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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와 들장미

릴리와 들장미

b판시선-06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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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42쪽 | 204g | 124*194*20mm
ISBN13 9791192986142
ISBN10 1192986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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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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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최초의 이주민 촌락 지신허로 들어가는 뚝방길
중국어로 계심하鷄心河로 쓰고 티진헤로 읽는 곳
사설 경비실이 들어서 있고 목줄에 매인 개가 날뛰며 짖었다
개 짖는 소리를 듣고 경비실에서 나온
더벅머리 러시아인이 사냥총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여긴 개인 소유의 땅이니 어서 돌아가시오
언제부터 그리됐습니까?
일 년 정도 됐소
가끔 관광객들이 찾아오지 않소?
오긴 오지요마는 땅 주인이 절대 출입시키지 말라 했시다

더벅머리는 손사래를 치고
하천에서 물을 길어다 먹는지 플라스틱 물통에
바가지가 떠 있었다
개 짖는 소리에 묻히는 한인 이주사
이젠 지신허도 밟지 못하는 땅이 되었다

경비실 너머 억새밭 아래 실개천
그 물을 먹고 자라난 나무와 풀꽃 하나하나에
신이 깃들어 있는데 더는 가지 못하는 지신허 들판에서
잠시 빛나는 얼굴을 보여준 실개천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돌아서며
정처 없는 발길을 돌릴 때
개 짖는 소리가 등짝에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실개천은 잠시 빛나는 얼굴을 보여주고」중에서

날은 저물고 진눈깨비가 털모자에
쌀알처럼 떨어지는 날은
어서 폴란드 이민자의 민박으로 가자
가서 폴란드식 생선국을 마시자

주인집 노파의 눈동자에 전쟁 때 죽은
아들의 사진이 비치고 페치카 장작이 액자의 유리에서 불탈 때
아들이 좋아했다는 생선국은 뼈가 녹아서 하나도 없다
아들이 녹아 있는 생선국

아무도 기다리지 않은 밤은 오고
노파는 아들의 전사 통지서를 보여주며
내가 죽은 아들을 닮았다고 했다
나는 한 그릇을 더 청해 먹으며 밤새
노파의 아들이 되어주었다
생선국을 세 그릇이나 비우며 트림을 하면서

죽음은 어디에나 있고
그렇게 되지 않았어야 할 일들은
반드시 그렇게 되고
---「이민자의 생선국」중에서

알마티 시립공동묘지 입구에서
조화를 사 들고 오솔길을 걸어갔다
그 방향이 내가 사는 세상에서 가장 먼 곳이었다
울타리에 둘러싸인 묘지에 나무 십자가가 세워져 있었다
“어머니는 여기 가족 묘지에 묻혔어”
릴리는 무덤 주위에 들장미를 심었다
국경 너머에 들장미가 핀다면
그게 모두 릴리가 심은 들장미 같았다
풀을 헤치고 묘역 안으로 들어섰을 때 묘비에 새겨진
릴리의 외조부와 외조모의 이름을 처음 보았다
그들에게는 육십 년 전 남한 출신의 망명자에게
시집간 딸을 흙에 묻힌 채 돌려받은 것이었다
릴리는 어머니에 대한 모든 것을 떠올리려는 듯
걸레에 물에 적셔 묵묵히 묘비를 닦았다
들장미는 아직 꽃을 피우지 않았지만
딸이 흙으로 돌아온 것만으로도 꽃을 피운 것 같았다
한 사람이 더 들어갈 수 있는 가장자리에도
들장미가 심겨 있었다
나는 릴리에게 장미 한 송이 주지 못했지만
그 자리에 들어가 묻히고 싶었다
---「릴리와 들장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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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훈의 시를 읽자니 눈물의 순도를 지닌 ‘팔면통 역전’(「고장 난 시계」)에 가고 싶다. 팔방으로 여덟 가지 고통(八面痛)을 견디는 초침은 높이 뛴다. 세계의 폭력을 절감하고 변방을 못 잊어 찾는 시적 진실이 그에겐 있다. “끝나지 않는 여행”(「나목은 알고 있다」)이 계속됨은 빼앗기고 잃고 다시 못 찾은 ‘나의 것’ 때문이다. “방금 차창을 스쳐 간 나목”에게 시는 통어(通語)한다. 디아스포라의 릴리와 들장미를 우리 시로 주체화하려는 세상의 언어로부터 가장 먼 곳을 떠도는 영혼은 무덤 옆의 “그 자리에 들어가 묻히고 싶”(「릴리와 들장미」)다. 그의 ‘칠면통’에 가서 눕고 싶다. 해방 공간에 비애를 남긴 백석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南新義州柳洞朴時逢方)」보다 더한 고독이 감히 정철훈에게 있다.
- 고형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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