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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비기 그늘

숨비기 그늘

삶창시선-78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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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128*205*20mm
ISBN13 9788966551712
ISBN10 896655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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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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哭을 꽃으로 읽은 적 있다
한참을 그렇게 읽었다
뜻이 커졌다 오독이 은유가 되었다

그 후로 꽃을 보면 우는 것 같았다

꽃을 哭이라 한들
哭을 꽃이라 한들

꽃을 哭으로 읽으면
꽃은 세상을 위한 곡쟁이가 되고

哭을 꽃으로 읽으면
우는 세상이 환한 서천꽃밭 같다

哭을 매단 꽃
꽃을 둘린 哭
늘 흔들리는, 흔들리며 우는

사람이라는 꽃
사람이라는 哭
---「우는 꽃」중에서

꽃을 따줘야 감자가 크다고 누가 툭 던진 말, 그 말은 깃발이 되었습니다 토론을 잠재운 절대 진리! 그것이 펄럭이는 밭에서는 엄지와 검지가 꽃을 다 따버렸습니다 큰 감자를 위해서라면 하얀 꽃잎과 보라색 꽃술은 즉시 긴급조치 되었습니다 하루 한 번의 손놀림으로 밭은 푸르게 변해갔습니다 하루하루 아름답고 고요했습니다 다음 해에도 그 다음 해에도 꽃은 땅에 굴렀습니다 감자꽃 한들한들 흔들리는 어느 봄밭을 보기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어느 외눈의 권력자에게도 옆에서 툭, 던져준 그런 말이 있었을 겁니다
---「감자꽃」중에서

그는 이름을 잃었다
살아서는 버렸고
죽어 각명비에 올랐으나 지워졌다
그 흔적이나마 붙들고
술을 치는 사람
매년 4월 3일이면
뿌옇게 갈려 나간 그 이름 앞에
술잔 놓인다
여기 아니시민 어데 잔 올리쿠과
이덕구 산화하자
이어받아 몇 년을 산 타다 총탄에 스러진
3지대 사령관
시절이 그랬지 사람이 그랬냐 해도
항전 이끈 이들은 이름을 벗어야 한단다
그래도 한때 이름 적혔던 곳
술잔이 놓인다
시대가 서로 죽였지 사람이 그랬냐 해도
아직은 아니라고
바람만 술잔 안에 머물다 간다
---「지워진 이름―김의봉」중에서

강이 흐르기 시작했다
높은 곳 아닌
낮은 곳, 가장 어두운 곳에서
어머니의 강이 흘렀다

광주를 광주답게 만든 것은 어머니들이었다

머리 깨지고
벗긴 채 끌려가고
대검에 찔리고 군홧발에 걷어채인
피 흘리는 사람들 앞에서 터진 외마디 비명
내 새끼를 왜 이러냐고

처음엔 무서워 달아났지만
분노가 두려움을 덮은 임계의 순간
차라리 우리 모두를 죽이라며 어머니들 주저앉을 때
사람을 내 품의 새끼로 거둔 말

밟히고 찢긴 모든 이가 새끼로 태어난 그때
내 새끼를……
새끼가 목적이 될 때
어머니는 깜깜한 곳에서 가장 낮은 강물이 되었다

내 새끼를 왜 이러냐고
도대체 내 새끼를 왜 이러냐고

새끼를 뒤로 거두고
어머니 젖가슴 내밀 때
피와 땀과 숨이 어우러진 대동세상이 왔다

내 새끼를 왜 이러냐고
내 새끼를 왜 이러냐고
이 땅 통절한 어머니의 강 오월 광주에서 시작되었다
---「내 새끼를 왜 이러냐고」중에서

그 무렵 우린 통일호를 탔다
그저 서울까지 가려고
거창하게 통일호에 올랐다

한반도의 반밖에 가지 않았는데
한 명도 빠짐없이 내렸다
누구도 다음 역을 묻지 않았고
아무도 통일호에서 통일을 생각하지 않았다

서울이라는 가짜 종착역에 내려
아직 힘이 남은 듯 씩씩대는 열차를 남으로 돌려보냈다
그 열차 타고 감히
북으로 가자 했던 사람 있는가

이기형 시인은
백두산 귀향 표를 살려는 놈이 미쳤나
기어이 못 팔게 하는 놈이 미쳤나, 일갈했고
임수생 시인은 술 취해 택시 타면
기사 양반 평양 쫌 가입시더, 소리쳤다

기개 있던 시인들 가고
통일은 먼 나라에서 온 거짓말 같은 말이 되고
쇳소리 산천을 울리던 철마는
38번선 한번 뚫지 못하고 퇴역했다

평양 개성 신의주 원산 함흥
이정표 사라진 역두에 우두커니 서서

미치지 않았으니
서울까지 가는 것도 고마워
휴대폰으로 표 끊고 조용히 기차를 탄다
당연한 종점 서울까지만 간다
---「서울까지만 간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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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로의 시집은 자기해방을 위한 결단의 시로 가득 차 있다. 이전 시집이 “총체적이고 다면적인 존재의 본질을 깨우치게 하여, 무의미하고 무료한 존재성을 깨뜨려 주게 하는 복음”(문학평론가 김경복)으로 다가왔다면, 이번 신작시집은 이른바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과 그 넋을 위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제주4·3인민항쟁, 광주5·18민중항쟁을 집중 조명함은 물론, 4·16 세월호와 10·29 이태원 대참사 등에 대한 끈덕진 탐구를 통해 김형로 시인은 참혹한 역사 현장, 무도한 정치 현장 속에서 희생된 영혼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고 있다. 예컨대 「슬쩍」, 「북향 비탈의 세한도」, 「보리밭에서 푸른 하늘을」, 「내 새끼를 왜 이러냐고」, 「부끄러움은 힘이 세다」, 「그 바다 그 골목의 아이히만」 등의 시편은 일상적 삶이 역사의 이면으로 떠오르는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해내고 있는 절창이다. 말하자면 그는 역사의 그늘에 감추어진 사람들의 신음 소리를 새롭게 발굴해냄으로써 이즈음 한국시가 잃어버린 ‘서사’를 복원하고 있다. 일상의, 역사의 거친 파도를 헤쳐나가기 위한 김형로의 시적 깃발은 결코 ‘시대정신’을 놓지 않는다. 우리들에게 전면적인 해방의 행동세계로 나아갈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 이승철 (시인·한국문학사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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