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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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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48쪽 | 412g | 133*200*30mm
ISBN13 9788954697484
ISBN10 895469748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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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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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가장 불온하고 멋진 배신은 사랑이 아닐까. 사랑은 자유를 배신하고 법치주의를 배신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배신하고, 지속되기를 거부함으로써 사랑 자체를 배신한다. 사랑은 나 스스로 만든 환상을 깨뜨려서 나 자신까지도 배신한다. 사랑에서 환상을 깨는 것이 배신의 역할이다. 환상이 하나하나 깨지는 것이 바로 사랑이 완결되어가는 과정이라면, 사랑은 배신에 의해 완성되는 셈이다. 사랑은 환상으로 시작되며 모든 환상이 깨지고 난 뒤 그런데도 자기도 모르게 어느새 그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것을 깨달으면서 완성되고, 그러고도 끝난다.
--- p.9

마치 서로에게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처럼 심상하게 얽혀 짜여 있지만, 이 삶 속에서 누군가의 적이 되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한 건지도 모르는 일이다.
--- p.27

“무슨 생각 해?”
그 말을 하는데도 나는 두피와 뇌수의 접착이 헐거워진 듯 머릿속이 마구 덜컹거린다.
그가 낮게 대답한다.
“네가 병들었으면 하는 생각.”
다음 말은 더욱 느리게 흘러나온다.
“약해 보일 때만 네가 내 것 같아.”
“……”
--- p.49

사랑하게 되면 누구나 조금쯤은 마음에 드는 얼굴로 보인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얼굴이라는 것만으로 누구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의 얼굴이 마음에 들게 됐든지 마음에 드는 얼굴이라서 사랑하게 됐든지, 어쨌든 그 두 가지의 행복한 일치는 드문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마음에 드는 얼굴을 가졌다는 것은 순전히 우연이지만 행복한 일이다. 재미있는 말을 잘 해주는 애인도 있었지만 나는 그보다는 말없이 바라볼 때 기분이 좋아지는 애인 쪽에 더 마음이 끌린다. 말은 공허한 것이다. 듣기 좋은 사랑의 고백도 많이 하다보면 지킬 수 없는 맹세가 된다.
--- p.108

밤새 빗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아침이 되자 억지로 울음을 그친 아이처럼 하늘이 얼굴을 찌푸리고 있다. 남양주를 거의 벗어날 즈음 비가 걷히기 시작하더니 푸른 하늘이 다시 낯을 낸다. 지리한 장마 중간중간에 보이는 맑은 날씨는 아름답다. 곧 또다시 바람이 몰아치고 하늘이 어두워지리라는 불안함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 p.115

나쁜 인간을 자처하기만 하면 하기 곤란한 일은 적어진다. 누군가에게, 특히 나 자신에게 야박하고 거침없어지는 일은 때로 즐겁다. 희망과 환상을 뺏는 일은 분명히 악역이지만 최소한 거짓된 일은 아니다. 거기에 악역의 즐거움이 있다. 나는 남자를 쉽게 잊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물론 고통스럽다. 그러나 세상에 고통은 있게 마련이고, 나에게 그 고통이 오지 말란 법은 없다. 마침 지금 고통의 시간이 왔을 뿐이다. 머리 위의 구름처럼 시간이란 머무는 것 같지만 결국은 흘러가버리는 존재이다. 이 시간은 반드시 지나갈 것이고 다시 다른 시간이 머리 위에 드리워진다. 지나간다는 것을 알면 고통을 견디기가 조금은 나아진다. 이런 것을 두고 옛사람들은 세월이 못 고칠 병은 없다고 표현한 모양이다. 옛사람들 역시 알았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간다는 말은 고통스러운 시간이나 행복한 시간 모두에 해당된다. 행복한 시간도 흘러가버리는 한순간일 뿐이라는 사실이 고통스러운 사람에게는 행복을 놓친 데 대한 핑계가 되기도 한다.
--- p.134~135

사람은 언젠가는 떠난다. 그러니 당장 사람을 붙드는 것보다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훼손시키지 않고 보전하는 것이 더 낫다. 그것은 내가 끊임없이 사랑을 원하게 되는 비결이기도 하다. 사람은 떠나보내더라도 사랑은 간직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사랑을 할 수가 있다. 사랑에 환멸을 느껴버린다면 큰일이다. 삶이라는 상처를 덮어갈 소독된 거즈를 송두리째 잃어버리는 꼴이다.
--- p.147

