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관계를 맺느냐 마느냐’ 자체는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누구 와 관계할 것인지, 어느 정도로 깊게 관계할 수 있을 것 인지는 선택할 수는 있겠지만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관계 자체를 포기하기보다 관계를 덜 어렵게 만드는 방법을 모색해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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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서는 마음이 본질이고, 말은 수단입니다. 아기들을 보세요. 말은 하지 못해도 부모와 마음이 통하지 않습니까? 부모들은 아기의 표정과 울음, 숨소리 같은 비언어적 단서를 통해 아기의 마음을 알아차리며 관계를 맺습니다. 시간이 지나 아기들이 자라면 마음을 말로 표현하도록 훈련받지만, 그렇다 해도 마음이 관계의 본질이라는 사실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말은 마음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 p.45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긍정적으로 보아야, 변화의 동기가 생깁니다. 그리고 이를 지렛대로 삼아 자기 자신과 관계의 변화를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을 내 불행과 실패의 원인이 아니라, 내 행복과 성공의 발판으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남 탓만 하면서 허송세월하지 않고, 내 삶과 관계를 주도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습니다.
--- p.84
혹시 최근에 들었던 말 때문에 기분이 상했던 적 있나요? 상대방이 여러분의 기분을 상하게 할 의도로 말했다고 확신하시나요? 상대의 말은 늘 정확해서 말에 드러난 마음이 전부라고 생각하시나요? 그건 착각입니다. 왜 착각이냐고요? 여러분 역시 언제나 깊이 생각하고 말하는 건 아닐 테니까요.
--- p.101
화난 사람들이 언행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편도체의 영향 때문입니다. 감정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치솟으면 논리적이고 이성적 판단을 관장하는 대뇌피질이 힘을 잃고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판단을 내리는 편도체가 주도권을 잡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감정이 가라앉은 후, 자신이 화난 채 내뱉었던 말을 후회하게 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 p.121
아무리 좋은 뜻으로 건네는 말이라도 나를 너무 힘들게 하고, 위축되게 만든다면 단호히 멈추라고 요청해야 합니다. 조언은 이중 메시지입니다. 상대가 제아무리 긍정적인 의도로 건네는 말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는 상대를 무시하고 억압하여 자기 말을 듣게 하려는 부정적인 의도 또한 숨어 있습니다. 아무리 그 안에 좋은 의도가 들어 있더라도, 상대의 말이 지금 당장 나 자신에게 너무 큰 상처가 된다면 거절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 p.158
상대방 마음을 영 모르겠다고요? 그럼 그냥 모르는 상태로 두는 것은 어때요? 문제를 모를 때는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면, 나중에라도 깨달을 기회를 놓치니까요. 지금 당장은 불안함 때문에 아무렇게라도 단정 짓고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고 싶겠지만, 이것을 반복하다 보면 불안에 더 취약해져요. 나중에는 작은 모호함도 견디지 못하게 되죠. 그러면 결국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서,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없어요.
--- p.177
감정적으로 격해져 있을 때 상대의 말을 차분히 듣고 있기는 쉽지 않습니다. 당장이라도 반박하거나 한마디 쏘아붙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지니까요. 하지만 상대에게 충분히 발언할 시간을 주면, 신기하게도 상대 역시 조금씩 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내고 나니 흥분이 조금 가라앉는 거지요.
--- p.206
좋은 대화를 위해서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보다 이것을 상대가 알아듣게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상대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소통에서 오해를 최소화할 수 있죠. 자신이 들었을 때 좋은 말이더라도, 상대에게는 불편한 말이 될 수 있으니까요.
--- p.246
대화에도 계획은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세상만사 다 계획대로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모든 계획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도 않죠. 그렇다고 무계획으로 일관할 수는 없습니다. 100% 지켜지진 않더라도, 언제나 나름의 계획과 전략은 필요합니다. 그저 내 말만 내뱉고 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건넨 말에 상대가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 p.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