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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합본 (겨울 한정판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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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584쪽 | 720g | 135*200*35mm
ISBN13 9791193358207
ISBN10 1193358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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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미팅이라도 나가는 건가 싶을 정도로 한껏 멋을 낸 여성들이 무리 지어서, 모두 카운터 안쪽의 한 남성에게 열광하고 있었다. 아마도 남성은 편의점 직원인 듯했다. 파스텔 톤 핑크와 옅은 갈색이 어우러진 유니폼을 갖춰 입은 것을 보니 틀림없다. 하지만 그는 편의점 직원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미남이었고, 섹시함이라 불러 마땅한 무언가를 마구 뿜어 대고 있었다. 영화 촬영이라도 하는 건가? 기타큐슈가 촬영지로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기는 한데, 아무리 둘러봐도 촬영 팀은 보이지 않는다.
---「프롤로그」중에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랑도, 연애도 없다고 믿었다. 하지만 사랑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쭉 존재했고, 나에게도 연애 감정이라는 것이 찾아왔다. 미스미에게도, 쓰기에게도 사랑과 연애가 있었고 아마 온 세상에는 더 많이, 넘쳐나고 있을 터였다. 나도 언젠가는 사랑을 알게 될지 모른다. 사랑을 바라고, 놓치고, 울고, 웃고. 그러다 어느 순간 엄마와 아빠처럼 사랑을 손에 넣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은 먼 훗날, 아득한 미래의 일이겠지만.
---「사랑과 연애, 그리고 어드벤트 캘린더 쿠기」중에서

미쓰리는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주에루에게 웃으며 말했다. “물론 하고 싶은 일을 찾는다는 핑계로 너무 막연하게 사는 건 곤란하겠지. 꿈은 둘째 치더라도 한 사람의 인간으로 자립은 해야 하니까. 하지만 나는 그 애가 언젠간 좋아하는 일을 발견할 거라 믿어.”
---「크리스마스 광상곡」중에서

『2권』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좋은 일이야. 그건 정말 좋단다.” 시노에게, 그리고 미쓰에 스스로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 나이가 몇 살이든 사람을 좋아할 수 있어. 상대를 좋아하는 동안은 그 사람을 좋아하는 자신까지 좋아했으면 좋겠어. 그 사람을 소중히 여기면서, 그만큼 자기 자신도 아껴 주는 거야. 소중한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스스로가 되도록 노력하게 만드는 ‘좋아해’의 마음을 느끼면 그건 분명 행복일 거야. 부드럽고 따뜻한 목소리였다. 그 말을 들은 시노는 할머니가 근사한 ‘좋아해’의 마음을 갖게 되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저 점장님은 할머니가 스스로를 좋아하게 될 만큼 큰마음을 선물해 준 것이다. 진정으로 멋진 사랑은 나이가 몇 살이든 시작될 수 있고, 몇 살에 만나든 행복을 선사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시노는 깨달았다.
---「할머니와 사랑에 대한 고찰을」중에서

몇 년 동안 가슴속에 묵혀 두었던 문제, 외면해 왔던 불만에 맞서려는 자신의 모습이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다. 이렇게도 간단히 심경의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 하지만 원래 이런 것일지 모른다. 누군가의 따뜻한 시선, 작은 배려를 담은 한마디, 이런 것들이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등을 밀어 준다. 그 부드러운 힘으로, 사람은 바뀐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봤다. 푸른 하늘이 드높고, 하얀 새가 우아하게 호를 그린다.
---「히로세 다로의 우울」중에서

“…나, 올바름이 가지는 강력함과 그것을 휘두를 때의 오만함을 알았어. 무엇보다 다정함을 담은 페트병을 건네줄 사람을 고민하다 떠오른 것이 그 집의 아이였어.” 빨강 할아버지가 건네준 두 병의 페트병. 다른 누군가에게 이어 가 달라고 했던 다정함. 빨강 할아버지는 그 두 병분을 시마에게 주라고 했지만 이제 더 이상 시마에게는 쓰지 않아도 괜찮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건네주는 것이 좋을까 생각해 보니 아빠가 ‘다쓰키’라고 부르던 아이가 떠올랐다. 과연 이것이 두 병분의 다정함이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오만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행동하고 싶었다. 건네주고 싶었다. 미즈키와 스미에 사이에 놓인 두 개의 디저트. 소다색 바다 위에 놓인 엄마 펭귄과 아기 펭귄이 화목해 보이는 모습으로 서로에게 기대고 있었다.
---「여왕의 실각」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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