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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해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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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128*210*20mm
ISBN13 9791168150737
ISBN10 116815073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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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나무들은 혈맥처럼 드러낸 가지를 거칠게 뻗었고
지표면은 끝없는 학대에 입술을 꽉 다물고 있다

새들은 울지 않는다
짐승들도 모습을 감췄다

얼어붙은 지표면과 몸부림치는 나무들 너머 저 멀리
새벽이 불을 피워 올리고 있다

동이 튼다, 동이 튼다, 끝없는 고통의 반복을 위해

벌써 산맥은 돌처럼 얼어붙고
바람은 지상의 풀을 시들게 한다

아아, 그다음, 또 그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동이 튼다, 동이 튼다, 끝없는 고통의 반복을 위해
새벽은 거대한 봉화를 올린다
---「여명」중에서

그 비둘기를 나에게 줘 그가 말했다
드릴게요 내가 대답했다

어쩜 이리도 귀여울까 그가 안았다
꾸룩꾸룩 울어요 내가 이어 말했다

이 눈빛이 참 예쁘군 그 사람이 말했다
부리도 매끈해요 내가 쓰다듬었다

그런데 라며 그가 나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뭔가요 나도 그 사람을 쳐다보았다

당신이 더, 라고 그가 말했다
안 돼요, 라며 나는 고개를 숙였다

당신을 사랑해 그가 비둘기를 놓았다

비둘기가 도망가요 내가 중얼거렸다
그 사람의 품속에서
---「비둘기」중에서

이것은 라디게*의 목이다

이것은 파를로스*처럼 강인한 목이다
이것은 파를로스처럼 느끼기 쉬운 목이다
라디게는 이 녀석이라고 생각하여
이 녀석
으로 행동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이것은 라디게의 멋진 목이다

〈옮긴이 주〉
* 레몽 라디게(Raymond Radiguet, 1903~1923) : 프랑스의 소설가. 소설 『육체의 악마』(1922)로 시인 아르튀르 랭보와 비견할 신성으로 등장한다. 이후 멘토가 되어준 장 콕토와 친밀한 관계를 맺어 모더니스트 작가로 활약했다. 대표작으로 소설 『도르젤 백작의 무도회』, 『클레브의 아낙네들』, 희곡 『타오르는 뺨』 등이 있다.
* 파를로스(false) : 그리스어로 ‘부푼 물건’을 의미하는 단어. 남성의 성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라디게의 목」중에서

소년은 나무입니다
머리를 잘라내자
그곳에서 어두운 밤이 흘러넘칩니다
마치 수액이 흘러나오는 것처럼

공간은 그의 새파래진 얼굴로
가득 찹니다
연인들은 그 얼굴 위를 지나갑니다
마치 숲을 지나가는 것처럼
---「밤」중에서

남자다운 나의 연인이여 그대는 장미
푸른 섹스 냄새를 강렬하게 풍기는 장미
나는 당신 앞에 무릎을 꿇는다
떨리는 내 팔이 껴안는 그대의 가랑이는 장미
눈을 감은 내 눈꺼풀 주위로
풀냄새 가득한 풀숲이 있고
이슬 머금은 갓 피어난 장미꽃이 새벽잠을 자고 있다
그리스의 탄원자처럼 매달리는 내 위에서
황홀하게 펼친 손가락으로, 젖힌 턱으로, 어느새
그대는 굴강한 장미꽃 나무가 되었다
그 잎은 태양을 먹고 있다
---「장미꽃 나무」중에서

니그로의 겉은 검고
속은 복숭아색

니그로의 겉은 양가죽
속은 백지

니그로의 겉은 달아오른 돌
속은 우물

니그로의 겉은 흙
속은 불

니그로의 겉은 어둠
속은 점점 빨갛게 익어가는 열매

니그로의 피부는 밤
목구멍 깊은 곳까지 그 속을
아침 햇살이 태우고 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가 뜨거운 입술을 열고
젖은 새벽이 들여다볼 때까지

〈저자 주〉
* 처음 2행, 장 콕토의 시 「ZOON」에서 차용.
---「노래하기 전의 니그로」중에서

나는 사랑한다

노을

엘라가발루스*의 슬픈 금화의 옆얼굴

죽음의 종려나무가 흔들리는

하늘의 투기장

사랑하는 젊은이들처럼

서로 얽힌 아주 작은 두 사람의 레슬러

흘린 피

걸어가는 사람

하늘을 향해 몸을 젖히고

트럼펫을 부는 멋진 니그로

모래를 핥는 고대의 황소

그 소의 얼굴과 겹쳐지는 소년의 슬픈 표정

올리브의 떡잎

그리고 미론의 원반투수*처럼

모든 것을 칼날의 나락으로

집어던지는 사람

〈옮긴이 주〉
* 타블로(tableau) : 살아 있는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액자 속의 그림처럼 정지된 화면. 캔버스나 종이에 그린 평면 그림을 뜻하는 프랑스어.
* 엘라가발루스(Elagabalus, 203?~222) : 로마제국의 제23대 황제. 동성애자. 괴팍한 행동과 장난을 일삼은 황제로 유명하다. 본인의 나쁜 행실로 국고가 바닥나자 할머니에 의해 후계자가 일찍이 정해졌고, 이에 앙심을 품고 할머니와 후계자를 살해하려다 되려 어머니와 근위대장에게 살해당했다.
* 미론(Mirone)의 원반투수(Discobolo) : 미론은 기원전 500년경에 그리스 보이오티아(Beozia) 지방에서 태어난 위대한 조각가로, 기원전 460년에서 440년 사이에 아테네에서 주로 활동했다. 「원반투수」는 바티칸 박물관의 쌍두마차 방에 있는 조각 작품.
---「노을을 위한 타블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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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국제 시인 모임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처음 만난 다카하시 무쓰오 시인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우연히 한국 땅에 태어났을 뿐 당신의 생국(生國)은 시의 나라다.” 순간 그의 목소리에서는 잭나이프 냄새가 났다. 피의 거울로서의 시인, 혈맥보다 뜨겁고 고독하고 섬세한 어둠으로서의 성, 파르르 떨리도록 아름다운 죄와 허망, 굳이 깊고 격렬한 어떤 사랑과 전설들이 아니더라도 그의 존재 중에 어느 것 하나 시인 아닌 것이 없었다. 다카하시 무쓰오! 나의 생국인 시의 나라에서 그를 만나고 그의 시를 읽는 것은 전율이다.
- 문정희 (시인·국립한국문학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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