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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땅의 경계인

: 우크라이나 도시 역사문화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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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128*188*30mm
ISBN13 9791189336691
ISBN10 1189336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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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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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영토에 사는 사람들은 수백 년 동안 전혀 다른 역사적 경험을 지닌 사람들의 후예이며, 우크라이나 국가의 수립은 서로 다른 역사적 유산을 지닌 여러 지역의 사람들을 ‘우크라이나’라는 이름 하나로 묶어놓은 데 지나지 않았다. 몹시 흐릿하고 변화무쌍한 경계 속에서 상대적으로 최근에 만들어낸 우크라이나인의 공간은, 어찌 보면 수백 년 전에 영토를 확정 짓고 큰 변동 없이 유지된 한국인의 공간과 대척점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 p.17

모스크바와 키이우 사이의 거리는 약 750킬로미터 정도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불과 300킬로미터 조금 넘는 작은 국토에 사는 한국인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1만 킬로미터가 넘는 거대한 국토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 정도 거리는 ‘옆 도시’라고 느낄 만하고 실제로 그렇게들 이야기한다.
--- p.37

한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널리 퍼진 적이 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명언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출처가 불분명하다(외국에서는 정확히 똑같은 말을 영국의 수상 윈스턴 처칠이 했다고 알려져 있다). (...) 이 말만큼 우크라이나의 역사와 어울리는 말이 없다. 대단히 흥미롭게도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어떤 민족이 한 역사가가 역사를 쓰면서 창조되었고, 결국 그 민족의 국가까지 만들어졌다.
--- p.52

소련에서 제일가는 금속공장이었기에 처음에는 굉장히 기대가 컸지만, 자세히 보니 기대와 다른 부분도 많았다. 당연히 일반인으로서 마음대로 공장 안을 헤집고 다닐 수 없으니 주변에서 공장을 살펴보기로 했다. 페트로우스키 공장 주변에는 폐건축 자재나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황량할 정도로 아무것도 없었으며, 버려진 폐허처럼 보였다. 한국이었다면 하다못해 ‘함바집’이라도 여럿 있었을 텐데 이곳 노동자들은 공장 안에서 식사를 해결하는가 싶었다.
--- p.104

소련 역사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레닌 시기에는 민족자결과 민족해방을 중시하며 소수민족을 보호해줬는데, ‘나쁜’ 스탈린이 집권하면서 다시 러시아 문화를 강조하고 소수민족 문화를 탄압했다고 알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통념과는 다르게 소련은 소수민족에 관해 레닌 시기부터 스탈린 시기를 거쳐서 줄곧 일관적으로 ‘적극적 조치’ 정책을 시행했다. 적극적 조치란 현재 미국에서 주로 인종별로 시행되고 있는 일종의 쿼터제를 이야기한다.
--- p.156

한국에서는 기차역이 위치한 도시명을 역명으로 붙이기 때문에 당연히 서울의 기차역은 서울역이고 부산의 기차역은 부산역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기차역 이름은 종착지의 이름을 딴다. 모스크바에서 벨라루스 방면으로 가는 열차가 출발하는 기차역은 벨라루스역이며, 카잔 방면으로 출발하는 기차역은 카잔역이다. 따라서 모스크바에 모스크바역은 없다.
--- p.188

드디어 트로츠키가 1896~1898년까지 미콜라이우에 머물면서 처음에는 인민주의자로서, 나중에는 마르크스주의자로서 지하 활동을 하며 살았던 집을 발견했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은 대단히 실망스러웠다. (...) 건물 앞 비포장 인도에는 보도블록을 깔아놓았고, 낡고 해진 건물 외부를 완전히 리모델링해놓았다. 그리고 1층에는 통신사가 들어서서 커다랗게 시뻘건 간판을 달았다.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건물과 연결된 1층짜리 가건물에 첼렌타노라는 이름의 이탈리아 피자를 파는 가게가 들어서 있던 모습이었다.
--- p.243

소련 도시에서 제일 중심이 되는 거리에는 대개 카를 마르크스나 블라디미르 레닌의 이름이 붙어 있다. 헤르손에서 내가 잡은 숙소는 우연하게도 마르크스 거리에 있었다. 물론 마르크스 거리라는 이름은 러시아 혁명 이후에 붙여진 이름으로 그전에는 포툠킨 거리라 불렸다. 소련이 붕괴하고 한참 지난 2012년에 도로 이름이 다시 원래 이름인 포툠킨 거리로 되돌아갔다.
--- p.256

