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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20세기

: 정하룡 회고록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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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440쪽 | 153*225*30mm
ISBN13 9788971932704
ISBN10 8971932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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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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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겪는 재앙 중에서도 전쟁은 가장 참혹합니다. 거기서는 살육이라는 압도적인 폭력이 모든 것을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20세기는 ‘전쟁의 세기’였습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비롯해 크고 작은 전쟁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가속화 한 기술발전이 전쟁을 공업화했고, 인간의 상상을 초월한 가공의 대량살상 무기가 개발되었습니다.

20세기를 특징짓는 또 하나의 요인이 있습니다. 혁명입니다. 마르크스·엥겔스가 창안한 계급투쟁이론이 20세기 벽두부터 연이어 레닌과 마우쩌둥(毛澤東)에 의해 현실화합니다. 이데올로기는 빠르게 전 세계로 전파됐고, 이에 따라 전쟁도 이념화했습니다.

제2차 대전의 끝은 또 하나의 전쟁의 시작이었습니다. 동·서 냉전 구도는 한반도에 이념충돌의 미니 세계대전을 몰고 왔습니다.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Carl von Clausewitz)는 ‘전쟁은 정치(외교)의 연장’이라고 했지만, 한국전쟁은 ‘이데올로기의 연장’이기도 합니다.

70년이 지나도 나의 뇌리에 점착되어 사라지지 않는 두 장의 사진이 있습니다. 하나는 융단폭격으로 면도질 당한 평양의 끝없는 폐허 속에 전봇대 하나 외로이 서 있는 장면이고, 다른 하나는 한 마을 사람들끼리 서로 학살한 처참한 시신들이 수도 없이 얽혀 있는 광경입니다. 첫 번째는 철저한 대량파괴, 두 번째는 끔찍한 동족상잔을 상징합니다. 바로 한국전쟁입니다.
사실, 우리 세대는 엄청난 역사적 사건에 의해 구조화된 어린 시절을 살았습니다. 전쟁과 피난살이는 우리들의 무대배경이고 생활의 틀이었습니다. 세계가 직접 관련된 이 참사들이 우리 세대가 갖는 기억의 실질입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우리들의 기억’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당시, 우리 젊은이들은 (남북 할 것 없이) 거의 같은 경험을 갖고 살았습니다. 참혹한 파괴와 살상, 끝없는 괴로움과 슬픔, 절망과 방황… 그러면서도 실낱같은 통일에의 염원…

우리는 전쟁과 이데올로기의 상처를 평생 가슴과 머리에 얹고 살았습니다. 나는 이 트라우마를 안고 프랑스로 떠났고, 이 트라우마 때문에 금단의 묘약을 찾아보려고 평양에까지 갔었습니다.
제2차 대전 후의 프랑스에서는 마르크시즘과 실존주의가 유행하고 있었습니다. ‘마르크스의 예언이 시대성을 잃었다 / 아니다’가 논란의 중심이었습니다. 계급투쟁에서 부르주아지는 멸망하고 혁명의 주류인 프롤레타리아가 지상낙원을 건설한다는 역사 결정론은 이제 빗나갔다는 논리와, 아니다! 계급투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끝나지 않고 있다, 종국에는 자본주의가 망한다는 주장이 서로 맞서고 있었습니다.

내가 본 서구자본주의 사회는 망하기는커녕 오히려 번창하고 있었습니다. 프랑스의 노동자들은 자동차, 냉장고를 소유하고 있었지만, 오히려 소련을 위시한 공산권에서는 심각한 물자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역사가와 정치학자들이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설파하기 시작하던 때입니다.

1956년에는 흐루쇼프의 [스탈린 비판보고서]가 터져 나왔습니다. 최고 권력자의 무제한의 개인 권력이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전형으로 공식화됐던 시절, 아무리 스탈린 사후 10년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이건 대단한 폭탄선언이었습니다.

서유럽의 수많은 공산당원이 탈당했고, 헝가리와 폴란드에서는 모스크바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공산주의에 심정적으로 동조하던 프랑스의 인텔리들의 동요도 심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파장은 오랫동안 계속되었습니다.

세계 최빈국 출신이었던 나는, 우리나라의 비참한 곤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주의 모델이 가장 효과적이고 적합하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현대화’가 시급한데, 이를 위해서는 자유보다 평등을, 자유 방임의 시장 논리보다 계획경제가, 복수정당제도 보다는 국가의 강력한 통제 권력이 더 절실하다고 믿었습니다.

다만 이런 선택은 임시적이고 과도기적이어야 하며, 어느 정도 경제성장을 이룩한 다음에는 자유와 평등의 가치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곧 사회민주주의입니다.

1960년대 초, 서유럽의 많은 한국 유학생들이 동베를린의 북한사람들과 접촉한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통일문제를 토론한다고 했습니다. 친구의 권유에 따라 나도 그 문을 두드렸습니다. 의학발전을 위해 무덤을 파서 사체를 해부했던 옛 선각자들에 비유한다면, 너무 지나친 변명일까요? 처벌에 대한 공포심도 있었지만, 진실 탐구의 욕구가 더 간절했습니다.

이 책은 엄밀히 말해서 나 개인의 비망록이나 회고록이 아닙니다. 내가 살았던 시대에 일어났던 일들을 곱씹어보려는 시도에 불과합니다. 그렇다고 체계적으로 서술하지도 못했습니다. 때로는 개개의 내용이 서로 모순 될 수도 있습니다.

젊은 시절, 어쩌다 보니 한반도의 역사 흐름 속에 몸을 내던져 살았습니다. 남과 북의 중간지대를 지켜보려는 꿈같은 시도도 해 봤습니다. 그러다가 사형까지 받았습니다.
이 책은, 그러나 내가 살았던 한반도의 역사적 팩트나 나 개인이 살았던 경험들과 그러한 사실들 때문에 겪어야 했던 회의, 고민, 사색, 그리고 이를 통해 이루어지는 나의 정신적 변화에 초점을 맞춘 내면의 성장 기록이라고 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이데올로기는 사라졌습니다. ‘악’이나 ‘죄’에 대한 보편적, 그리고 정치적 가치판단도 달라졌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한반도의 현실은 70년 전의 모습 그대로 제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미래의 문을 열기가 그렇게도 어렵습니다.

그래도 나는 낙관합니다. 역사를 여러 도막으로 나눠보면 그 하나하나는 어둡고 괴로운 암흑시대일지라도, 역사를 거시적으로, 하나의 큰 묶음으로 보면, 그 흐름은 항상 더 나은 세상으로 향하는 몸부림입니다. 끝내는 진보라는 여신이 웃고 기다립니다.

통일 내셔널리즘이 언제쯤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을까요? 그리 먼 훗날은 아닐 겁니다. 다만, 영광의 월계관을 쓰는 사람들은 나의 세대가 아니겠지요. 그때는 우리 세대에게 과해졌던 고단하고 험했던 ‘막일’이 이미 끝나 있을 테니깐요.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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