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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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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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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284g | 120*182*14mm
ISBN13 9791191825275
ISBN10 1191825272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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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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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아마 죽었다 깨어나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알지 못하니 가질 수도 없다. ‘나’와 ‘너’, ‘우리’의 경계에서 빈손으로 헤맬 뿐이다. 이것을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결핍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끝없는 가능성이라 말하고 싶다. 우리의 빈손은 잠시 악수를 나누는 동안 충만해진다고, 두 손바닥의 냉기가 맞닿아 온기가 되는 거라고 믿는다. 믿으려는 의지만으론 믿음이 생기지 않아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 p.7, 「들어가며」 중에서

스스로의 미침을 허용하는 인간만이 타인의 광기에도 조금쯤 유연할 수 있었다. 자기가 미쳤듯이 저 사람도 미쳤음을 이해하고, 그가 미칠 힘이 떨어져 제정 신이 되기를 기다려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따지면 나 한 몸 미쳐보는 일은 다시 가장 이타적인 행위가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미쳤다는 소리를 착한 일 스티커처럼 모으고 있다. 내 마음속 빈칸이 숭숭 뚫린 판이 다 채워질 때마다 수고한 나 자신에게 약간 비싼 무언가를 사 준다. 모쪼록 이해받지 못할수록 즐거운 삶이라 생각하면서, 즐거움은 고단함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르겠다고 얼버무리면서.
--- p.20, 「이상한 사람의 못된 행복」 중에서

사랑이든 미움이든, 끓는 감정에는 기다림이 필요한 법이었다. 사랑이었다가 미움으로 둔갑한 마음이라면 더욱 그랬다. 두고 본 후에도 끓고 있다면 그때 온도를 확정해도 늦지 않았다. 그제야 ‘시간의 힘’ 옆에 ‘빌린다’라 는 동사가 따르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시간은 내 것도 내 편도 아니지만, 언제나 나보다 힘이 셌다. 그리고 너그러웠다. 내가 빌리고자 한다면 이자를 붙이지 않고 여유를 내어줄 것이었다.
--- p.31, 「관계 절취선을 찢고 나서」 중에서

“넌 내가 한 마디를 하면 열 마디 백 마디를 해. 제발 좀 고분고분할 수 없어?”
그때 나는 가여운 안구에서 그를 몰아내기 위해 눈을 감았다. 어제도 그제도 그끄제도?? 수없이 똥을 밟은 자리에서 이번에는 오바이트를 밟은 느낌이었다. 이렇게 자주 밟으면 이제는 길보다 밟는 이의 지성을 의심해야 할지 몰랐다. 이다지도 지루한 상황은 늘 약간의 욕설로만 새로울 수 있었다.
‘습자지 같은 자식?? 또 팔랑거리는군.’
그러나 나는 그가 판단하는 것보단 세련되기 때문에 속마음과 다르게 입으로는 “자기야. 그건 네 빠그라진 자의식이 너 자신과 빚은 오해야. 근데 나와의 오해인 것처럼 말하면 너무 속상해”라고 울상을 할 줄 알았다.
--- p.33, 「쌍방과실」 중에서

“너무너무 죄송해요, 실수로 그만??”
“어우, 조심했어야지! 근데 너 이거 실수 맞지?”
“그럼요. 어떤 미친놈이 이 드러운 걸 일부러 쏟겠습니까?”
나는 결백해 보이려고 어금니까지 입을 찢고 웃었는데, 어쩐지 다음 날부터는 애 성격 또라이 같다는 소문이 돌았다. 근데 아무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속이 시원했다.
--- p.50, 「아낌없이 주는 나무(절망 편)」 중에서

삶의 속내를 짐작하는 과정에서, 복수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 내가 꿈꾸는 복수는 죄다 범법이어서 이룰 수 없었고, 이루지 않는 게 나았다. 그렇다면 타인을 죽이지 않으며 제거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내 생각에 방법은 잊는 것뿐이었다. 망각을 용서의 개념으로 두면 해주기 싫기 때문에 두 가지를 분리했다. 나는 절대로 용서하지 않으면서 다 잊었다. 아무것도 용서되지 않기에 더 열심히 잊어버렸다. (…) 최후의 내가 천사가 된 것은 아니었다. 난 그냥 인간이기 때문에 잊었다고 생각한 것들에 불시에 사로잡힐 때도 있었다. “생각해보니까 열 받네.” 혹은 “생각할수록 열 받아.” 연쇄적 데굴데굴 분노로, 여름에도 냉동고에 갇힌 듯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럴 땐 내 삶보다 내게 상처 준 사람들의 삶을 믿었다. 그들이 그들이기 때문에 스스로 망쳐나갈 세월과 사건들을 기대했다.
--- p.72, 「인생 개혁 프로젝트의 종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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