지금 우크라이나에서는 소련 시절의 역사뿐 아니라 러시아인이 자취를 남긴 모든 흔적을 지워버리려 애쓰고 있다. 서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접점이 거의 없었고, 키이우를 중심으로 한 중부 지방은 천 년이 넘는 지역사가 있으며, 드니프로 강변 동부 우크라이나는 어쨌든 코자크의 역사가 있다. 그러나 남부 우크라이나 도시들은 러시아 제국 시기에 건설되었기 때문에 소련에 더해 러시아 제국마저 지워버리면 정말 남는 역사가 없다.
--- p.282

OUN과 UPA가 우크라이나 민족 독립을 위해 싸웠던 단체인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누구와 싸웠느냐가 문제다. OUN과 UPA는 서부 우크라이나 땅에서 발생한 자생적 파시즘·나치즘 조직으로서 우크라이나 민족 독립과 동시에 우크라이나인만의 민족국가를 수립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영토 안에 사는 유대인·폴란드인·러시아인 등을 물리적 방법으로 ‘제거’하려 했다. 따라서 OUN은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 p.300

강에서 올라온 안개가 자욱해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이 절로 떠올랐다. 안개 낀 구시가지에는 아침이어선지 아니면 한 해의 마지막 날이어선지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사람 허리춤까지 오는 큰 개 한 마리가 주인과 함께 있다가 나를 보더니 갑자기 맹렬하게 뛰어왔다. 순간 어찌해야 하나 당황했다. 다행히 주인이 “이리 와!” 라고 외치니 개가 다시 주인에게로 돌아갔다. 우크라이나에는 도시마다 유기견이 너무 많다. 그것도 사람 허리까지 오는 대형견투성이다.
--- p.325

서부에서는 어디를 가나 UPA의 적흑기가 있었다. 식당에 내거는 것뿐 아니라 벽이나 다리에도 적흑기를 페인트로 칠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길을 걷다가도 뜬금없이 창문이나 벽에 내걸린 적흑기를 마주쳤다. 더욱 경악스러운 사실은 이 깃발이 공식적으로 관공서 앞에 걸린다는 점이다. 서부 우크라이나의 시청 앞에는 대개 공통적으로 다음 세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기, 유럽연합 깃발, 그리고 UPA의 적흑기. 이곳에서 신나치주의의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일탈’이 아니다. 어디에서나 자랑스럽게 적흑기가 휘날렸으며,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그 깃발을 게양하고 있었다. 독일의 각 도시마다 시청 건물 앞에 하켄크로이츠가 휘날린다면 그냥 웃어넘길 일이겠는가.
--- p.356

서부 우크라이나를 돌아보면서 따뜻함과 착잡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과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여행은 전반적으로 즐거웠다. 그러나 부패한 경찰과 구걸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화도 많이 났고 마음도 무거웠다. 폴란드나 리투아니아, 오스트리아 시절에 지어진 아름다운 옛 건축 물과 웅장한 소련 시절의 흔적은 눈을 즐겁게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시절에서 그다지 발전하지 않은 도시 인프라의 모습에 여러 생각이 들었다.
--- p.375

거리에 들어서자 도시의 중심 거리와 바로 연결되는 옆 구역인데도 놀랄 만큼 골목의 외양이 쇠락해 있어서 깜짝 놀랐다. 전쟁으로 인한 파괴가 아니었다. 점진적으로 지속된 영락이었다. 건물의 벽체에는 덕지덕지 때가 묻었고 쇠는 붉게 녹슬었으며 외장재는 부스러기가 되어서 떨어져 내렸다.
--- p.387

미국은 냉전기에 자신을 자유 진영의 필두로 생각하고 있었고, 소련의 적이기만 하다면 그들이 실제로 어떤 존재이든지 상관없이 동맹으로서 자유의 벗이라 홍보했음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물론 소련도 마르크스주의와 별 관련 없는 농민 혁명가들을 상대로 비슷한 일을 했다). 냉전의 맥락에서 우크라이나봉기군과 그들의 반소 투쟁 또한 ‘자유의 전사들’로서 포장되기 시작했다. 수많은 우크라이나 파시스트들은 미국과 영국, 캐나다의 비호하에 북미로 망명하여 ‘일반인’으로서 평화롭게 여생을 보내며 자신들의 더러웠던 과거를 세탁할 수 있었다.
--- p.434

우크라이나의 과거를 이해하지 않고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현재를 이해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인들의 역사적 순간에는 항상 딜레마가 있었으며, 그 선택의 폭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심지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지금조차 그렇다. 푸틴의 침공은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유로마이단 봉기 이래로 시작된 브레즈네프적 과거 청산에 대못을 박은 셈이었다.
--- p.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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