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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신당 이야기

제주도 신당 이야기

[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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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38쪽 | 150*220*30mm
ISBN13 9791168671539
ISBN10 116867153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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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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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경계는 모두 사람 마음이 지어내는 것임에 틀림없다. 조녹잇궤 입구를 막고 서 있는 철문을 경계로 일상 공간과 성스러운 공간이 나뉘더니, 다시 굴 안에서는 제단을 경계로 사람이 설 자리와 신의 자리가 나누어진다. 우리에게 장소에 대한 관념이 없다면, 철문이나 시멘트로 매끈하게 다듬어진 제단이 무슨 대단하게 두려운 경계가 될까? 언젠가 이곳에 왔던 어느 선생은, 조녹잇궤 안에 들어서기도 전에 멀찌감치 조녹잇당이 보이는 지점에서 이미 써늘한 기운을 느껴 진저리치더니만, 그 후 일주일을 앓아누웠다고 하니, 그 사람에게는 조녹잇당이라는 이름 자체가 경계였던 셈이다.
--- p.22~23

언제 적인지, 넉넉한 품새의 바위를 이 자리에 놓아둔 그때로부터 숱한 사람들이 이곳을 다녀갔을 것이다. 저마다 시름을 이곳에 풀어놓았을 것이고. 그렇게 시름을 풀어놓게 한 힘은 서문하르방이 변하지 않는 시간으로 앉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바위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 시간이고 변하지 않는 시간이다. 아니면 바위는 아예 시간을 뛰어넘었다고 사람들은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러지 않고서야 바위에다 ‘의미의 옷’을 입혔을 리가 있으랴. 그러지 않고서야 이 땅 곳곳에 신비롭고 거룩한 존재로 섬겨지는, 신의 이름으로 불리는 그 숱한 바위를 설명할 도리가 있으랴.
--- p.58~59

〈두리빌렛당〉의 당신인 용녀부인은 하늘에서 내려온 뱀신이다. 〈새콧당〉의 당신인 고망할망은 나주 땅에서 바다를 건너온 뱀신이다. 이 두 이야기에서 뱀 혹은 구렁이는 하늘과 인간의 세상, 뭍과 바다, 바다와 배라는 서로 다른 세계를 넘나드는 존재로 상징되고 있다. 넘나든다, 건너간다는 것은 그 어떤 의미로든지 초월이다. 그리고 인간적 삶의 현실에서 가장 절박하게 요구되는 것 역시 초월이다. 삶의 현실은 서로 다른 세계들이 얽혀 있는 것이고, 그래서 사람이 산다는 것은 서로 다른 세계들을 잘 넘나드는 것, 자신이 발붙이고 있는 세계를 잘 초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태어나고 성장하며, 살고 사랑하는 것 모두가 서로 다른 세계의 경계를 넘어가는 것이다. 그러기에 서로 다른 세계를 미끈하게 넘나들 수 있는 존재는 사람에게 신이 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는가.
--- p.107

신년과세제인 정월 열나흘에는 육지부에 거주하는 사람뿐 아니라 재일교포가 참여하기도 한다. 어떤 때에는 당굿의 시작이 늦어지기도 하는데, 그것은 육지에서 오기로 한 신앙민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신앙민은 어느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고 “부산서 왜 늦는가.”라는 걱정스런 말을 할 뿐이다. 가히 신앙공동체이다. 사회변화 속에서 당신앙이 급속하게 퇴색되고 있는 것에 비한다면 구좌읍 월정리는 당신앙이 상당히 견고하게 지속되는 곳이다. 혹 부부신의 끈끈한 정이 신앙심에도 작용하는가?
--- p.135

열다섯 고운 나이에 몹쓸 남자 때문에 죽어간 박씨할망, 애통한 한을 지닌 할망의 영(靈)이 죽은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믿었기에, 죽음의 자리에 마련한 당이 바로 〈볼래낭할망당〉이다. 이런 터이니, 이 당에는 어떤 남자도 얼씬거릴 수 없거니와, 당 앞을 지날 때라도 남자는 당 쪽으로 고개조차 돌려서는 안 된다. 남자는 당을 쳐다보는 것조차 안 된다는 금기, 그것은 남성의 폭력성에 노출될 위험성을 늘 느끼는 여성들이 공감적으로 만들어낸 상징적 처벌 아닐까? 또 그것은 어떤 여자라도 박씨할망과 같은 고통을 겪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상징적 경고 아닐까?
--- p.183~184

