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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은 신혼이 피곤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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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506g | 134*200*26mm
ISBN13 9791165348779
ISBN10 1165348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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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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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아 도담이 짧은 메모가 적힌 일회용 종이컵을 내밀었다. 직접 받아줄 거란 기대는 애초부터 안 했는지, 종이컵은 프린터 위로 살포시 올려졌다. 거기 적혀 있는 조그마한 글씨는 어디서 많이 본 문구였다.

옥상으로 나와주세요.

‘도전장…?’이라는 생각을 할 때쯤, 도담이 꾸벅 허리 숙여 인사했다.
“이따 뵙겠습니다.”
--- p.13

“첫… 임무인가요?”
햇병아리 신입인 도담은 기대와 흥분이 뒤섞인 얼굴로 물었다.
“응, 첫 임무야. 온도담 씨만이 할 수 있는 극비 프로젝트.”
세면대 물을 잠그며 확답하는 양 팀장을 보니 정말 첫 임무를 내려줄 모양이었다. 이때껏 잡무만 처리해 왔던 도담은 처음으로 맡는 ‘진짜 임무’에 신이 난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맡겨주시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게요. 저 여기 배치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교육받았던 거 하나도 안 까먹었어요!”
두 눈에 열정을 가득 담아 소리치자, 양 팀장은 진정하라는 듯 검지를 입가로 들어 올리더니 장난기를 싹 뺀 진지한 목소리로 어마어마한 멘트를 날렸다.
“자기, 기주원이랑 살림 차려보지 않을래?”
--- p.31

“솔직히 맛은 없지만 먹어보겠습니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팀장님.”
궁지에 몰린 도담은 솔직해지기로 했다. 그 대신 조금 더 노력하기로 했다.
모름지기 사랑이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고 하잖아. 인생도 바꾸는데, 미각이라고 못 바꿀 게 뭐야.
“자, 그럼 도전!”
씩씩하게 외친 도담이 다시 숟가락을 들고 크게 뜬 두 번째 술을 입가로 가져갔다. 마치 일생일대의 위험한 도전이라도 하는 것처럼 비장한 표정이었다.
--- p.174

“재이 씨는 꼭 터미널 같네요.”
“터미널?”
“오는 차 안 막고, 가는 차 안 잡고… 그게 딱 터미널이지, 뭐야.”
“터미널… 그거 괜찮네. 어쨌든 북적북적하니까.”
한 번도 연관시켜 본 적 없던 단어였지만, 재이는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기분 좋게 웃으며 말하자, 도담은 미간을 살짝 찡그리며 그를 다그친다.
“괜찮긴 뭐가 괜찮아요. 막차 시간 지나면 텅 비어버릴 텐데.”
“….”
“같이 있을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그건 외롭다는 뜻 아니에요? 그런데 터미널을 자처하면 어떡해요. 정작 외로워 죽을 것 같을 땐 어차피 혼자일 거 아니야.”
도담에게 향한 재이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그건 아무에게나 보이지 않는 서재이의 틈이었지만,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도담은 뒷말을 이어나갔다.
“난 재이 씨보다 삼 년이나 덜 살았지만, 그래도 이거 하나는 자신할 수 있어요.”
“….”
“수많은 사람의 터미널이 되는 것보단, 한 사람을 위한 집이 되는 게 더 행복할 거야. 외로움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깊이의 문제거든.”
그리 말하는 도담의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대체 그 빛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고 싶었던 재이는 가만히 그녀의 눈만 바라보았다. 도담은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고, 이내 싱그러운 미소로 앳된 얼굴을 물들였다.
“걱정하지 마요. 재이 씨한테도 텅 빈 마음을 채워줄 특별한 사람이 나타날 거예요.”
그녀가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응. 그럴 것 같아.”
--- p.229~230

“미안해.”
주원이 도담에게 사과의 말을 꺼냈다. 뜻밖의 반응에 놀란 도담은 하려던 말도 집어넣고 주원을 빤히 바라보았다.
“오늘 드레스 숍 같이 못 가준 거,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혹시나 환청이 들린 건가 했는데, 주원은 다시 한번 도담에게 사과했다. 일이 어찌 흘러갔든, 고의적이든, 고의적이지 않든,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그 말을 들은 도담은 순간 머리가 새하얘졌다. 언제나 일이 최우선인 사람이라 모든 기준과 잣대가 업무적인 것으로만 이뤄져 있는 사람인데, 이번 일은 당연히 우선시해야 하는 업무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과를 했으니.
--- p.42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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