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걷는 사람은 먼 곳이 있는 사람

걷는 사람은 먼 곳이 있는 사람

전망시인선-009이동
류정희 | 전망 | 2023년 12월 1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정가
10,000
판매가
9,500 (5%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226g | 130*205*20mm
ISBN13 9788979736182
ISBN10 897973618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오랜 눈물 끝에는

마음에도 깊은 골짝 생긴다

사람들은 본 적 없다 하겠지만

나는 그곳에서

하늘과 내통하는 가장 아름다운

길을 보았다
---「무지개」중에서

한가할 때
산으로 간다

올라가서 나도 산이나 된다

발길 닿는 데까지 가서 먼 곳이나
바라보는 사람이 된다

바위에 기대어 흐르는 구름이나 본다

이제 더 이상 아무 일도 없는 나는
잡풀처럼 누웠다가
초록 수풀에 머리 감는 시늉도 한다

산에서 사람과 마주치면
나 혼자도 너무 많다는 생각 때문에
그냥 지나간다

에둘러 집으로 가는 길

산 짐승들의 놀이터가 된 무덤을 지나
집이 가까워지자

나만 코끝이 탁해지는 것이 아니었다

저무는 마을에 대낮보다 붉어지는
문명이
오늘따라 몹시도 야속하다
---「산책 1」중에서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만나는 사람을 피하며
간격을 두고 걷는다

왁자지껄 만났다 흩어지는
바람소리 들으며

이 길을 가서는
영 돌아오지 않은
이웃 사람 생각난다

어딘가 깊은 곳을
건너갔다는 것일까
죽음 또한
어느 날 뚝 그쳐 버린
매미 울음 같은 것

이파리처럼 가벼워져서
지구의 계단을 내려오며
중얼거린다

생은 짧고 하루는 길다
---「산책 2」중에서

읽던 신문을 덮고
새로운 세상을 생각한다

걷는 사람은 먼 곳이 있는 사람
잃어버린 먼 곳을 찾아간다

너무 많은 표지판을 지나서
다채로운 방향으로 날아가는
새들 바라본다

살점 파는 바람소리
묵언으로 받으며
겨울산이 바람을 뜯어먹는다

줄기차게 걷는 사람은
눈빛 하나로 잘 익은 것들을
제압하는 힘이 있다

내가 당도해야 할 먼 곳은
가도 가도
여기가 그곳이다

나는 가끔씩 흐릿한 눈빛으로
갈아 끼운다
---「산책 3」중에서

뾰족한 주둥이로 바람을 툭툭 치며
꽃 피고 싶은 것이 어디 봄꽃뿐이랴
몽골몽골 얼굴 내미는 저것은 샘물

숨가쁜 허기로 씩씩거리며
나도 꽃 핀다

우쭐우쭐 앞서 피는 진달래
아직 피지 못한 것들은 두근두근

먼 산 넘어가는 구름이 피고
구불텅거리며 산들이 피고

저기 저 줄지어 선 벚나무
차오르는 몸이 무거운지
해질녘 능선 위에 걸터 앉았다

오늘 같은 내일은 없는 거라며
피었던 어제가 옛날이라고
나는 나를 읽고 있다

사랑은 흔적도 없고
슬픔은 봄으로 와서 간다
---「산책 4」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그녀의 시집은 은목서 한 권이다. 그곳에는 새와 햇볕이 깃들기 좋아서 독자는 그녀가 풀어놓는 서정에 함께 하기 좋다. 제 6시집 「걷는 사람은 먼 곳이 있는 사람」은 그녀의 성품처럼 은은한 향을 풍기는 ‘기억의 시학’이다. 「산책」, 「어머니」, 「폐왕성」 등의 연작시는 대표성을 가진다. 그것은 그녀 태생의 곳 ‘산방산’의 한 기슭이기도 하겠고 비밀한 숲을 가진 산책길과 비극의 왕가 역사이기도 하겠다. 이어지는 「어머니」 시편에서는 가족의 세계를 등장시키며 자신의 육체 속으로 차곡차곡 쌓이는 기억과 안타까움을 말한다. 기억은 성장하여 밥을 짓고 자식을 낳고 시인이 되었다. “이제 더 이상 아무 일도 없는 나는/잡풀처럼 누웠다가/초록 수풀에 머리 감는 시늉도 한다.” 「산책 1」에서 그녀는 생물학적 나이에 이르른 자신의 실존을 말한다. 한 인간의 삶은 무수한 실존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녀 역시 숱한 실존을 지나 ‘지금’에 있다. ‘지금’ 또한 ‘과거’의 틈입을 허용하고 있지만 그녀는 담담하게 성찰의 남다른 경지를 보여준다.
- 손음 (시인)
산책길과 여행길이 끝나는 곳에서 그녀는 “하늘과 내통하는 가장 아름다운 길”을 발견하고 있다. 그 찬란한 무지개를 보러가는 길의 끝에서 그녀와 함께 서서 그 아름다운 길을 바라보고 싶다. 그녀는 삶의 일상에서 만나는 소소한 사건들을 통해서 삶의 의미를 깨닫고 있다. 그녀의 시는 가볍고, 지극히 평범하다. 시어도 어렵지 않다. 다른 시인들처럼 시적 기교를 부리거나 낯선 언어로 비유하지 않는다. 어쩌면 너무도 평범한 시들이라서 가볍게 읽힐 수도 있다. 그것이 그녀의 시적 한계라고 지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시적 한계라고 할 수 없다. 어떤 평자가 지적하고 있듯이, 다른 시인들이 기교에 물들어갈 때 그녀만이 유일하게 기교를 부리지 않으면서 그저 묵묵히 시인의 자리 끄트머리에 앉아서 시를 쓰고 있기 때문에 그저 평범하고 가볍게 보일 뿐이다.

그녀가 평상이야말로 지극한 길[道]에 이르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녀의 시집을 읽으면 그녀의 시에 나오는 가벼운 일상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길로 가는 깨달음의 길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가볍게 놓치고 있는 일상들이 모두 참된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고, 그 참된 깨달음의 길은 가까운 곳에 있다. 그것은 가벼운 산책길에서 만나는 작은 생명들에게도 있고, 여행길에서 만나는 낯선 풍경들 속에도 있다. 이 때문에 길에서 시작해서 길에서 끝나는 그녀의 시적 여정은 삶을 깨닫는 과정으로 가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일상의 모든 풍경들이 가장 소중한 삶이요, 지극한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다.
- 황선열 (문학평론가)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9,5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