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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318g | 128*188*20mm
ISBN13 9791186198803
ISBN10 11861988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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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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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만은 서서 선반의 트렁크를 내렸다. 먼저 여자의 것을. 두 개의 트렁크는 사이가 좋다는 듯이 등허리를 마주 대고 말없이 주인들을 쳐다본다. 노량진을 지나서부터는 어느 틈에 기차는 철교를 달리느라고 우렁우렁 요란한 소리를 낸다. “한강 물이 아직도 안 얼었나 봐요!” 여자는 허옇게 내려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본다. 종만은 다만 멍하고 같이 내려다보며 입을 연다. “글쎄요!” 종만은 이 여자에게서 좀 더 자극 있는 말마디를 은근히 기다렸다. 용산역에 이르자 차 속은 일층 혼란을 이루기 시작한다. 이 여자와 헤어질 시간이 불과 오륙 분밖에 안 남은 것을 생각하매 종만은 일종의 조그만 환멸과 어떤 옷고름을 잡아매지 못한 것 같은 걸쩍지근한 불만이 떠오른다. 기차는 좌우편의 커다란 집들을 박차면서 목적지에 이르렀다는 듯이 강렬한 기적을 ‘뛰―’ 하고 내뿜으며 역 구내로 헐떡이며 들어섰다.
--- p.45

“말하자면 지금과 같은 현상으로 유치원을 경영한다면 오히려 없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저는 생각해 본 때가 있어요!” (중략) 보라의 관찰이 정당한 관찰이라고 탄복했다는 듯이 종만은 빙그레 웃음을 표하였다. 종달새처럼 아이들에게 노래나 가르치는 것이 조선의 젊은 보모려니, 나비처럼 아이들에게 춤이나 가르치는 것이 조선의 젊은 보모려니 하고 너무도 ‘보모’란 존재를 과소평가해 내려온 종만은 보라로 하여금 인형적, 기계적 보모층에서 한 걸음 앞선 인텔리 보모로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종만은 갑자기 자기의 태도를 가지기가 거북해졌다. 상대자가 섣불리 여길 수 없는 실력을 가진 만큼 까딱하다가 자기의 서툰 탁상공론이 나오면 망신을 당할 것 같은 염려와 아울러 일종의 자기 경계가 스스로 떠올라 왔다.
--- p.69

이웃 방에 박 군이 휘파람을 불면서 문을 열고 들어온다. 그는 『취직 전술(就職戰術)』이라는 사륙판의 지장(指掌)한 단행본을 들고 들어온다.
“어디 갔다 오나? 가노조카?” “미친 사람!” “아까 경옥이가 왔다 갔어! 아마 저녁에 또 올걸!”
종만은 경옥이가 왔다 갔다는 말을 듣자 공연히 기분이 이상해졌다.
“혼자 왔던가? 보전이와 왔던가?” 하고 그는 박의 대답을 기다렸다.
“웬일로 혼자 왔어! 보전이하고 갈등이 생겼는지도 모르지! 좌우간 자네는 연복(戀福)이 많은 사람일세. 오나가나 계집이니……. 그러나 주의하게. 충골세!”
종만은 친구로서의 박의 충고가 듣기 싫지는 않았다.
--- p.102

종만은 내친걸음에 손가락을 펴 경옥의 코로 가져갔다. 이 순간 종만의 손가락은 어느 틈에 경옥의 입속에서 설컹 깨물렸다. 경옥은 종만의 손가락을 일부러 물은 것이었다. 종만은 선뜻 경옥이가 ‘변태 성욕자’나 아닌가? 하는 생각이 번개처럼 지나쳤다. 이 순간 경옥은 벌써 종만의 앞가슴에 고개를 푹 처박고 두 손으로 종만의 허리를 껴안고 있었다. 종만은 갑자기 당하는 경옥의 태도에 불쾌와 공포와 고소를 느끼면서 “…… 경옥 씨! 갑자기 왜 이러십니까?” 하고 두 손으로 그의 어깨를 밀어내려 했다. 그러나 경옥은 도리어 종만의 손이 자기의 등에 닿자 소스라쳐 어깨통을 흔들면서 “…… 종만 씨……, 용서하세요…….” 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조그맣게 소곤거린다.
“…….”
종만은 어느덧 꿈속에 든 것처럼 정신이 얼떨떨해졌다. 그리고 불같은 본능의 힘에 이끌렸다.
--- p.119

혼자만 먹고 있다가 어색하였던지 두루마기 사나이는 잔을 다시 여자들의 앞에 놓고 “…… 자! 우리의 유치원을 위해서 축배를 드는 셈 치고 한 잔씩 드시오, 제발 좀!” 하고는 미색 저고리의 여자에게 먼저 권한다. 그는 무엇을 느꼈는지 “축배라면 들겠어요! 그러나 한 방울 이상은 싫어요!” 하고 따라 놓은 술을 주전자에 지우려 했으나 벌써 주전자는 사나이 손아귀에 붙잡혀 있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마시는 체하였으나 실상은 반절이나 엎질러 버렸다. 이 모양으로 자줏빛 여자도 어쩔 수 없이 거의 한 잔이나 강제로 마셨다. 술은 이상하게도 독한 술 같다.
--- p.128

‘인간은 먹기 위해서 산다. 먹기 위해서 일을 한다…….’ 이것이 오늘 자기가 발견한 정의(定義)라고 그는 또렷이 느꼈다. 소학…… 중학…… 대학…… 자기가 받아 온 교육은 ‘…… 인간은 일하기 위해서 먹는다…….’는 정의의 강의였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아니 거기에는 모순이 많았다. 종만은 현실과 멀리 떨어진 자기 생활이 한껏 가여워 왔다. ‘일을 위해서 살아야 할 사회, 먹어야 할 사회라면 왜 일을 주지 않느냐? 왜 빵을 주지 않느냐?’ 그는 이러한 철학적 명상에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고는 한 달 전에 써서 둔 자기의 이력서 봉투를 물끄러미 흘겼다.
--- p.213

나는 똑똑이 깨달았답니다. 나를 싫어하는 당신이라는 것을. 그리고 굳게 결심했습니다. 그렇다면 구태여 당신의 괴로움을 더해 드리지 않기로요. 나는 일간 ‘친정’으로 가 있으라고 부모님이 말씀했습니다. 너무도 부모님은 나를 딱하게 동정하십니다. 친정으로 가기는 부모님의 명령이니 가겠습니다마는 나는 ‘친정’에 가서 부모님을 졸라 공부를 하러 서울로 올라갈는지도 모릅니다. 서울에 가면 혹시 뵙게 되겠지요. 만일 친정에 그것을 거절당한다면 나는 친정에서 뛰어나와 대구 고모집으로 가서 어떤 공장이든 일자리를 구한 뒤에 내 먹을 것을 내가 벌겠습니다. 만일 그것도 안 되면 나는 새길을 걷지요.
--- p.253

여기까지 읽고 난 종만은 정신이 멍하고 눈알이 흐려졌다. 자기 때문에 희생된 그 아내! 그에게서 받는 마지막 선언! 종만의 가슴은 쓰리고 아팠다. 더구나 양같이 순하다고만 보아 내려온 그 아내의 상상 이외의 심적 변천엔 적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그가 교양이 없는 구여성이면서도 비교적 진보적인 시대 의식에, 비록 막연하나마 똑바로 눈이 뜨인 것을 보아 종만은 양심이 찔렸다.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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