사랑에 있어 사려 깊은 불안이나 비탄보다 철없이 행복을 먼저 취하는 것은 사랑에 대한 윤선의 능력이다. 이 감정이 사랑인지 아닌지, 상대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지 아닌지 따져보는 데에 사랑할 시간을 다 써버리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사랑은 누가 선물하는 것이 아니다. 저절로 오는 운명 따위는 더더욱 아니다. 사랑을 하고 안 하고는 취향이며 뜨겁게 사랑하는 것은 엄연한 능력이다.
--- p.148~149

운명적 사랑이나 특별한 존재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하는 나 같은 사람은 현실을 쉽게 받아들인다. 최상의 것을 찾아내려는 희망이나 적극성이 없기 때문에 누구라도 사랑할 수 있다. 단지 가능한 것에 대한 성실함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덕분에 나는 내게 허락되지 않았음이 분명한 행복을 추구하다가 절망하기보다는, 아예 그 행복에 의미를 두지 않는 쪽으로 생각해버리는 데에 익숙해져 있다.
--- p.165

거리라는 말. 거리를 두고 사랑한다고? ‘해와 달까지의 거리’말인가. 그렇다면 그것은 거리가 아니라 단절이다. ‘아득하면 되리라’고? 그것은 거짓 그리움이다. 그리우면 몸을 던져 달려가야 한다. 거기가 지구 끝이든 남자 화장실이든, 어머니 뱃속이든 그를 만날 수 있다면 어디든지!
--- p.241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캔맥주를 두 개쯤 마신 다음 내 침대에서 혼자 잠들고 싶다. 가볍게 살고 싶다. 아무렇게라는 건 아니다.
--- p.267

뒤돌아보기도 싫었고 서운해하기도 싫었다. 사람의 삶에 헤어짐이 수없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음을 완전히 부려놓을 수 있는 장소, 거기에서 영원히 멈출 만한 시간이란 없었다. 삶은 흘러가는 것이다. 그 흐름에 따라 주소를 옮기는 것뿐인데 일일이 헤어짐을 기억할 필요는 없다. 모든 사람은 끝을 향해서 가고 있다. 누군가 스톱워치를 누르고 묻는다. 괜찮아요? 아직은요. 자, 그럼 또 시작하죠. ……그러니 걸어갈 뿐이다. 아직은 괜찮다.
--- p.295~296

나는 사랑의 소모를 두려워했다. 마치 광합성으로 스스로 제 먹이를 만드는 녹색식물처럼, 햇빛을 받아들이고 물을 길어올려 자기 안에서 스스로 먹이를 만드는 사랑을 원했다. 내 몸속에서 혼자 사랑이라는 먹이를 만들고 그것을 먹으며 생존해가기를 말이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황량한 겨울 들판을 헤매며 타인을 찾아울부짖고 싶지는 않았다.
--- p.312

누구나 마지막 춤 상대가 되기를 원한다. 마지막 사랑이 되고싶어한다. 그러나 마지막이 언제 오는지 아는 사람이 누구인가.음악이 언제 끊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마지막 춤의 대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상대와의 춤을 즐기는 것이 마지막 춤을 추는 방법이다. 마지막 춤을 추자는 사람에게는 이렇게 대답하면 된다. 사랑은 배신에 의해 완성된다고.
--- p.317~318

그의 말이 맞다. 춤 상대가 누구든 무슨 상관인가. 춤을 즐기면 그만이다. 모든 게 다 마지막이다. 마지막 춤이 아닌 것은 없다. 그리고 또한 마지막 춤도 없다. 단지 춤뿐이다. 구석에서는 계속 딸꾹질 소리가 들려온다. 노래도 계속된다. 조수석의 남자는 여전히 내게 눈길을 던지고 그리고 차는 밤거리를 질주하고 있다. 나는 취했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 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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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은 ‘사랑의 책’에 춤이라는 상형문자를 써넣는 무용가이다. 사랑과 춤은 “가장 가깝게 합해지는 순간 가장 고독하게 분리되는 어떤 부조리한 동반”을 경험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합동인 도형이다. 또한 사람이 직접 움직여야 하는 의지적인 예술이라는 점에서도 사랑과 춤은 통한다. 사랑과 춤은 모두 무조건반사가 아닌 조건반사에 의한 행위이기에 어떤 인간이 주체인가에 따라 그 형질이 결정된다. 무엇보다도 춤은 움직이는 상태에서의 사랑을 보여주기에 사랑의 밀물과 썰물을 가장 가시적으로 표현한다. 사랑은 어떤 형태로도 찾아오기에 사랑의 춤 속에는 어떤 춤도 포함된다. 때문에 은희경이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에서 춘 사랑의 춤 또한 발레처럼 우아하기도 하고, 탱고처럼 정열적이기도 하며, 블루스처럼 육감적이기도 하고, 볼레로처럼 슬프기도 하며, 폴카처럼 경쾌하기도 하다.
- 김미현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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