신앙민에게 목 없는 신상은 그 자체가 영험함이다. 1970년경 미신 타파라는 말이 떠돌 즈음에, 입대를 앞둔 동네 젊은이들이 장난삼아 신상의 목을 빼어갔고, 그 후 그런 장난을 쳤던 젊은이들이 죽었다 한다. 이쯤 되면 신앙민은 당신의 영험함에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신상을 마주하고 앉아 있는 나이 든 신앙민은 목 없는 신상을 서슴없이 ‘마을 지켜주는 부처님’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이들에게 불교나 무속 따위의 구별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실제로 당굿에 참여하는 신앙민 대다수가 사월 초파일에는 사찰에 가서 축원하는데, 이들에게 사찰에 있는 불상과 〈하로산당〉에 있는 신상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 온 가족의 제액초복을 비는 마음은 똑같은데 말이다. 그런데 막상 당굿이 시작되면, 당신에 대한 신앙민들의 호칭은 일시에 통일된다. 〈하로산당〉의 신은 부처님이 아니라 ‘조상님’인 것이다.
--- p.193~194

빈부귀천으로 사람값을 매기고, 차별하고 차별받는 세상살이도 갑갑한데 죽은 혼령의 세계에까지 지위와 신분, 계급을 따져 대우를 차별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생전의 빈부귀천으로 조상신의 영험을 가늠하지 않는 제주 땅의 무신 세계가 훨씬 낫지 않은가! 살아서 권력 있는 자들에게 억눌려 산 것도 억울한데, 죽어 귀신이 된 후에도 생전 권력을 이어 강자 행세를 한다면 얼마나 답답할 일이겠는가! 그래서 빈부귀천을 따지지 않는 제주 땅의 조상신의 세계는 호쾌하다. 귀신세계에라도 억압과 차별 없는 세상이 있다는 것은 갑갑한 세상에 숨통을 틔게 하는 것 아니겠는가!!
--- p.219

마을청년회에서 축구시합할 때도 〈할망당〉을 찾는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대평리 젊은 사람에게 〈할망당〉의 내력을 아느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그는 뜬금없는 질문이라는 표정으로 말을 뱉었다. “몰라! 왜, 알아야 해? 그냥 조상할머니잖아?” 이보다 더 명쾌한 답이 있을 수 있을까? 그렇다. 믿음은 원래 그런 것이다. 그냥 믿는 것이다. 그냥 믿음으로써 대평리는 하나의 공동체가 된다. 젊은이의 말을 들으며 할망당의 당신이 실존 인물일까, 아닐까를 궁금해하던 나 자신이 일순 머쓱해졌다. 그러나 어쩌랴, 나라는 사람은 기껏해야 관찰자일 뿐, 결코 대평리 사람이 아닌 걸 말이다.
--- p.238~239

성읍리 사람들은 현감이 〈쉐당〉 앞에서 내려 절하고서야 지나갔다는 전승되는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당연히 〈쉐당〉은 말에서 내려 당신에게 절을 하지 않으면 말이 발을 절 정도로 ‘센 당’이라는 인식도 공유한다. 말이 발을 전다는 것은 그 말을 탄 사람의 생명이 위태롭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아무리 한양에서 부임하는 관리일지라도 성읍리 당신에게 굽히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러니 신당에 절을 하지 않을 도리가 있으랴! 신당에 절을 하는 현감의 속내를 어떻게 다 알까. 참으로 말이 발을 절까 두려웠을 수도 있겠고, 기왕에 부임하는 마을의 민심을 얻기 위한 것일 수도 있겠다. 또 성읍리 민초들은 말에서 내려 절하는 현감을 다행스럽게 보았을 수도 있고, 괜스레 어깨가 으쓱했을 수도 있다. 사실 이렇게 서로 속내를 잘 모른 채 이해가 맞아떨어지면 적당히 영합하는 게 정치이고 또 정치의 기술 아닌가.
--- p.286

본향당 본풀이에 후렴구처럼 구송되는 구절을 보라. “생산, 물고, 호적, 장적 차지한 본향한집님”이다. 이렇듯 마을의 모든 것을 관장하여 마을을 돌보아주는 본향당신을 마을 사람들이 ‘세다’고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또한 여기서 이웃 마을의 당신이 어떻게 영험한지는 도무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무속적 사유에 있어서 마을은 그 자체 하나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무속에 있어서 현실적 공간인식은 가정과 마을을 경계로 ‘안’과 ‘밖’이 구분된다. 가정과 그 가정이 있는 마을은 개개인에게는 생명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안택과 안녕을 기원한다. 마을굿은 마을수호신에게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굿이다. 이때 마을은 온전한 하나의 세계이고, 마을 밖은 다른 세계이다. 이러한 공간인식에 따라 마을 밖의 신령들은 다른 세계의 신으로 관념된다. 이러니 어떻게 신의 영험을 비교할 수 있겠는가.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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