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슐리 패터슨은 산타 클라라 구치소 감방 안에 앉아 있었다.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이 그곳에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는지 이해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애슐리는 이렇게 구치소에 들어와 있는 것을 오히려 기뻐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쇠창살이 스토커로부터 자신을 지켜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저 무시무시하고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을 피해, 감방이 담요처럼 몸 주위를 둘러싸 자신을 보호해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제 그녀에게는 생활 전체가 혼란스러운 악몽이 되어 버렸다. 애슐리는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수께끼 같은 모든 일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누군가가 자신의 아파트에 침입해서 온갖 장난질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시카고로의 의문의 여행... 거울 위에 써 놓은 협박문구... 그리고 지금 경찰은 이 끔찍한 죄를 모조리 자신에게 덮어 씌우려 하고 있었다.
자신을 향해 어떤 무시무시한 음모가 진행되고 있는 게 분명했지만 그녀는 그 배후에 누가 있는지, 왜 그런 짓을 하는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그날 아침 일찍, 교도관이 애슐리의 감방으로 찾아왔다.
"면회 신청자가 있소."
교도관이 애슐리를 면회실로 데리고 갔다. 면회실에서는 아버지 패터슨 박사가 그녀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패터슨 박사는 일어나서 비탄에 잠긴 눈으로 딸을 바라보았다.
"얘야...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구나."
애슐리는 속삭이듯이 말했다.
"전 정말 그 끔찍한 일들을 하나도 저지르지 않았어요, 아버지. 경찰이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예요."
"나도 너한테 죄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누군가가 네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있는 거야. 하지만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고야 말겠다."
애슐리는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아버지를 범인으로 의심할 수 있었는지, 그녀는 자신이 한심하게 여겨졌다.
--- p.209-210
실제 있었던 사건을 토대로 쓰여진 이 책은 처음부터 독자들을 미궁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요즘 횡행하고 있는 스토커와 채팅을 통한 사랑, 그리고 잔혹한 연쇄 살인..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만든다. 글을 쓰기 위해 철저한 사전조사를 하는 작가로서의 성실함의 미덕을 엿볼 수 있는 이 소설은 '다중인격 장애'란 정신병을 통해 상처받고 억압받은 인간의 모습과 분열된 현대인의 일그러진 자아를 거침없이 보여주고 있으며 그것을 극복해가는 아름다움을 소설의 재미와 함께 느낄 수 있게 해준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세일럼 박사가 조용히 말했다.
'그녀들은 분신입니다.'
데이비드는 완전히 혼란 상태에 빠져서 박사를 응시했다.
'그녀들이 뭐라고요?'
......'애슐리... 아니, 알레트지, 참... 당신들은 몇 사람이나 그 속에 존재하고 있죠?'
'애슐리를 놓고 토니와 나 두 사람뿐이에요.'하고 알레트가 대답했다.
--- p.229-230
'그녀들이 모두 동일인물이라는군.'
'애슐리 패터슨'
네?
토니 프레스코트'
'알레트 피터스'
그녀들이 모두 동일 인물이라는군.
이 책에서 다루는 사건의 시작과 결말을 모두 알수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처음에는 이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수 없었지만 그녀가 다중인격자라는걸 알게되면서 부터 이글이 가장 의미가 큰 글이 되었다.
--- p.178
그날 아침 일찍, 교도관이 애슐리의 감방으로 찾아왔다.
"면회 신청자가 있소."
교도관이 애슐리를 면회실로 데리고 갔다. 면회실에서는 아버지 패터슨 박사가 그녀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패터슨 박사는 일어나서 비탄에 잠긴 눈으로 딸을 바라보았다.
"얘야...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구나."
애슐리는 속삭이듯이 말했다.
"전 정말 그 끔찍한 일들을 하나도 저지르지 않았어요, 아버지. 경찰이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예요."
"나도 너한테 죄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누군가가 네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있는 거야. 하지만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고야 말겠다."
애슐리는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아버지를 범인으로 의심할 수 있었는지, 그녀는 자신이 한심하게 여겨졌다.
--- p.209-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