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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 헤리티지 (큰글자도서)

구로동 헤리티지 (큰글자도서)

: 공단과 구디 사이에서 발견한 한국 사회의 내일

큰글자도서라이브러리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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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166*244*20mm
ISBN13 9791172130039
ISBN10 117213003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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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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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에 살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동네의 인지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어느 동네 사세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당연히 “구로동 살아요”라고 답하기 마련인데, 그런 답을 들었을 때 구로동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대부분 “아, 구로동”이라며 아는 체를 하는 반응이 돌아왔다. “구로동이 어디에요?”라고 되묻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동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편리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중략)
이 책은 그 이면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이미지 너머의 구로동과 그 안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어느 동네 사냐”라는 질문에 “구로동 살아요”라는 짧은 답변과 함께 생략했던 말을 복원하는 과정이자, 익숙하지만 낯설게 동네를 탐험하는 산책기이다.
--- p.8~14

당시 구로구는 새로운 이미지를 브랜딩하는 과정에 있었던 것 같다. ‘구로동’이라는 명칭이 외부인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상시키니 더 ‘세련된’ 이름으로 바꿔 변화를 꾀하려는 듯 보였다. 이러한 동명 변경을 추진하기에 앞서 구민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것이 설문 조사의 취지였다. (중략)
하지만 이 설문 조사의 어이없음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설문 조사의 본론이라고 할 수 있는 새로운 동네의 명칭이 우리를 더욱 기막히게 했다. 모든 선택지가 다 기억나진 않지만, 가장 충격적인 명칭은 ‘디지털동’과 ‘벤처동’이었다. 그냥 이렇게 들으면 우스갯소리로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마냥 그렇게만 볼 수도 없었다.
--- p.19~21

개찰구에서 나오자마자 마주한 광경은 초록빛 그 자체였다. 3월의 봄날이 가진 생명력이나 행사장을 가득 메운 어린이들의 생기를 비유하는 말이 아니라 글자 그대로 초록의 물결이 신도림역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중략)
비록 자연의 초록은 아니었지만 무색무취가 미덕처럼 여겨지는 빌딩 숲 한복판에서 이토록 초록으로 가득한 모습을 마주한 것은 처음이었다. 코로나 이후 처음 찾은 축제에서 그런 광경을 보게 되니 가슴이 벅차오르기 시작했다. 초록빛을 보고 가슴이 웅장해지는 건 자연의 경치 앞에서나 그러는 건 줄 알았는데, 그날 신도림역을 물들인 초록빛은 나를 설레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 p.57

하지만 공사 중인 구로구청을 바라보는 부모님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나의 부모님은 20대 시절 민주화 운동을 경험한, 그 이름도 유명한 ‘86세대’다. 특히 엄마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종종 구로구청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곤 했다. 그곳에서 얼마나 큰 사건이 일어났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곳을 지키며 투쟁했는지 설명해 주셨다. ‘그 사건’은 바로 1987년 12월에 벌어졌던 ‘구로구청 점거 농성 사건’이다. (중략)
엄마가 구로구청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그 시대를 기억하는 당신만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그때는 내가 구로동에 살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라며 웃어넘기는 엄마의 말은 독재 정권과 민주화 운동이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한다. 그날을 기억하는 이들이 여전히 건재하고, 그날의 현장이 우뚝 서서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 버린 민주주의처럼 민주화의 흔적이 우리 곁에 남아 있다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 p.81~83

내 주변의 청년 노동자들 중 손목이나 척추 통증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어렸을 때부터 디지털 기기를 접한 데다가, 회사에 취직한 이후에는 그야말로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로 작업하다 보니 손목이 성할 리 없다. 친구들과 이런 이야기를 할 때면 ‘현대 직장인의 고질병’으로 웃어넘기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누군가는 아직 젊은데 벌써 그러면 어떡하냐고 묻기도 하고, 엄살이라고 여기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디지털 단지에 들어선 병원들을 둘러보면 다른 지역보다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한의원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40년 전 노동자들이 재봉틀과 폐병에 시달렸다면, 오늘날의 노동자들은 키보드와 디스크로 고통받고 있는 셈이다.
--- p.111

