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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바라보면

하늘을 바라보면

창조문예 시선-00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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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133*205*20mm
ISBN13 9791191797404
ISBN10 1191797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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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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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때문일까?
완고하게 침묵하고 있던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오고 있다.
머리에 하얀 미사보 쓰고
여유로운 춤사위 가벼운 발길로
조용히 내려온다.

내려오는 대로 땅 위에 엎디어
긴 침묵의 기도를 바치고 있다.

태고를 연상케 하는 조용한 거리.
장례식장에 간 사람처럼
엄숙한 의식에 빠져든다.

내달리던 욕망. 미련이나 후회
원한까지 모두
지난 세월은 삭제해 버렸다.

하얗게 빈 마음으로
기도를 끝내고 가는 길
바람결에 마냥 하늘로 날아오른다.

영원한 그 곳에서
하늘의 메시지
사랑의 꽃다발을 한 아름 안겨 준다.
---「눈오는 날」중에서

바람이고 싶다
하늘로 치솟아 구름처럼 떠돌다
바다로 내달려 파도를 타고
산 능선으로 날아가
숲속을 헤매는 바람이고 싶다

봄에는 따스한 소식으로
연둣빛 어린 새싹을 키우고
여름에는 흐드러진 나뭇잎 사이로
다투어 피어나는 형형색색 꽃들과
장난치며 연애하는 바람이고 싶다

가을에는 새들과 함께
농익은 열매들
툭툭 터트려가며 따먹고
농부처럼 씨앗들을 흩뿌려
땅속에 갈무리하는 바람이고 싶다

온 산이 울긋불긋 단풍꽃을 피우면
그림같은 세상 나비같이 떠돌며
춤추는 바람이고 싶다

나무들이 색옷을 벗어
양탄자를 깔아준 땅에
새하얀 눈꽃 성전이 세워지면
감사의 찬미 노래
힘차게 부르는 바람이고 싶다
---「바람이고 싶다」중에서

너처럼 한번
온몸으로 활짝 피어 봤으면 좋겠다
바라보면 절로 탄성이 나오고 마는
황홀한 아름다움

어쩜 저럴 수가
경이롭고 존경스럽다

타고난 요절의 운명
안타깝도록 아쉬운 마지막 길에도
작별의 눈물 대신
한바탕 흰 눈꽃을 쏟아 내리는
화신이 되었구나

무심한 바람처럼
적적 먹먹하게
가슴을 치며 가는 꽃

너처럼 한번 활짝 피었다
가는 날 흰 눈꽃으로
세상을 하얗게 뒤덮어 봤으면 좋겠다
---「벚꽃」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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