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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512쪽 | 552g | 128*200*35mm
ISBN13 9791159319259
ISBN10 1159319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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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대기가 주제로 다루는 기이한 사건들은 194×년 오랑에서 발생했다. 일반적인 의견에 따르면, 흔히 볼 수 있는 경우에서 좀 벗어나는 사건치고는, 그것이 일어난 장소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언뜻 보기에 오랑은 사실 하나의 ‘평범한 도시’로서 알제리 해안에 면한 프랑스의 한 도청 소재지에 불과하다.
--- p.11

아닌 게 아니라 유행병이 수그러져가는 듯싶었다. 며칠 동안 사망자의 수는 불과 10여 명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병이 급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사망자의 수가 다시 30명으로 늘어난 날, 베르나르 리유는 “저들이 겁을 먹었소” 하며 지사가 내미는 전보 공문을 받아 읽었다. 전보에는 ‘페스트 사태를 선언하고 도시를 폐쇄하라’고 적혀 있었다.
--- p.98

타루는 잠시 의사를 보고 있다가 일어서서 무거운 걸음으로 문 앞까지 갔다. 리유도 그의 뒤를 따랐다. 의사가 이미 그의 곁에까지 갔을 때 자기 발등을 보고 있는 것 같던 타루가 리유에게 말했다.
“그 모든 것을 누가 가르쳐줬나요, 선생님?”
대답이 즉각적으로 나왔다.
“가난입니다.”
--- p.191

그렇게 되면 남겨두고 온 그 여자를 사랑하는 것도 거북해지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리유는 몸을 일으켜 세워 앉으며 무뚝뚝한 목소리로,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행복을 택하는 것이 부끄러울 게 무어냐고 말했다.
“그렇습니다.” 랑베르가 말했다.
“그러나 혼자만 행복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요.”
--- p.302

그때, 나는 깨달았습니다. 나야말로 나의 온 힘과 정신을 기울여 바로 그 페스트와 싸운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그 오랜 세월 동안 내가 끊임없이 페스트를 앓고 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 p.362

"또 시의 문에서 싸움이 붙었군요."
"이제는 끝난 모양입니다" 하고 리유가 말했다.
타루는, 절대로 끝나지 않았으며 아직도 희생자가 남아 있을 것이라고, 순서가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중얼거렸다.
"그럴지도 모르죠" 하고 의사가 대답했다. "그렇지만 말입니다. 나는 성인들보다는 패배자들에게 더 연대 의식을 느낍니다. 아마 나는 영웅주의라든가 성자 같은 것에는 취미가 없는 것 같아요.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그저 인간이 되겠다는 것입니다."
"그럼요, 우리는 같은 것을 추구하고 있어요. 다만 내가 야심이 덜할 뿐이죠."
--- p.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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