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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제곱이 되었다

시네마틱 노블-002이동
리뷰 총점9.7 리뷰 15건 | 판매지수 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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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128*188*15mm
ISBN13 9791193078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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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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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신 어른들은 말한다. 진짜 세계는 노바에 문두스 안에 없다고. 피와 살로 이루어진 리얼 월드에서의 삶만이 진짜라고. 그 증거로 학자들이나 유명하고 부유한 사람들은, 자기 아이들에게 리얼 월드에서의 삶을 가르친다고. 학교에서 엔트리 디바이스를 나누어 주고, 열 살밖에 안 된 아이들을 가짜 세계로 몰아넣는 것은 아동 학대라고.
---「전혜진, 처음으로 안녕, 마지막 안녕」중에서

하지만 노바에 문두스에서는 달랐다. 그들은 우리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시도해 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사랑받았다. 우리는 존중받았다. 노바에 문두스에서 우리는 노력한 만큼 무언가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런 것은 우리들의 리얼 월드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전혜진, 처음으로 안녕, 마지막 안녕」중에서

노바에 문두스의 세계에는 가난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이곳에서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보고, 외국어 단어를 많이 알아야 통과할 수 있는 던전에 들어가 아이템을 조달했다. 그 아이템으로 옷을 차려입고, 책을 사서 읽었다. 리얼 월드에서는 하지 못하는 공부를 이곳에서 다하고, 대학 입학시험 준비를 했다. 누군가는 이곳에서 의상을 디자인하거나 영상을 찍고, 그 수입으로 리얼 월드에서의 자기 자신을 부양했다.
---「전혜진, 처음으로 안녕, 마지막 안녕」중에서

그날, 우리 모두 처음으로 서로를 리얼 월드에서 만났다.
---「전혜진, 처음으로 안녕, 마지막 안녕」중에서

남편은 언어를 시대에 뒤떨어진, 비효율적이며 부정확한 도구라고 생각했다. 남편의 주장은 이랬다. ‘널 사랑해’라는 언어적 표현은 어떤 표정을 짓는지, 어떤 어조를 싣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띈다. 그리고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상대방의 표정과 어조를 읽는 데 실패한다. 반면 감정 동조 장치를 사용하면 절대 오해가 생길 일이 없다. 반면 언어학자로서 언어에 대한 나의 믿음은 확고했다. 어쩌면 데이비드에 대한 사랑보다 굳건했는지도 모른다. 우리 인류는 남편의 금속 모자 없이도 지금까지 언어를 충분히 잘 사용하지 않았나?
---「양제열, 러브, 페어드」중에서

“사랑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세요. 엄마는 언어학자잖아요! 거기엔 상대방을 향한 갈망이 사랑의 정의로 나와 있지, 상대를 향한 질투심과 독점하고 싶은 마음은 나와 있지 않아요. 엄마, 제발 사랑의 정의를 보세요. 정의되지 않은 것을 보지 마시고요!”
---「양제열, 러브, 페어드」중에서

불행한 기억은 더 이상 누군가의 인생을 좌우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을 잊고 앞으로 향해 나아가며 좋은 기억을 끌어안으면 그뿐이었다.
---「김효인, Scene of the sea」중에서

메리는 심해의 발광하는 것들을 저장한다. (…) 그 외에는 무언가를 특별히 저장하지도 삭제하지도 않았다. 그저 시간이 흘러가게 두었다.
---「김효인, Scene of the sea」중에서

인간 세계에만 존재하는 나쁜 것들은 우주에 존재하는 항성의 수만큼 많고 많지만, 그중 으뜸은 ‘소유’가 아닐까. 지극히 최근에 태어나 놀랍도록 빠른 속도로 자리 잡은 이 개념을, 인간 들은 땅과 하늘과 돌멩이와 꽃과 나무는 물론 움직이는 동물과 인간 자신에 이르기까지 적용한 뒤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여겼다. 인간이 겪는 문제의 대부분이 이를 둘러싸고 발생한다.
---「오정연, 끝의 이야기」중에서

하나가 웃자 뺨 한복판 광대뼈 부근에서 깊은 우물처럼 패였다. 서늘한 저녁이 쌀쌀한 밤으로 이어지기 전에 보금자리로 돌아가 하나와 함께 누울 생각에 도도는 기뻤다. 살아 있는 한, 인 간의 육체는 따뜻할 테니까. 그러니까 웃으며 인사할 수 있다.
---「오정연, 끝의 이야기」중에서

“정말요? 그럼 당신은, 외계 생명체가 있는 덴 어떤 곳이길 바라요?” 최가 모니터에서 완전히 고개를 돌려 말했다. “이왕이면, 피클보다 스파게티가 맛있었으면 해요. 여기는 그 반대거든요. 그렇다고 피클이 맛있는 건 또 아니라서.”
---「김준녕, 피클보다 스파게티가 맛있는 천국」중에서

최는 희와 함께 그녀의 집으로 가는 순간이 꼭 외계 생명체를 찾아 떠난 우주여행과 같다고 생각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누군가와 대화하기 위해 무거운 짐을 챙겼고, 교통 규칙이 없는 우주처럼 서울 택시는 올림픽대로를 사방으로 가로지르며 중력 가속도를 충분히 느끼게 했다. 가본 적 없는 의정부 쪽으로 그는 가고 있었다. 멀리 연구실에서는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한 좌푯값을 실시간으로 계산하고 있었다.
---「김준녕, 피클보다 스파게티가 맛있는 천국」중에서

소연은 장례식 내내 울지 않았다. 그녀의 남편인 영우는 얼마 전 시한부 선고를 받고, LDL 시스템 속에서 꿈 같은 삶을, 아니, 실제 삶 같은 꿈을 꾼 후 임종했다. 시스템 속에선 최대 3일간 머무를 수 있었고, 그 짧은 기간 동안 영우가 남긴 꿈속의 삶은 대략 316일, 정확히는 315일 하고도 9시간 23분 51초였다. 소연 은 사흘간의 장례 후, 그 꿈이 담긴 접속기를 건네받았다. 우스웠다. 장례 기간 내내 설레기까지 했었다. 남편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이정하, 01000100」중에서

소연은 도망치듯 꿈에서 깼다. 한동안 현실의 방구석에 웅크 리고 있었다. 구석이 필요했다. 남편에 대한 믿을 만한 구석이. 어쩌면 모든 건 오해일지도 몰랐다. 다시 기기에 접속했다. 가 급적 지켜주고 싶었던 영우의 사생활들을 구석구석 야금야금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정하, 01000100」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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