자지 말라느니, 공부를 하라느니 하며 스트레스 주지 마세요. 선생님이 잘 모르나 본데요. 가난한 서민 자식이야 죽어라 공부해 대학 가서 취직해야 먹고살 수 있겠지만, 우리 동훈이는 아니거든요. 그깟 공부 안 해도 웬만한 대기업 다니는 것보다 많이 버는데, 왜 굳이 스트레스받으면서 공부하라고 해요? 어차피 대학은 외국으로 보내서 간판만 딸 거예요. 그러니까 수업 시간에 잠 자지 말라고 스트레스 주지 마세요. 또 그러시면 저, 가만히 안 있어요.”
*
학부모들이 학기 초에 하는 가장 흔한 질문이 있다.
“아이가 있으세요?”
이때는 대답하지 말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불만이 생기면 “아직 애가 없으셔서 이해하지 못하나 본데” 하거나 “자기 자식한테 신경 쓰느라 반 학생들에게는 신경을 못 쓰나 본데” 하며 트집을 잡기 때문이다.
부당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학부모들의 반응은 결국 똑같다.
“교사 자격이 없네.”
처음에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 일이 반복되면 ‘정말 그런가?’ 스스로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무력감에 우울해진다. 절대로 학부모의 억지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부당한 요구를 거부하는 행동이야말로 당신의 교사 자격을 증명한다.
*
“혹시 교감선생님한테 찍힐 만한 일이라도 있었어요? 마치 너 한번 당해봐라, 하고 업무를 몰아줬잖아요. 선생님을 미워하거나 싫어할 만한 사건이 있었던 거 아니에요?”
아니, 없었다. 교감과는 이전에 같은 학교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지만, 전혀 접점이 없었다. 스쳐 지나간 적은 있었겠지만,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이였다. 발령이 난 뒤, 업무분장 희망원을 제출하러 갔을 때 교감의 얼굴을 처음 제대로 봤다. 전입교사들 틈에 끼어 간단히 인사를 나눈 게 전부였다. 아무리 과거의 기억을 뒤져도 그게 다였다. 그래서 도대체, 왜 교감이 나에게 심각하리만큼 과다한 업무를 몰아주었는지 나는 아직도 이유를 모른다.
*
학부모들은 갑작스러운 아이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래서 슬퍼하는 게 아니라 분노한다. 아이의 죽음에 대해 책임질 사람을 찾는다. 담임이 바로 그 사람이다. 학부모들은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한 원망을 퍼부으며 담임을 공격한다. 교통안전지도를 하지 않아 아이가 자동차에 치였다고, 학교 옥상 문을 잠그지 않아 아이가 추락했다고, 가정불화나 교우관계 등의 문제를 털어놓을 만큼 친밀하지 못해 아이가 자살했다고, 담임이 신경을 써서 상담을 더 자주 했다면 죽지 않았을 거라고……. 그러다가 가끔은 담임을 고소하기도 한다.
*
무능력하지만 운 좋게 승진한 교장 · 교감은 업무에 대해 하나도 모르면서 트집을 잡기 바쁜 데다 전혀 쓸모없는 업무를 만들어내기 일쑤였으며, 모욕적인 언사를 써서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는 한심한 인간이었다. 시기와 질투로 똘똘 뭉쳐 사소한 일에도 날 깎아내리려 하는 동료 교사는 아부와 이간질의 달인으로, 은근슬쩍 자기 일을 떠넘기는 것도 모자라 성과는 가로채고 실수는 뒤집어씌우는 파렴치한 인간이었다.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는 같은 부서의 교사는 인간관계를 관리하느라 언제나 업무를 제시간에 마치지 못해 내가 마무리해야 했고, 어쩌다 제시간에 마감한 업무는 실수투성이여서 오히려 일을 더 만들어내는 신기한 재주가 있는 인간이었다. 학생과 학부모는 번갈아 가며 부당한 민원을 제기하고, 자신들의 민원을 들어주지 않으면 온갖 모욕과 협박을 일삼았다.
*
우울증 증상은 단순한 우울감만이 아니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우울증 증상은 자살 충동으로 인한 자살시도가 성공해서 죽는 것이 아니다. 우울증이 심각해지면 뇌가 손상되고, 인지능력 저하로 치매에 걸린다. 어쩌면 인지능력 저하는 인간의 본능일 수도 있다. 상처받아 고통스러운 기억마저 지우고 싶은, 마음속 깊이 숨겨진 본능 말이다. 기억상실을 일으켜서라도 살고 싶은 생존본능이 인지능력 저하를 일으키는 것 같다. 그렇게 우리의 마음은 살고 싶어서 기억을 지우고 눈물을 흘리는지도 모르겠다.
*
화가 났다. 내가 원해서 우울증에 걸린 것도 아닌데, 그저 아프다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하고 숨겨야만 한다는 것에 반발심이 들었다. 정신병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이 1년 6개월 넘게 정신과 치료를 받은 내 안에서도 꿈틀댄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누가 물어보면 당당히 말하기로 했다. 차라리 솔직한 것이 나에게도, 그들에게도 나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연극 따위는 하지 않기로 했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 내가 정신과에 대한 나쁜 편견을 없애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더할 것이다. 그렇게 절반쯤은 억지로, 절반쯤은 자발적으로 나는 정신과 치료를 커밍아웃했다. 이제는 누구에게라도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나는 ‘자살생존자’라고, 살아남은 내가 자랑스럽다고.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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