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흡인력을 지닌 열여섯 편의 작품을 한 권으로 만들면서 인생의 ‘단짠’을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지금 여기보다 더 먼 돈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데려가기를 바랍니다. 지난한 돈벌이를 견디는 분투의 기록, 어제보다 오늘 한 푼 더 행복해지기 위한 수고의 기록이 분명 여러분이 갖고 있는 돈에 대한 생각을 평소보다 멀리 보내줄 거예요. 그곳에서 더 많은 돈 이야기를 나눌 자리를 매만지며 기다리겠습니다.
---「프롤로그」중에서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면 ‘나이 들어 외로울 것’이라는 걱정을 많이 사는데, 이제 우리에게는 서로가 있다. 유독 지치는 날, 친구들이 선물해 준 냉장고를 보면 마음이 든든하다. 나를 아끼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날 받은 축하와 응원으로 앞으로 10년은 거뜬히 살아 낼 수 있을 것 같다. 기운이 다하면 또 잔치를 열어야지. 그땐 주머니 사정이 더욱 넉넉할 테니 청첩장에 ‘축의금은 정중히 사양합니다’라고 적을 것이다.
---「비혼주의자인 나, 축의금 회수를 선언하다」중에서
덕질로 인한 소비 생활의 실패를 인정하고, 뼈저린 후회를 동력 삼아서 돈을 허투루 쓰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게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고, ‘어피티’ 연금 강의도 듣고, 재테크 책을 보며 올웨더All Weather 투자 포트폴리오도 만들었다. 또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며 부수입을 만들어 과거에 쓴 돈을 만회하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독립을 최근에서야 하게 되었다. 물론 덕질을 하지 않았더라면 두 평 정도 더 넓은 곳에서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길었던 ‘과몰입 오타쿠’라는 챕터가 막을 내리고, 이제는 취미 생활로 아이돌을 사랑하는, 능동적이고 독립적인 행복의 방법을 배워 가고 있다.
---「케이팝 성공의 주역」중에서
돌아보면 내 인생의 시기에 따라 지갑을 기꺼이 여는 대상이 변해 왔다. 힘들게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퇴사를 결심하던 순간 칸에서 샀던 비치 타월, 퇴사를 축하하는 선물이라며 호기롭게 샀던 명품 가방, 외롭고 불안하던 스웨덴 유학 시절의 모카포트까지. 기쁜 마음으로 돈을 썼음에도 어떤 소비는 장렬히 실패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어떤 소비는 크게 성공해서 아주 오랜 기간 ‘애착템’이 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소비의 이면에는 내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더 있다. 바로 내가 산 물건들에 내가 살아온 나날들이 있고, 내가 했던 결심들이 있고, 내가 되고 싶었던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애물단지가 되어 버린 물건도, 애착템이 된 물건도 결국은 어느 계절 내게 큰 기쁨과 의미를 주었다는 사실 말이다.
---「남은 건 개털이지만 경험은 부자입니다」중에서
솔직히 나도 돈을 복사하고 싶었다. 부자가 되고 싶었다기보단, 세상의 열광 속에 소외되고 싶지 않다는 욕망이었다. 모두가 돈 복사 파티를 즐기는 동안 나만 하루하루를 성실히 노동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나에게 뒤늦게 파티의 달콤한 맛을 보여준 파트너가 루나였던 것이다. 짧게나마 나 또한 상상했으리라. 내가 아닌 내 돈이 돈을 벌어 오는 삶. 다만 파티는 끝물이었고, 파트너는 사기꾼이었다. 돈은 돈을 벌어 오지 못하고 그대로 집을 나갔다. 언제까지나 계속되는 파티는 없다. 그리고 비어 버린 잔고는 나에게 말한다. ‘일해서 버는 게 짱이다.’
---「님아, 그 코인을 사지 마오」중에서
‘나를 둘러싼 세계가 부서지는 순간’이 성장과 도약에 큰 자산으로 남는다는 사실, 그러나 지방 청소년들에게는 그런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현실을 이후에도 끊임없이 체감했다. 단지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지방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친구들의 삶을 관통하는 공통적인 문제의식이었다. 이런 문제의식을 오롯이 경험한 끝에, 나는 꿈 여행 장학이라는 실험을 시작하기로 했다. 지방 청소년과 수도권 청소년 간 존재하는 시야와 기회의 질적 차이, 더 나아가 경험의 양극화를 나만의 방식으로 균열 내 보고 싶었다.
---「나는 특별한 가치주에 투자한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