서울의 초록색 지선 버스 중 하나인 6411번 버스는 구로동에서 출발해 대방과 노량진을 거쳐 반포와 강남으로 향한다. 서울에서 임대료가 가장 낮은 지역 중 하나인 구로동에서 운행을 시작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임대료를 자랑하는 강남에서 끝난다. 시내버스 기점과 종점 간 집값 격차를 비교하는 지표가 있다면, 제일 상위 그룹에 이름을 올릴 만한 노선이 아닐까 싶다. (중략)
인간이 갈 수 있는 모든 공간은 누군가의 일터다. 캄캄한 어둠을 뚫고 출근하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몸을 의탁하는 6411번 버스마저도 버스 기사에겐 일터인 것처럼. 내 곁에 노동자가 없다고 생각된다면 주위를 둘러보자. 우리가 있는 곳 어디든, 인지하지 못했던 누군가의 노동이 깃들어 있을 것이다. 자신의 노동일 수도, 아니면 이름 없는 누군가의 노동일 수도 있는 흔적이 말이다.
--- p.117~121

오늘도 나는 마라탕집에 간다. 바구니에 다양한 재료를 원하는 만큼 담아 계산대로 가져가면 직원이 조금 어색하고 어눌한 한국말로 ‘몇 단계예요?’라고 간결하게 묻는다. 이 가게는 나의 한 끼를 책임지는 곳이자 어느 이민자의 삶의 터전임이 새삼 느껴진다. 누군가 낯선 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찡해지기도 한다. 아마도 마라탕이 얼얼한 이유는 그런 삶의 무게가 가득 담겨 있기 때문 아닐까.
일반적인 음식의 유행이 그러하듯, 마라탕이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것도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힙한 동네’에서부터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 근본에는 구로동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 음식도 아닌 마당에 원조를 따지는 게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마라탕 얼리어답터로서 마라탕 열풍의 본고장에 있다는 뿌듯함이 항상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
--- p.176~177

여느 때처럼 헌혈 중이었는데 헌혈실 밖 로비에서 약간의 소란이 일었다. 싸움이나 언쟁 같지는 않았고 누군가 억울한 듯 애원하는 목소리가 났다. 중국어라 정확한 상황을 이해할 순 없었지만 헌혈자와 직원 간의 대화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헌혈실 안까지 선명하게 들려왔다. (중략)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대체 무엇이 그로 하여금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이 땅에서 헌혈을 결심하도록 만들었을까? 물론 동료가 위급한 상황에 처한 것이 이타적 행위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타국에서 헌혈처럼 두려움이 따르는 행위를 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외국살이를 하면 고향에서보다 몸을 사리기 마련인데, 자국에서도 결심하기 쉽지 않은 헌혈을 타국에서 실천하기란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그를 헌혈의 집으로 발걸음하게 만들었을까?
--- p.192~194

내가 살고 있는 구로동은 21세기의 서울에 위치해 있다. 지금까지의 삶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낸 내게 구로동은 언제나 21세기의 중심부에 속해 있었다. 하지만 구로동을 둘러싼 이미지 대부분은 20세기적인 변방의 이미지에 가까웠다. 아마도 20세기 산업화 시대를 상징하는 구로공단 이미지가 상당히 오랫동안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한쪽이 맞고 다른 한쪽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양쪽 모두 엄연한 구로동의 정체성이다. 이런 점에서 구로동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교차로처럼 느껴진다. 서로 다른 목적지로 향하던 사람들이 교차로라는 기점에서 마주치듯 20세기와 21세기, 그리고 중심과 변방이라는 복합적인 시공간은 구로동에서 만난다. 그렇게 이곳에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함께 축적된 미묘한 시공간의 감각을 느낄 수 있다.
--- p.226~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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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에서 나고 자란 저자는 오늘날 현대식 고층 건물로 가득 찬 이 지역 건조 환경의 놀라운 변화를 주시하면서, 동시에 그 너머 켜켜이 쌓여 온 인간 활동, 시테(cite)의 역사와 현재를 읽는다. 그리고 그 수십 년의 역사 속에서 구로공단, 디지털 단지, 중국인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뽑아 든다. 이 열쇠 말 속에 초기 산업화에서부터 고도 정보화 사회까지 달려온 한국 사회의 숨 가쁜 질주가, 저임금 노동의 공급국에서 수입국으로의 드라마틱한 변신이 집약되어 있다. 구로동은 한국 현대사의 비밀이다.
자기 동네를 해부하고 비판하는 저자의 시선이 서늘한데, 지역과 사람에 대한 공감과 연민이 따뜻하다. 스무 살 되던 해 겨울 눈 쌓인 아침, 갓 상경해서 처음으로 혼자 탄 지하철역이 구로공단역이었다. 내 스무 살이 구로동에서 시작됐다. 이 책을 보며 각자의 구로동을 떠올려 보면 좋겠다.
- 조형근 (사회학자, 《키워드로 읽는 불평등 사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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